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한국계 제작진 "썬더볼츠는 주변의 영웅, 현실적인 영화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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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더볼츠*' 그레이스 윤 프로덕션 디자이너 "유대감 상기하게 되길"

해리윤 편집 감독 "실제 액션에 초점…한국인 스태프, 참을성 있고 성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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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썬더볼츠*'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최선을 다해 현실적으로 보이려 했어요. 저희 영화는 주변에 있는, 땅 위를 걷는 히어로잖아요. 다른 마블 영화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독특한 지점이죠."(그레이스 윤 프로덕션 디자이너)

마블 스튜디오의 신작 영화 '썬더볼츠*'의 그레이스 윤 프로덕션 디자이너와 해리 윤 편집 감독은 30일 기자들과 화상으로 만나 현실과 닿아있는 영웅물을 만들려 했다고 설명했다.

'썬더볼츠*'는 어벤져스가 부재한 시대에 새로운 영웅의 탄생기를 그린 영화다. '옐레나'(플로렌스 퓨 분), '윈터 솔져'(서배스천 스탠), '레드 가디언'(데이비드 하버), '존 워커'(와이엇 러셀), '고스트'(해나 존-케이멘) 등이 전통적인 영웅상과 어긋나 인간적이고 결점이 있는 '안티히어로'의 면모를 보인다.

공간·소품 등 미술을 총괄한 그레이스 윤은 현실적인 영화를 만드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했다. 배우의 몰입을 위해 컴퓨터그래픽(CG) 기술을 활용하는 장면에서도 실제 구현하려고 하는 화면에 가깝게 세트를 꾸몄다고 한다.

그는 "최대한 카메라로 실제 찍도록 했고 배우들이 그 환경에 들어가 연기를 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해리 윤도 "차가 뒤집어지는 장면이나 대결 장면 등은 실제로 다 만들어낸 것들"이라며 "플로렌스 퓨는 실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빌딩'에서 떨어지기도 한다. 제이크 슈레이어 감독이 그런 액션을 원했기 때문에 관객들도 쾌감을 느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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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지금까지의 마블 영웅과는 다른 캐릭터를 잡아나가는 데도 중점을 뒀다고 했다. 캐릭터들이 머무르는 집을 통해 그의 심리를 표현하는 식이다.

그레이스 윤은 "레드 가디언은 '다 놔 버린 사람', '포기하고 과거의 향수에 묻혀 사는 사람'으로 설정했다"며 과거의 기억을 상기시키는 사진이 가득한 공간으로 그의 집을 꾸몄다고 설명했다.

해리 윤은 "선악의 대결이라기보다 고통과 치유를 이야기 하는 작업이어서, 영웅들의 동기를 잘 설명할 수 있어야 했다"며 "동기가 무엇인지 관객들이 이해하는 설정으로 편집했을 때 매력을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됐고, 인물들이 감정적으로 흥미롭고 풍부한 결을 갖게 됐다"고 돌아봤다.

그는 아울러 "지금까지 봐온 마블 작품의 전투와는 달랐다"며 "무언가를 무찌르고 파괴하는 게 아니라 치유하는 것이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작업이 흥미롭고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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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연출한 제이크 슈레이어 감독에 관해서는 비전을 명확히 가진 연출자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두 사람은 앞서 슈레이어 감독과 TV 시리즈 '성난 사람들'을 통해 호흡을 맞췄다.

그레이스 윤은 "장면 설계에 있어 정확히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고 공간에서의 흐름에 민감한 연출자"라며 "복도까지의 거리, 출구까지의 거리까지도 꼼꼼하게 챙겼다"고 떠올렸다.

해리 윤은 '썬더볼츠*' 제작 당시 현장에서 촬영본을 바로 편집해 보여주는 작업 방식이 인상 깊었다고 들려줬다. 봉준호·박찬욱 등 한국 영화 감독을 좋아하는 슈레이어 감독이 그들로부터 영향을 받은 데서 비롯된 것이다.

두 사람이 생각하는 '썬더볼츠*'의 메시지도 들려줬다.

"다른 사람과의 유대가 멋지다는 점을, 유대감을 상기할 수 있는 계기였으면 해요."(그레이스 윤)

"한국 콘텐츠 가운데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에서 루저 가족이 가족을 되찾기 위해 힘을 합쳐 싸워나가는 부분,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변두리 지역에 있는 아웃사이더들이 서로 돌봐주는 부분을 제일 좋아해요. 마블 유니버스 안에서도 아웃사이더 히어로들이 함께 힘을 합치는 부분을 진심으로 응원하게 될 거예요."(해리 윤)

이미지 확대 그레이스 윤 프로덕션 디자이너와 해리 윤 편집 감독

그레이스 윤 프로덕션 디자이너와 해리 윤 편집 감독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그레이스 윤과 해리 윤은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스태프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두 사람은 한국인 스태프의 특징으로 성실성을 꼽았다.

해리 윤은 "선입견인지는 모르겠으나, 한국 사람만큼 참을성 있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며 "목적을 위해 견디고 성실하게 임한다는 점에서 한국 사람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레이스 윤은 추운 촬영 날 해리 윤이 따뜻한 빵을 스태프에게 나눠준 일화를 들려주면서 "한국 사람만 그런 건 아니겠지만, 한국인이라면 따뜻한 정을 나누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encounter24@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4월30일 14시01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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