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출신 뭉친 본파이어 출사표…정우용 대표 “나도 사랑에 빠졌다”
드림에이지(대표 정우용)는 본파이어스튜디오(CEO 롭 팔도)가 개발한 신작 대전게임 ‘알케론’의 플레이 테스트를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진행한다. ‘스타크래프트’, ‘오버워치’, ‘디아블로’ 등 글로벌 흥행작 탄생에 기여한 블리자드 출신 개발자들이 주축을 이룬 본파이어스튜디오가 2016년 회사 설립 이후 선보이는 첫 작품이다. ‘알케론’의 한국과 일본 서비스를 맡은 드림에이지는 본파이어스튜디오와 함께 세계적인 수준의 PvP 게임을 만들어간다는 포부다.
지난 15일 서울 중구 을지로6가 젠지GGX에서 열린 ‘알케론 핸즈온 데이’에 참석한 본파이어스튜디오의 롭 팔도 CEO는 “‘알케론’은 개발자들이 주말에 서버가 닫히는 것을 투덜거릴 정도로 푹 빠져있는 게임”이라며 “지난 수년간 팀과 게임이 같이 성장했고 그동안 여러 경쟁 게임의 이용자를 초청해 테스트했던 ‘알케론’을 더 많은 이용자에게 선보이고 글로벌 출시 전에 한국 커뮤니티를 통해서도 배우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드림에이지의 정우용 대표는 “계약 전 스튜디오를 여러차례 방문해 테스트하고 민 킴(김민호 본파이어스튜디오 CSO)님에게 ‘한 판만 더 하면 안돼?’라고 물어볼 정도로 ‘알케론’이라는 게임과 사랑에 빠졌었다”라며 “‘알케론’은 드림에이지에게 새로운 경쟁력과 경험을 줄 포트폴리오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케론’은 3인 1팀으로 구성된 15개 팀이 경쟁하는 대전게임이다. 탑다운뷰와 논타깃팅 액션을 통한 직관적인 조작, 파밍을 통한 다양한 장비 조합에서 오는 빌드 구성, 배틀로얄과는 또 다른 형태의 생존 경쟁 등이 특징이다.
이용자는 과거의 기억들로 구성된 탑을 헤매며 최후의 생존자가 되기 위해 정상에 오르게 된다. 탑은 총 4개의 층으로 구성되며 1층은 15개팀 45인, 2층은 7개팀 21인, 3층은 4개팀 12인, 최종 층인 4층은 2개팀 6인이 진입하게 된다.
각층을 오르기 위해서는 일정 시간 뒤에 개방되는 ‘전이 구역’으로 이동해 거점을 점령해야 하며 일정 시간 이후에는 ‘전이 구역’ 이외의 지역에서는 사실상 생존이 불가능해진다. 또 하나의 ‘전이 구역’에서는 1개 팀만 상위층 진입이 가능하고 각 층별 ‘전이 구역’의 숫자도 줄어들어 자동적으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게 된다. 이런 규칙은 기존 배틀로얄과는 또 다른 생존 경쟁의 재미를 선사한다. ‘전이 구역’은 지도상에서 아무도 없는 구역은 초록색, 한 팀이 점거한 구역은 주황색, 두 팀 이상이 충돌하는 구역은 빨간색으로 표시돼 이를 통해 전략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다.
흥미로운 부분은 이용자들이 조작하는 캐릭터들이 처음부터 특정한 스킬 세트를 보유한 형태가 아니라 게임 진행 도중 획득한 장비 조합을 통해 자신만의 스킬 빌드를 구성해 나가는 점이다. 캐릭터는 전투 도중 교체가 가능한 2개의 무기와 각각 1개씩의 왕관과 목걸이까지 총 4개의 장비를 장착할 수 있다. 각 장비는 RPG처럼 다양한 능력치는 물론 스킬도 갖춰 장비 자체가 하나의 스킬처럼 작동한다. 장비 조합에 따라 전투 스타일 자체가 변화하는 구조다.
특히 이런 장비 중에는 ‘이터널’이라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캐릭터로 변신할 수 있는 장비 세트도 존재한다. 동일한 세트를 장착하면 세트 보너스를 받을 수 있으며 4개를 모두 모으면 ‘이터널’로 변신해 새로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핸즈온 버전 기준으로 총 10명의 이터널이 제공된다.
민 킴 CSO는 “장비 선택에 따라 할 수 있는 것이 달라지고 무조건 ‘이터널’로 변신하는 것이 목표가 아닌 자신에게 맞는 조합을 찾는 게임”이라며 “‘이터널’의 경우 시즌별로 10명 정도를 제공하고 새로운 시즌마다 몇 개를 빼고 몇 개를 새로 추가하며 메타에 변화를 줄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드림에이지와 본파이어스튜디오는 글로벌 PC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을 통해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알파 플레이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글로벌 이용자에게 피드백을 받아 게임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특히 ‘스타크래프트’를 비롯해 다양한 PvP 게임이 인기를 끈 한국 이용자들의 의견도 주의 깊게 살필 계획이다.
롭 팔도 CEO는 “본파이어가 해외 파트너사를 두고 있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며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운영에 반영할 계획이며 커뮤니티의 반응 또한 예의 주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우용 대표도 “본파이어스튜디오 개발진은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그들이 만든 게임이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은 경험도 있다”라며 “‘알케론’을 한국과 전 세계에서 수준 높은 게임으로 만들겠다는 소명의식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개발진이 가장 재미있게 느낀 순간은.
제레미 크레이그 게임 디렉터: ‘알케론’의 재미 요소는 상당히 많지만 이용자가 빌드를 배워가고 여러 아이템을 조합하는 게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예상치 못한 조합이 생기는 경우가 많아 200시간을 플레이해도 새로운 재미를 발견할 수 있다. 승리하지 않더라도 전투 자체가 즐거워 하루종일 기억에 남는 경우가 많다.
▲어떤 부분에 가장 중점을 두고 개발했나.
제레미 크레이그 게임 디렉터: ‘알케론’의 개발에서는 핵심 프레임워크 구축이 매우 중요했다. 배경이 사후 세계이기 때문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는 이미 전생을 거친 존재이며 개발진은 이들의 기억과 감정을 엘레강트한 프레임워크 위에 녹여냈다.
또 게임 속 세계는 원래 존재해서는 안 되지만 캐릭터들의 강렬한 기억 덕분에 존재하게 된다. 각 캐릭터마다 유니크한 관점을 살려 개개인의 여정과 성장을 구현할 수 있었고 이러한 배경 덕분에 신기한 것들을 많이 시도해볼 수 있었다.
▲한국 이용자의 피드백을 어떻게 수집하고 반영할 계획인가. 차별화된 서비스 전략이 있나.
롭 팔도 CEO: 본파이어가 해외 파트너사를 두고 있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드림에이지와의 파트너십은 우리가 한국 시장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뜻으로 봐주시면 좋겠다.
또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운영에 반영할 계획이며 커뮤니티의 반응 또한 예의 주시할 계획이다.
▲탑다운뷰 배틀로얄 게임 중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사례는 많지 않다. ‘알케론’은 어떻게 극복할 계획인가. 또 출시 시기와 얼리액세스 일정은 어떻게 예상하나.
롭 팔도 CEO: 아직 출시 전인 만큼 성공 여부를 단언하기는 어렵다. 다만 우리가가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한 부분은 전투 시스템이다. ‘알케론’은 아이소메트릭 프리에임 컴뱃(Isometric Free-aim Combat) 게임이다. 속도감 있는 전투와 정밀한 컨트롤이 강점이며 탑다운뷰를 제공하는 점도 차별점이다. 이번 플레이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출시 로드맵을 확정할 계획이다.
정우용 대표: 탑다운뷰라는 공통점만으로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알케론’은 전략적 깊이와 치열한 전투 요소로 이용자의 경쟁심을 자극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다른 게임과 비교하기보다 우리만의 개성이 이용자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를 플레이 테스트를 통해 확인하고자 한다. 현재로서는 출시일을 확정하기보다 테스트로 시장 반응을 면밀히 살펴 게임을 발전시키는 데 주력할 것이다.
▲전투를 지켜보다가 뒤늦게 개입하는 팀이 유리할 것 같다.
제레미 크레이그 게임 디렉터: 시간이 지날수록 전투 구역이 좁아지고 은신한 팀이 노출되도록 설계했다. 숨기만 하는 전략은 오래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정우용 대표: ‘알케론’은 아이템 파밍과 업그레이드가 전투에 큰 영향을 미친다. 먼저 전투에서 승리하면 더 좋은 아이템을 얻을 기회를 확보할 수 있고 체력이 일정 부분 회복되는 시스템도 갖췄다. 먼저 싸울 것인지 기다렸다 개입할 것인지는 전략적 선택이며 어느 쪽이 일방적으로 유리하지 않도록 설계했다.
▲시즌패스 등 BM 요소를 통한 지속적인 플레이 동기 제공 계획은. 추후 패드나 콘솔 지원도 고려 중인지.
민 킴 CSO: 발표 자료에 나온 영상은 모두 패드 플레이 장면이다. 내부 테스트에서도 PS5 컨트롤러로 상위권에 오르는 팀원이 있을 정도로 콘솔 조작감은 안정적이다. 다만 출시 버전은 지켜봐야 한다.
정우용 대표: 제일 중요한 것은 게임이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즌마다 ‘이터널’이 삭제되고 추가되는 데 나만의 빌드를 찾고 전략을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재미 요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PC방 서비스 계획은.
정우용 대표: 국내에는 대형 PC방 벤더들이 있고 현재 그러한 벤더들과 어떻게 하면 가장 효과적으로 PC방에서 즐길 수 있게 할지 논의 중이다.
▲계약 시 어떤 부분에서 가능성을 봤는지. 드림에이지의 게임 포트폴리오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정우용 대표: 퍼블리싱 계약 전 스튜디오를 여러 차례 방문해 테스트했고 업무 이후 한 판 더 하면 안되냐고 묻기도 했다. ‘알케론’이라는 게임과 사랑에 빠졌었다고 하는 게 솔직한 답변이 될 것 같다.
‘알케론’은 드림에이지의 포트폴리오 확장의 핵심 타이틀이다. PvP 게임은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일방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성공하는 장르가 아니고 이용자와 함께 호흡해야 한다. ‘알케론’은 드림에이지에게 새로운 경쟁력과 경험을 줄 수 있는 타이틀이 될 것이다.
▲‘알케론’은 전 구간이 한 번에 자기장으로 뒤덮이고 피해도 높다.
롭 팔도 CEO: 90초 안에 자기장이 역동적으로 생성되며 비콘 구역을 통해 충분히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렇게 해야 소규모 전투가 연속적으로 발생하고 3대3 혹은 세 팀이 동시에 맞붙는 전투가 자주 일어난다. ‘알케론’의 재미는 전투에서 오기 때문에 이런 방식이 매 판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민 킴 CSO: 개발 과정에서 여러 가지 버전을 테스트했다. 초반에는 일반적인 배틀로얄처럼 자기장이 점점 줄어드는 방식도 시도했지만 ‘알케론’의 재미가 전투에서 오기 때문에 이 방식은 맞지 않았다. 초보자는 전투를 피하려 할 수도 있지만 익숙해지면 적극적으로 전투에 참여하게 된다. ‘알케론’은 우연히 만나 전투가 발생하는 구성을 지향하며 3대3부터 두 팀·세 팀이 동시에 맞붙는 상황까지 다양한 전투가 벌어진다. 이런 전투 경험 덕분에 매 판마다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드림에이지와 계약한 이유는. 드림에이지의 각오는.
롭 팔도 CEO: 우리는 ‘알케론’을 매우 사랑하며 게임 자체가 유니크하다고 생각한다. 여러 퍼블리셔를 검토했지만 드림에이지를 선택한 이유는 이들이 우리만큼 ‘알케론’을 가장 잘 이해하고 이 게임을 좋아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리만큼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알케론’을 사람들에게 소개할 열정적인 파트너가 필요했다. 더 큰 회사와 함께할 수도 있었지만 그만큼 묻힐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우리와 동일하게 큰 열정을 가진 드림에이지와 함께하기로 결정했다.
정우용 대표: 계약 당일 사석에서 ‘위대한 게임을 만났고 그 게임을 만든 분들도 정말 훌륭하다’는 이야기를 개발자들과 나눈 적이 있다.
본파이어스튜디오가 게임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을 느꼈으며 나 역시 ‘알케론’과 사랑에 빠져 이 게임을 한국 이용자에게 소개하고 최고의 게임으로 만들고 싶다는 바람과 야망을 가지게 됐다.
본파이어스튜디오 개발진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며 그들이 만든 게임이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은 경험도 있다. 드림에이지는 ‘알케론’ 역시 한국과 전 세계에서 수준 높은 게임으로 만들겠다는 소명의식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
▲e스포츠 계획은.
롭 팔도 CEO: 항상 e스포츠를 염두에 두고 있기는 하지만 e스포츠를 위해 게임을 만들지는 않았다. 중요한 것은 경쟁이 가능하고 깊이 있는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스타크래프트’가 인기를 끌었던 당시 e스포츠라는 개념이 없었지만 경쟁할 수 있는 무대를 원했기 때문에 생겼다고 본다.
‘알케론’은 정말 깊이 있는 게임으로 만들고 있다. 그러나 ‘알케론’은 배틀로얄 스타일이기 때문에 아직은 이용자가 원하는 형태를 알기 어렵다. 이용자들이 커뮤니티나 자체적으로 대회를 열 경우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