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돌봄 빈틈 메우는 AI…"행정 업무부담 줄여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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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돌봄 빈틈 메우는 AI…"행정 업무부담 줄여주죠"

“돌봄은 부모 세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들을 걱정하는 자녀 세대의 과제고, 결국 우리 모두가 언젠가는 늙어간다는 점에서 사회 전체가 함께 풀어야 할 사안이죠.”

황선영 와플랫 대표(사진)는 10일 시니어케어 서비스를 시작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NHN에서 정책 업무를 맡았던 황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 디지털에 익숙지 않은 부모가 자신에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며 돌봄이 더 이상 가족만의 몫이 아님을 실감했다. 와플랫은 NHN의 시니어케어 전문 법인이다. 고령자의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해 안부 확인, 건강 관리, 위기 대응 등을 통합 제공하는 ‘인공지능(AI) 생활지원사’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서비스는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해 이뤄진다. 각 지자체가 도입을 결정하면 복지관, 주민센터를 통해 어르신의 신청을 받고, 돌봄 종사자가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현재까지 전국 12개 지자체가 도입했으며, KT텔레캅과 협력해 24시간 대응 체계도 갖췄다.

지난해 7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현장에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경기 포천시에서는 반응이 없는 어르신을 앱을 통해 조기 발견해 가족에게 신속히 인계한 사례가 있었고, 서울 강북구에서는 자치경찰과 함께 ‘노인 교통안전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황 대표는 특히 현장 돌봄 인력의 부담을 덜고 역량을 강화하는 데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는 사람을 대체하는 수단이 아니라 반복적이고 행정적인 업무를 줄여 생활지원사가 정서적·물리적 돌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라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제도가 기술을 따라오지 못하는 실정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보건복지부의 ‘노인 맞춤 돌봄 서비스’ 지침은 여전히 안부 확인 수단을 전화와 방문으로 한정하고 있다. 황 대표는 “전화에 쓰는 시간을 줄이면 그만큼 정서적 돌봄과 중점 돌봄 대상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웰에이징’과 지역사회 내 지속 거주를 뜻하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가 노인 돌봄의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며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는 AI 기술로 이를 뒷받침할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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