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모인 리더들·국가대항전…'월드 오브 스우파', 엠넷 영광 되살릴까 [종합]

전국에 댄스 열풍을 일으켰던 '스트릿 우먼 파이터'가 국가대항전으로 업그레이드해 돌아왔다. '월드 오브 스트릿 우먼 파이터'가 엠넷의 지난 영광을 되살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7일 오전 서울 논현동 에스제이쿤스트할레에서 엠넷(Mnet) '월드 오브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월드 오브 스우파')'의 제작발표회가 개최됐다. 현장에는 최정남 PD와 프로그램 진행자인 그룹 제로베이스원 성한빈, 파이트 저지 박진영, 마이크 송, 한국 팀 범접의 허니제이·가비·노제·리정·리헤이·립제이·모니카·아이키·효진초이가 참석했다.

'월드 오브 스우파'는 엠넷의 댄스 IP의 시작을 알렸던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세 번째 시즌으로, 무대를 세계로 확장해 나라별로 팀을 이룬 댄서들이 국가대항전을 펼친다. 한국을 비롯해 뉴질랜드, 미국, 일본, 호주 총 5개국에서 모인 여섯 크루(범접·에이지 스쿼드·모티브·오사카 오죠 갱·알에이치도쿄·로얄 패밀리)가 경쟁한다.

이날 최정남 PD는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시작하고 시즌2 때 해외에 있는 댄스 크루가 처음으로 같이 한국의 댄스팀들과 서바이벌을 하게 됐다. 그 시즌을 하면서 더 많은 해외의 댄스 크루들을 한국에 알릴 수 있는 시즌을 해도 되겠다는 확신을 얻었다"며 프로그램 범위를 해외로 확장한 이유를 설명했다.

나라별 댄서 선정과 관련해서는 "꼭 어느 나라가 나와야 한다는 포인트로 접근하지는 않았다. 세계대회에서 항상 배틀로 만나는 관계가 있다거나, 혹은 프로그램 안에서 이야기를 그릴 수 있는 서사를 가진 크루들로 택했다"고 밝혔다.

한국팀 범접은 '스트릿 우먼 파이터' 시즌1의 리더들로 구성됐다. 이에 대해 최 PD는 "시즌1의 영광을 또다시 보여줄 실력과 매력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고, 범접의 리더 허니제이는 "시즌1 때 각 팀의 리더들이 모인 슈퍼 히어로 같은 리벤저스"라고 자신했다.

파이트 저지로 나선 박진영은 한국 대표 댄스 가수다. 그는 춤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박진영은 "연예계에서 많은 일을 하지만 제게 가장 본능적으로 다가오는 일은 춤이었다. 제 첫 시작도 김건모 씨의 백댄서였다. 언제나 어렸을 때부터 춤은 제게 제일 본능적이었던 부분"이라면서 "노래를 빼고 춤 하나만으로 느끼고 반응할 수 있다는 게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는 "분위기가 너무 날 것이라 방송이라는 걸 잊고 임했다"면서 "심사할 때 최대한 생각을 안 하려고 했다. 그동안은 가수를 심사하는 문제고, 회사랑도 연관돼 있어서 별의별 걸 다 생각해야 했다. 그대로 반응하면 안 됐는데, 이건 그냥 보고 느낀 대로 말하면 됐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또 다른 파이트 저지 마이크 송은 "이번 시즌 완전히 레전드 배틀"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레전드 컬래버레이션도 많다. 많은 댄스 레전드들이 다 한자리에 모인 건 기적 같은 일"이라며 연신 감탄했다.

그는 "수준 높은 댄서들이 모여서 춤을 추는 건 이 프로그램이 유일하다. 댄스 문화에서 큰일이라 생각한다. 출연한 댄스 크루들은 그들의 커리어에 깊게 관여되어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평소에는 서로 배틀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을 거다. 선수들이 배틀하는 모습이 특별하다. 어떨 땐 배틀하지만 함께 춤을 추기도 한다. 댄스 문화에 있어서 하나의 축제와도 같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MC로는 댄서 출신 아이돌인 성한빈이 힘을 싣는다. 성한빈은 "즐겨보던 뜻깊은 프로그램에 단독 MC로 참여하게 돼 영광이다. 국내를 넘어 월드클래스로 뻗어가는 만큼 저도 MC의 역할에서 많은 걸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자리인 것 같다. '올라운더 MC'라는 수식어를 얻고 싶다. 진행을 포함해 전체적인 비주얼과 흐름, 댄스 실력, 리액션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드릴 수 있는 MC로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최 PD는 전작이 크게 흥행한 덕에 부담감도 적지 않다고 고백했다. 최고의 화제성을 자랑한 '스우파' 시즌1에 이어 엠넷은 거듭 댄스 IP를 밀어왔다. 첫 시즌만큼의 폭발적인 인기는 재현되지 않고 있지만, 댄스는 어느덧 힙합을 제치고 메인 IP로 자리 잡았다.

최 PD는 "5년째 댄스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이번 시즌 프로그램이 가져가야 할 게 무엇일지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흥행에 대한 부담 때문에 고민이 깊어지는 것 같다. 오리지널 댄스 제작팀과 의기투합해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부담감을 덜기 위해 계속 스태프들과 힘을 나누고 있다"고 털어놨다.

다국적 댄서들이 모인 탓에 편집 과정에서의 번역에 유독 힘이 든다고 했다. 최 PD는 "한국어 비중이 20% 미만이라 외화 같기도 하다"면서 "촬영할 때는 통역사들이 함께한다. 지금은 후반 작업을 진행 중인데, 촬영본을 최대한 편집해 시청자분들께 보여주려다 보니 많은 번역사가 붙는다. 하나의 언어가 아니라 한국어, 영어, 일본어 등이 있어서 번역에 시간이 많이 들고 있다. 제작진의 3배 정도 되는 번역가분들이 있다. 그걸 가지고 제작진도 2차 후반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월드 오브 스우파'는 이날 밤 10시에 첫 방송된다. 프로그램은 OTT 플랫폼을 통해 38개 국가 및 지역에서도 공개된다. 일본에서는 아메바를 통해 한국과 동시 방송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