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0으로 끌려가던 키움, 8회말 8득점으로 KIA에 11-10 역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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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이대호]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아무리 최주환(키움 히어로즈)이 올해로 프로 20년 차를 맞이한 베테랑이라도, 7점을 끌려가다가 경기 막판 8점을 뽑아 대역전승한 경험은 많지 않다.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홈경기에서 8회말 역전 3타점 2루타로 팀의 11-10 역전승을 이끈 최주환은 방송 인터뷰를 마치고 더그아웃에 돌아온 뒤 기진맥진했다.
최주환은 "역전타를 친 타석에 모든 집중력을 쏟았다. (9회) 수비에서도 '절대 오늘만은 정말 지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한국시리즈 할 때처럼, 온 힘을 다해서 1이닝을 어떻게 막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키움은 3-5로 끌려가던 8회초 김도영에게 3타점 2루타를 허용하는 등 불펜이 무너지면서 대거 5실점 해 3-10까지 점수가 벌어졌다.
패색이 짙던 상황에서 8회말 임병욱의 적시타와 김태진의 만루홈런으로 8-10까지 점수가 좁혀졌고, 상대 불펜의 제구 난조 속에 최주환이 2사 만루 타석 기회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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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최주환은 KIA 마무리 정해영을 상대로 우익수 쪽 깊숙한 곳으로 빨랫줄 같은 타구를 보내 11-10으로 경기를 뒤집는 역전 3타점 2루타를 쳤다.
2루에 안착한 최주환은 평소보다 훨씬 큰 동작으로 세리머니 했다.
최주환은 "타석에 들어가기 전에 (앞 타순의 송성문에게) '내가 어떻게든 해결할게'라고 약속했다. 오랜만에 짜릿한 경기를 했고, 그래서 세리머니도 크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최주환은 KBO리그에서 KIA 마무리 정해영을 상대로 가장 강한 타자다.
이날 경기를 포함하면 통산 상대 전적이 타율 0.545(11타수 6안타), 2홈런, 1볼넷, 9타점이다.
최주환은 "8회 김태진 선수의 만루 홈런이 나오고 나서 8회가 됐든, 9회가 됐든 정해영과 승부처에서 상대하겠다고 생각했다"며 "그 타석에서 못 치면 우리가 지는 게 눈에 보였다. 결과가 좋았고, 우리에게 운이 따랐다"고 했다.
이날 최주환은 8회에만 두 차례 타석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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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먼저 무사 1루에서는 KIA 최지민을 상대로 볼넷을 골라냈고, 타순이 한 바퀴 돈 이후 3타점 결승타를 때렸다.
최주환은 "작년에 최지민 선수의 투구에 머리를 맞은 적이 있는데, 8회 첫 타석에서도 맞을 뻔했다. 물론 고의가 아니라는 건 알지만, 순간적으로 화가 나서 집중력이 올라갔다. (정해영을 상대한 타석은) 최근 들어서 가장 집중력이 높았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짜릿한 역전승에도 키움은 13승 27패, 승률 0.325로 여전히 리그 최하위다.
지난해 우승팀 KIA를 맞아 대역전승을 일궈낸 키움은 8일 하루 휴식한 뒤 9일부터 프로야구 단독 1위로 올라선 한화 이글스를 상대한다.
키움은 한화의 에이스 코디 폰세와 첫 만남을 앞뒀다.
최주환은 "한화는 워낙 좋은 팀이다. 폰세 선수 공이 정말 좋다고 들었다"면서도 "좋은 건 좋은 것이고, 우리는 타석에서 싸워야 한다. 좋은 투수일수록 더 강하게 붙어보고 싶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4bu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5월07일 22시56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