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1972년 발사한 금성 탐사선이 약 반세기 만에 지구로 재진입해 남태평양 인근 해역에 최종 추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우주항공청은 한국시간으로 10일 오후 2시 30분경 러시아 금성 탐사선 '코스모스 482 착륙선'이 칠레 남단 서쪽 해상에 추락했다고 발표했다. 코스모스 482 착륙선은 구소련이 1972년 3월 31일 금성 탐사를 목적으로 발사한 탐사선 코스모스 482의 하강 모듈이다. 발사 당시 모선의 엔진이 조기에 정지되면서 금성으로 향하지 못했다. 이후 지구 궤도에 고립된 채 반세기 이상 지구를 공전했는데 이번에 지구로 재진입한 것이다. 추락한 착륙선의 무게는 약 485kg, 직경은 1m로 추정된다.
우주청은 전날인 9일 탐사선의 추락 가능 시간대를 10일 오후 12시부터 자정까지로 예측하며 추락 궤도를 미리 발표했다. 또 우주위험감시기관인 우주청 산하 한국천문연구원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착륙선 이동 경로가 한반도를 통과하지 않는다며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밝혔다.
천문연은 전자광학감시네트워크(OWL-Net)의 해외 관측망인 모로코 2호기와 미국 4호기를 통해 실제 추락 7시간 전 추락 예측 시간을 제시했다. 우주청 관계자는 "미국 우주사령부 연합우주작전센터(CSpOC)가 같은 날 오후 7시 16분에 발표한 것보다 빠르게 대응한 것"이라며 "우리 우주 감시 역량이 보다 정밀해졌다는 증거"라고 자평했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