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길x김영광 주연 넷플릭스 시리즈 '트리거', 7월 25일 전 세계 공개
'불법 총기 배달' 신선 소재⋯총을 쥔 사람들의 트리거·선택에 집중
김남길 '액션 장인' 재입증⋯김영광의 다양한 얼굴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이런 일이 현실이 되면 어쩌지?'라는 공포감이 밀려온다. '묻지마' 범죄는 물론이고 최근 일어난 총기 사건까지, 이제는 비현실이라고 치부할 수 없을 정도로 '트리거'가 던진 이야기는 시의성이 짙다. 총기 소재를 빼놓더라도, 극 속에 등장하는 사회 문제는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일이기 때문. 그래서 시작부터 끝까지 많은 질문을 던지고 공감, 혹은 분노하면서 푹 빠져들 수밖에 없는 '트리거'다.
지난 25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트리거'(감독 권오승, 김재훈)는 총기 청정국 대한민국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불법 총기가 배달되고 총기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가운데 각자의 이유로 총을 든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총기 재난 액션 스릴러다.
![배우 김남길이 넷플릭스 시리즈 '트리거'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4a0c1075f5856f.jpg)
평범한 택배로 위장한 총기들이 하나둘 사람들에게 배달되고, 안전장치가 제거된 세상에는 총성이 울려 퍼지기 시작한다. 더 큰 혼란이 닥치기 전에 누가, 어떤 이유로 불법 총기를 유포하는지 알아내야만 하는 상황. 도명 파출소 순경 이도(김남길 분)는 무차별적으로 일어나는 총기 사건 뒤에 사람들의 마음속 분노를 자극해 트리거를 당기도록 조종하는 이들이 있음을 직감하고 진실을 파헤친다.
사건의 실마리를 따라가던 이도는 관련 현장에서 택배를 찾으러 왔다는 문백(김영광 분)을 마주한다. 문백은 택배를 통해 총을 배달받은 다른 사람들과 달리, 자신은 주소록과 총알만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던 중 총기 사건의 범인으로 추정되는 이를 뒤쫓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이도는 미스터리한 남자 문백과 뜻밖의 공조를 시작한다.
'총기 청정국 대한민국에 택배를 통해 총기가 풀린다'라는 설정 자체가 여타의 액션 스릴러와의 차별점이다. 그리고 이 총이 누구의 손에 쥐어지느냐에 따라 그 쓰임새와 의미, 상황의 전개가 달라진다. '누가, 왜 그 총을 들어야 했는가'가 중요한 작품이기 때문에 주인공인 이도와 문백보다는 총을 든 인물에 더 집중하게 되는데, 전자발찌를 찬 성범죄자, 학폭, 태움 등 사회적 문제 속 위태로운 인물을 조명해 과몰입을 유발한다. 이들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지만, 한계에 직면하면서 총이라는 극단적인 수단을 통해 사회를 혼란에 빠뜨린다.

총을 다루는 방식이 각기 다르다 보니 이도와 문백처럼 가치관 충돌도 생긴다. 억울한 피해자가 사과 한마디 하지 않는 '뻔뻔한' 가해자를 눈앞에 둔 상황이나 학폭 피해자가 지옥 같은 현실 앞에 놓였을 때는 그들이 왜 총을 간절하게 원하며 복수를 하게 되는지, 공감되는 지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총기 사용은 분명 불법이기에 어떤 경우에서든 정당화될 수 없다. '트리거'는 이 명제를 끊임없이 상기시키는데, 그 역할을 이도가 담당한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의 물음표가 생긴다. '위기 상황에 놓인 이들을 구하고자 범죄자를 막아야 할 때, 총을 쏠 수밖에 없었던 경찰을 처벌해야 하는가?'다. 과연 어떤 것이 옳은 선택인지, 또 내가 그런 상황에 직면한다면 어떤 결정을 할지 수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게 된다. 그리고 '트리거'는 결국 총이 아니라, 우리가 인간답게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런 점에서 총을 들게 된 이도와 문백의 선택이 흥미롭다. 처음엔 공조했지만, 결국 대립할 수밖에 없는 관계에 놓은 두 인물의 디테일한 감정선을 따라가는 재미가 크다. 이는 김남길과 김영광의 열연 덕분이기도 하다. 이도 역을 맡은 김남길은 총기 액션부터 맨몸 액션까지, ‘액션 장인’다운 강렬함을 선사한다. 말이 많은 캐릭터가 아니다 보니 눈빛이나 표정으로 감정을 전달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빈틈 하나 없이 캐릭터를 구현하며 진정성을 담아냈다. 특히 후반부 비극적인 상황을 맞이했을 때도 절제된 감정 표현으로 슬픔을 더욱 극대화하는 동시에 극이 가진 메시지에 깊이를 더해 설득력을 입혔다.
![배우 김남길이 넷플릭스 시리즈 '트리거'에서 열연하고 있다. [사진=넷플릭스]](https://image.inews24.com/v1/0095ba0179c6d9.jpg)
김영광의 변화도 눈여겨볼 포인트다. 미스터리한 인물인 문백의 비밀과 사연은 5회부터 구체적으로 드러나는데, 김영광은 전후의 색을 완전히 바꿔 캐릭터를 더욱 매력적으로 그려냈다. 어찌보면 누구보다 끔찍하고 가슴 아픈 과거사를 가진 인물이지만, 이를 담담한 시선과 목소리로 풀어내 시청자들이 캐릭터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여지를 만든다. 공감이든 연민이든, 혹은 반감이든, 시청자가 직접 이를 느끼고 생각할 수 있도록 감정 과잉을 지양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김남길과 완성한 공조와 대립 관계 속 극과 극 케미는 쫄깃하고, 액션 합 역시 좋다. 두 사람뿐만 아니라 박훈, 길해연, 정웅인, 조한철, 우지현, 이석, 안세호, 양승리, 박윤호 등 출연 배우들의 연기 향연을 보는 재미가 있는 '트리거'다.
다만 급하게 매듭 짖는 결말에서는 호불호가 갈린다. 어찌보면 '총기 사용'이라는 위험한 소재에서 현실을 아예 배제할 수 없었기에 최선을 다한 마지막일 수 있겠지만, 더 큰 통쾌함이나 여운을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다소 허탈하고 아쉬움이 남는 엔딩일 수 있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포토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