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엔비디아 등과 손잡고 차세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500㎿급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유럽 국가 수요에 맞춘 ‘소버린 AI’로 영역 확대에 나선다는 목표다.
네이버는 엔비디아, AI 인프라 전문기업 넥서스코어시스템스, 글로벌 투자사 로이드캐피털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북아프리카 모로코에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고 13일 발표했다. 이번 사업은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를 포함하는 EMEA 지역에 소버린 AI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지역은 유럽과의 거리가 15㎞에 불과하다. 다중 해저 광케이블로 유럽과 직접 연결된 모로코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했다는 설명이다.
네이버는 전력과 운영 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이 높은 모로코에 재생에너지 기반 500㎿급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유럽 시장에 효율적인 AI 인프라를 제공할 계획이다. 올 4분기 1단계 사업에 들어가 엔비디아와 최신 블랙웰(GB200)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적용된 40㎿급 AI 슈퍼컴퓨팅 인프라를 연내 구축하기로 했다. 컨소시엄은 이를 위해 에너지기업 타카(TAQA)와 전략적 재생에너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넥서스코어시스템스, 로이드캐피털과 함께 데이터센터 플랫폼을 운영할 주체는 네이버클라우드다. 데이터의 저장부터 처리, 운영까지 전 과정을 현지에서 독립 수행하는 소버린 클라우드·AI를 구축할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는 AI 서비스부터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이르는 AI 밸류체인 전 영역에 독자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그동안 사우디아라비아에 별도 법인을 설립하고 디지털 트윈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중동 시장 진출에 공을 들여왔다. 채선주 네이버 전략사업대표는 “사우디에서 입증된 네이버의 기술력과 실행력이 이번 글로벌 프로젝트 참여로 이어졌다”며 “이번 협력은 네이버가 보유한 클라우드와 AI 기술이 일본, 동남아시아, 중동을 넘어 유럽 시장까지 확장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