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전략투자, 새로운 산업통상 전략의 출발점[기고/김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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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지난해 공직에 다시 들어온 뒤 미국과 유럽, 중남미와 중앙아시아, 중동 등 세계 곳곳에서 각료와 기업인을 만났다. 기업에 있을 때도 세계화의 흐름이 바뀜을 느꼈지만, 장관으로서 통상과 산업 협력을 직접 다뤄 보니 변화의 크기와 속도는 생각보다 훨씬 크고 빨랐다. 우리는 지금 세계 경제질서의 변화 한가운데에 있다.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10년 뒤 대한민국 산업의 지도가 달라질 수 있다. 현장에서 가장 뚜렷하게 느낀 변화는 ‘투자’의 의미다. 과거 투자가 생산비 절감이나 현지 시장 진출을 위한 기업의 선택이었다면, 이제는 시장과 기술, 공급망을 선점하는 핵심 전략 수단이 되고 있다. 보호주의와 무역장벽이 확산하고 공급망 재편이 맞물리면서, 어디에 투자하고 누구와 기술을 개발하며 어떤 공급망에 자리 잡느냐가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이러한 변화는 수출로 성장해 온 우리에게 더욱 중요하다. 수출은 여전히 우리 경제의 핵심이지만 그 방식은 달라져야 한다. 이제 ‘한국에서 만들어 세계에 파는 것’에 더해, 해외 주요 시장과 공급망에 직접 진입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 해외 투자는 국내 투자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산업의 활동무대를 세계로 넓히고 그 성과를 국내 산업의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전략적 수단이 되어야 한다. 대미 전략투자도 이런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이자 첨단 산업과 에너지 공급망의 중심인 미국과의 협력을 우리 산업통상 전략을 새롭게 설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어떤 사업에 투자하고 우리 기업이 어떤 역할을 맡으며, 대한민국 산업에 무엇을 남기느냐다. 그 가능성은 구체적인 프로젝트에서 찾을 수 있다. 텍사스 가스복합화력은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의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우리 연관 산업의 기회로 연결할 수 있다. 원전 협력은 미국 시장과 공급망 진출을 넓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도 상업적 합리성을 철저히 따지면서 에너지 도입처 다변화와 공급망 안정, 우리 기업의 사업 기회라는 전략적 이익을 함께 살펴야 한다. 현장에서 기업들을 만나며 확신한 바가 있다. 하나의 프로젝트가 하나의 성과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 번의 수주가 다음 사업의 문을 열고, 대기업 진출이 중소·중견기업과 스타트업의 동반 진출로 이어져야 한다. 미국에서 확보한 시장과 경험, 기술과 네트워크가 국내 투자와 일자리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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