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호준의 당찬 한 마디…"감독님, 타격 자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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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재 빠진 자리에 선발 출전해 데뷔 첫 3안타 활약

이미지 확대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이호준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이호준

[촬영 이대호]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잘 풀리는 팀은 선수 한 명이 빠져도 누군가 등장해서 그 자리를 채운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에 혜성처럼 등장해 주전 유격수를 꿰찬 전민재(25), 그리고 전민재의 갑작스러운 부상 이후 등장한 이호준(21)이 그 훌륭한 사례다.

트레이드를 통해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 유니폼을 입은 전민재는 사실상 무주공산이던 롯데 주전 유격수를 꿰차고 타율 0.387로 활약하다가 지난달 29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투구에 얼굴을 맞아 전열을 이탈했다.

전민재는 다행히 큰 부상은 피했으나 1군에서 말소됐고, 30일 고척 키움전에는 이호준이 9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그 자리를 채웠다.

경기 전 김태형 감독은 "이호준은 아직 더 올라와야 한다. 변화구 대처가 부족하다"고 냉정하게 짚었지만, 이호준은 4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으로 팀의 10-9 승리에 앞장섰다.

타격은 매서웠고, 프로 2년 차임에도 수비에서도 여유가 넘쳤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이호준은 "나가기 전에는 오랜만에 선발로 나가는 거라 조금 긴장했는데, 첫 타석 안타로 잘 풀려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서 "경기 전 훈련 중에 선발 출전 이야기를 들어서 그때부터 긴장되더라"며 웃었다.

이미지 확대 키움전 이호준의 안타

키움전 이호준의 안타

[롯데 자이언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 상원고를 졸업하고 2024 KBO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롯데에 입단한 이호준은 롯데가 기대하는 차세대 주전 유격수다.

지난달 2일과 3일에는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이틀 연속 2안타를 때렸으나 이후에는 주로 대수비로 교체 출전해왔다.

한 경기에서 안타 3개를 때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호준은 3안타 경기에 "정말 행복하다"면서 김태형 감독에게는 "타격에 자신 있다"고 당차게 말했다.

키움을 상대로 이호준은 3회 첫 타석 단타와 4회 두 번째 타석 2루타, 6회 세 번째 타석 3루타로 사이클링 히트에 홈런 1개만을 남겼다.

7회 이호준은 진기록을 향한 마지막 도전에 나섰으나 우익수 직선타로 물러났다.

이호준은 "사이클링 히트를 조금 욕심은 냈다"고 인정했다.

그는 "선배들이 마지막 타석에서 홈런 치면 기록 달성이라고 말해줬다. 비록 달성은 못 했어도, 타석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서 기쁘다"고 했다.

전민재의 부상으로 기회를 얻은 이호준은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처지다.

아직은 눈앞의 출전 기회보다 믿고 따랐던 선배의 갑작스러운 부상이 더 크게 마음에 다가온다.

이미지 확대 3루타를 치고 베이스를 도는 이호준

3루타를 치고 베이스를 도는 이호준

[롯데 자이언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호준은 "전민재 선배가 다친 뒤 호텔에서 우연히 마주쳤는데 정말 좋아하는 형이라 마음이 아팠다"면서 "전민재 선배가 잘해도 너무 잘해서 '내가 이 자리에서 못 하면 어쩌나'라는 부담이 있었다. 그래도 좋은 결과가 나와서 다행"이라고 했다.

이호준은 야구계에 등장한 또 한 명의 동명이인 선수다.

야구팬은 아직 '롯데 이호준'보다 'NC 다이노스 감독 이호준'에 익숙하다.

이호준은 "지난번 사직구장에서 이호준 감독님과 우연히 마주쳤다. 그때 감독님이 먼저 '너 나랑 이름 똑같지? 열심히 해라'라고 먼저 말씀해주셨다"고 첫 만남을 떠올렸다.

아직 프로 경험이 많지 않은 이호준은 데뷔 후 1군 36경기만 출전한 새내기다.

신장은 172㎝로 크지 않지만, 데뷔 후 때린 안타 10개 가운데 장타가 7개(2루타 3개, 3루타 4개)일 정도로 펀치력이 있다.

이호준은 이름대로 '호타 준족'으로 차근차근 성장하고 있다.

아직 데뷔 후 홈런이 없는 그는 "시즌 중에 홈런 하나는 쳐보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4bu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5월01일 09시3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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