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플러스가 텐트폴 작품 라인업을 공개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넷플릭스는 물론 국내 토종 OTT에도 밀렸던 디즈니 플러스가 판도를 뒤집을지 이목이 쏠린다.
최연우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로컬 콘텐츠 총괄은 23일 서울 강남구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본사에서 진행된 오픈하우스 행사에서 "디즈니 플러스는 2021년 론칭 이후 40편이 넘는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를 선보이며, 콘텐츠 영역을 넓혀감과 동시에 한국 콘텐츠 시장의 성장에도 꾸준히 힘써왔다"며 "2025년 디즈니 플러스는 더 넓은 장르 스펙트럼과 실험적 포맷을 아우르는 한국 콘텐츠를 선보이며, 전 세계 시청자와의 연결을 한층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디즈니 플러스는 2022년 '카지노', 2023년 '무빙', 2024년 '킬러들의 쇼핑몰', '조명가게' 등을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이뤘다. 2023년과 2024년, 2년 연속으로 전 세계 디즈니 플러스 로컬 오리지널 콘텐츠 최다 시청 작품 상위 15개 중 9개가 한국 작품으로 선정됐다.
최 총괄은 K콘텐츠 모멘텀을 지속하기 위해 디즈니 플러스는 향후 한국 시장 콘텐츠 전략 및 방향성으로 텐트폴, 엄선된 셀랙션, 프랜차이즈 시리즈, 새로운 기회 등 4개 키워드를 소개했다. 최정상급 배우와 제작진이 참여하는 스케일이 큰 작품을 선보이며, 글로벌 프랜차이즈 잠재성을 지닌 한국 콘텐츠를 개발한다는 의도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유정훈 메리크리스마스 대표는 "레거시 미디어와 극장, 그 두 개의 시장이 오랫동안 곤고하게 나뉘어왔는데, 글로벌 OTT들이 들어오면서 영화, 드라마 작업을 각각 수행하던 크리에이터들이 넘나들며 하고 싶은 얘기를 할 수 있게 된 거 같다"며 "그게 한국 콘텐츠가 발전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게 아닌가 싶다"면서 이전까지 영화만 제작하다가 디즈니 플러스 '킬러들의 쇼핑몰'을 통해 시리즈물에 도전한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 콘텐츠는 인물, 서사에 대한 부분이 경쟁력으로 통한 거 같은데, 이게 반복되면서 이게 계속 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고민해봐야 할 시기인 거 같다"며 "하나의 콘텐츠를 설계할 때부터 '유니버스'라는 세계관을 생각하고, 다양한 각도에서 중심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준비돼야 하지 않나 싶다"고 전했다.
영화 '서울의 봄'을 제작하고, '메이드인 코리아'를 통해 디즈니 플러스와 손잡은 김원국 하이브미디어코프 대표는 "콘텐츠를 즐기는 사람들의 트렌드가 스트리밍으로 가고 있는 거 같다"며 "저희도 영화를 기반으로 한 회사지만 스트리밍에 맞는 부분을 염두에 두고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이드인 코리아'에 대해 "디즈니의 지원을 받아 '메이드 인 코리아'는 모든 제작 역량을 투여해 만들었다"며 "'내부자들'과 '남산의 부장들' 우민호 감독이 그동안의 작품에서 보여준 긴장감이 가득 들어간 작품이다. 이게 공개되면 판도가 바뀔 거라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디즈니 플러스는 글로벌 OTT로도, 국내 진출도 넷플릭스의 후발 주자였다. "가장 좋은 기획안은 넷플릭스에 가장 먼저 간다"는 말이 업계에서 공공연하게 나오는 상황에서, 디즈니 플러스가 콘텐츠 확보에서 어떤 경쟁력을 갖고 앞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에도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최 총괄은 "디즈니 플러스만의 고유의 장점이 있다"며 "저희는 콘텐츠를 베이스한 100년된 회사고, 글로벌과 로컬 콘텐츠를 모두 볼 수 있다.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도 크리에이터들과 많이 논의하면서 진행하고 있다"면서 기대를 당부했다.
한편 디즈니 플러스는 이날 올해 하반기에 류승룡, 양세종, 임수정 주연의 '파인:촌뜨기들', 전지현, 강동원이 함께하는 '북극성'을 비롯해 '탁류', '조각도시' 등의 오리지널 시리즈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수지, 김선호가 주연으로 출연하고 한재림 감독이 연출하는 '현혹'과 49명의 운명술사들이 출연하는 서바이벌 예능 콘텐츠 '운명전쟁49'는 2026년에 공개한다고 예고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