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소방수'로 나선 김병수 "말은 필요 없다…진정성 보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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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위 추락 대구 맡아 프로 복귀…"이기는 축구로 포기하지 않고 최선"

이미지 확대 K리그1 대구FC 지휘봉 잡은 김병수 감독

K리그1 대구FC 지휘봉 잡은 김병수 감독

[대구F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최하위로 떨어진 대구FC의 '소방수'로 나선 김병수(54) 감독은 반등을 이루기 위해 진정성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 감독은 대구의 제15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2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팀과 팬들 모두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알기에 책임감이 크다"면서 "이렇게 저렇게 하겠다고 말하는 것보다는 선수들과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것, 함께 힘내서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 제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2017년부터 강등되지 않고 프로축구 1부 무대를 지킨 대구는 2018년 FA컵(현 코리아컵) 우승, 2021년 K리그1 3위 등 성과를 냈으나 지난해 리그 11위에 그치며 가까스로 강등을 면한 뒤 이번 시즌에도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리그 9경기를 치른 지난달 박창현 전 감독과 결별하는 극약처방으로 돌파구 마련에 나섰으나 후임 감독 물색에 어려움을 겪다가 한 달여 만에 어렵게 새 사령탑으로 김 감독을 낙점했다.

김 감독은 2008∼2016년 영남대를 이끌고 대학 무대를 평정하며 지도력을 높이 평가받았고 이후 프로 사령탑으로 서울 이랜드와 강원FC, 수원 삼성을 지휘했다.

특히 강원에서 2019년 K리그1 파이널A 진출을 이루며 역량을 인정받았다.

조직적인 패스 플레이를 중심으로 한 축구로 '병수볼'이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이미지 확대 2023년 수원 삼성을 이끌 때 김병수 감독의 모습

2023년 수원 삼성을 이끌 때 김병수 감독의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는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는 것은 물론, 구단의 체질 개선까지 고려해 K리그1 경험을 지닌 무게감 있는 지도자를 찾아 헤매다 김 감독과 손잡았다.

"사흘 전쯤 처음 대구의 연락을 받은 뒤 순식간에 일이 진행됐다"며 웃은 김 감독은 "조광래 사장님과 미팅해보니 굉장히 편안하게 해주시더라. 축구 얘기를 나누다 보니 팀을 한 번 맡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감독 수락 배경을 설명했다.

김 감독의 지도력과 성과는 이미 드러난 부분이지만, 강원과 수원에서는 강등 위기 속에 팀을 떠났던데다가 2023년 9월 수원과 결별한 뒤 프로 무대 공백이 2년 가까운 터라 이번 선택은 구단에도, 김 감독에게도 모험에 가깝다.

"시즌 중간이라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어떤 축구로 어떻게 이겨야 할지 머릿속이 무척 복잡하다"고 털어놓은 김 감독은 대구에서 보여줄 축구 색깔에 대해서도 아직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진 못했다고 전했다.

"그런 것을 잘못 시도했다가는 시간만 낭비할 수 있다"면서 "이기기 위한 축구를 위주로 하되 조금씩 기술적으로 접근하며, 선수들에게 축구하는 요령도 좀 알려주고 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어디든 조직을 완성하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지금은 시간이 없으니 단순한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나 보고 있다. 그래도 우리가 볼을 소유하고 있을 때는 그 시간을 좀 늘릴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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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 감독

[대구FC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어 "상대 팀으로 만났을 때의 대구는 '선 수비, 후 역습' 색깔이 뚜렷한 팀이었는데, 지금은 부상자들이 많다 보니 원활하지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면서 "부상자들이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밝혔다.

이날 대구iM뱅크파크에서 열리는 전북 현대와의 경기는 현장에서 관전한 뒤 29일부터 본격적으로 팀 훈련을 이끌 김 감독은 다음달 1일 광주FC와의 홈 경기에서 대구 사령탑으로 첫선을 보인다.

대구 구단은 김 감독 선임을 발표하며 "향후 전술적 구상에 맞춘 선수단 보강과 체계적인 팀 운영을 통해 안정적인 전력 강화를 이뤄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선수 영입에 대해서는 아직 구단과 깊은 얘기는 나누지 못했다. 코치진 구성에 대해서도 논의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말은 필요 없다. 말은 하고 나면 없어진다"면서 "선수들도 매우 힘들겠지만, 말로 백날 위로해봐야 효과가 없다. 훈련을 통해 활기차고 긍정적인 부분을 만들고, 집중하며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이어 김 감독은 "현재 상황에선 이기는 게 결국 가장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하며 "정신적인 부분이 중요한데, 단기간에 쉽게 바뀌기는 어렵겠으나 우리만 그런 건 아니니 열심히 훈련하며 스스로 잘 이겨낼 수 있게 이끌겠다"고 힘줘 말했다.

song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5월27일 17시22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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