[만물상] 시진핑 간판

1 week ago 13

이름을 존귀하게 여기는 문화는 동서양 모두 일찌감치 시작됐다. 서양 윤리 규범의 원형이라 할 십계명부터 ‘하느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마라’고 했다. 동양에선 피휘(避諱) 문화로 나타났다. ‘왕이나 성인·조상의 이름을 함부로 쓰지 않고 피한다’는 뜻이다. 이름 대신 호나 자로 서로를 부르고 부모 이름을 말할 때 “홍, 길자 동자이십니다”라 하는 예법도 넓은 의미의 피휘다.

▶근대 이전 피휘가 가장 엄격하게 적용된 곳이 왕실이다. 부르봉 왕조 폐지 혁명 이전 프랑스에선 왕가를 제외한 어느 누구도 부르봉을 이름으로 쓰지 못하게 법으로 금했다. 공화파가 루이16세를 단두대에 보내며 왕명인 ‘루이 드 부르봉’을 ‘루이 카페’로 바꾼 것도 신성한 이름으로 여겨졌던 부르봉을 쓰는 이를 처형하기 부담스러웠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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