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검색 서비스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구글, 오픈AI 같은 빅테크부터 네이버, SK텔레콤 등 국내 기업까지 도전장을 내밀었다. 검색어와 가장 비슷한 웹사이트의 링크를 제공하는 전통적 검색에서 자연어 질문에 대한 답을 주는 AI 검색으로 시장이 확장하자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졌다.
◇SKT도 PC 검색 시장 진출
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구글의 크롬 브라우저에서 쓸 수 있는 ‘에이닷 크롬 확장 프로그램’을 출시했다. 이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구글, 네이버 등의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할 경우 화면 우측에 에이닷이 수행한 ‘키워드 핵심 요약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PC 웹 환경에서 가능한 서비스다. SK텔레콤의 대규모언어모델(LLM)인 에이닷엑스(A.X)와 퍼플렉시티의 소나, GPT-4o 미니, 클로드 3.5 하이쿠 중 한 가지 모델로 요약 결과를 파악할 수 있다.
에이닷이 제공하는 다른 AI 모델의 요약 결과를 보고 싶다면 ‘에이닷에서 다양한 LLM 모델과 대화하기’ 버튼을 눌러 에이닷 웹에 로그인하면 된다. 에이닷 사이트에 접속하면 구글의 제미나이 2.0 플래시, 퍼플렉시티의 소나 프로, GPT o3 미니 등 다양한 AI 모델을 쓸 수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확장 프로그램을 통해 크롬 기반의 검색 서비스 이용자가 방대한 정보를 찾아보지 않고도 AI가 요약한 핵심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며 “검색 편의가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키워드 요약 결과 안내를 넘어 문서 생성, 영상 요약 기능 등도 추가할 계획이다.
◇네이버, AI 브리핑 도입
네이버는 지난달 27일 자체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검색 기능에 적용한 ‘AI 브리핑’을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사용자가 검색어를 입력하면 요약된 답변과 콘텐츠 출처를 함께 보여준다. 검색 맥락에 맞는 개인화된 추천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지난달 선보인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 내 AI 쇼핑 가이드를 비롯해 ‘플레이스’ ‘숏텐츠’ 등에 최적화한 형태로 우선 도입한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운전면허 갱신 구비 서류’를 검색하면 AI 브리핑이 정부·공공기관의 공식 출처를 활용해 답변을 요약하고 관련 페이지로 연결하는 식이다. 숏텐츠로 추천된 콘텐츠를 요약해 파악한 뒤 오리지널 콘텐츠에서 추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돕거나, 인기 여행 장소와 식당 등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한다.
또 네이버는 연내 이미지 검색을 통한 멀티모달, 다국어 서비스 등 새로운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광현 네이버 검색·데이터 플랫폼 부문장은 “AI 브리핑을 시작으로 사용자가 필요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는 방향을 고도화할 것”이라며 “AI 에이전트가 일상에 도래하는 시기에 맞춰 새로운 사용자경험을 적기에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모든 곳에서 검색 이뤄져”
해외에선 이미 경쟁이 치열하다. 오픈AI는 지난해 챗GPT에 검색 기능을 추가한 ‘챗GPT 서치’ 기능을 도입했다. 처음에는 유료 사용자만 쓸 수 있었지만 작년 12월 무료 이용자까지 적용 대상을 확대했다. 퍼플렉시티는 검색 결과와 함께 데이터 출처를 제공해 주목받았다. 글로벌 1위 검색 플랫폼 사업자인 구글은 AI 검색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지만 경쟁자들이 속속 등장하자 AI가 질문에 대한 답을 요약해주는 ‘AI 오버뷰’ 기능을 선보였다. AI 오버뷰 기능을 강화한 ‘AI 모드’도 출시할 계획이다.
오픈서베이의 ‘AI 검색 트렌드 리포트 2025’에 따르면 국내 응답자의 71.8%(복수 응답)가 검색할 때 이용하는 서비스로 네이버를 꼽았다. 네이버에 이어 유튜브가 52.1%로 2위, 구글이 33%로 3위를 차지했다. 챗GPT를 쓴다는 이용자도 14.4%에 달했다. 검색 서비스가 전통적 포털 서비스에서 SNS, AI, 동영상 플랫폼 등으로 확장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