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온라인 디자인 플랫폼 업체 캔바가 인공지능(AI)을 앞세워 이미지 편집·코딩·스프레드시트 등 신제품을 대거 출시했다. 간단한 명령어(프롬프트)만 입력해도 AI가 작업을 대신하는 게 특징이다.
10일(현지시간) 캔바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자사 최대 연례 행사인 ‘캔바 크리에이트’를 열고 자사 제품군 ‘비주얼 스위트 2.0’을 출시했다. 2022년 비주얼 스위트를 처음 출시한 이후 3년 만이자 캔바 설립 이래 역대 최대 규모 개편이다. 멜라니 퍼킨스 캔바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매년 2억3000만 명에 이르는 캔바 커뮤니티는 수백만 가지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있는데 그 중 지속적으로 공유되는 것 중 하나는 창의성과 생산성을 하나의 원활한 흐름으로 통합하고 싶다는 것이었다“며 “누구나 자신의 아이디어를 쉽게 구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이번 개편의 가장 핵심은 AI다. 자체 AI 에이전트(비서) ‘캔바 AI’가 사용자의 명령에 따라 이미지를 만들거나 광고 디자인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등 다양한 작업을 수행한다. 예를 들어 신제품 ‘캔바 코드’를 활용하면 AI로 인터랙티브 지도나 맞춤형 계산기 등 각종 미니 앱을 손쉽게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마든 앱은 ‘확장형 매직 스튜디오’ 등을 통해 제작한 디자인에 손쉽게 통합할 수 있다.
‘캔바 시트’는 복잡한 수식이나 수동 정렬 작업 없이도 데이터를 쉽게 뽑아낼 수 있도록 했다. 전통적인 스프레드시트가 디자인 및 그래픽 작업을 하는 크리에이터들에게 맞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허브스팟, 구글 애널리틱스, 스태티스타 등과 협업해 실시간 데이터를 직접 가져와서 작업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이미지 편집에도 AI 활용도를 높였다. AI를 활용해 사진의 밝기 및 배경을 자연스럽게 수정하거나 사진 속 특정 물건을 수정할 수도 있게 했다. 디자인 플랫폼 시장에서 맞붙고 있는 어도비의 ‘포토샵’ 등과 경쟁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
AI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강화하는 데에도 초점을 맞췄다. 캔바는 사용자들이 ‘캔바 쉴드’라는 기능을 통해 입력 및 출력 콘텐츠 관리와 안전 필터, 편향성 완화, 데이터가 AI 학습에 사용되는 방식을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또 2억달러 규모의 크리에이터 펀드를 통해 AI 로열티를 지급해 크리에이터들이 자신들의 자산이 AI 생성 디자인에 사용될 때 공정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캔바는 대규모 신제품군을 바탕으로 국내 기업과의 접점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미 캔바의 국내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지난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캔바에 따르면 캔바 플랫폼을 활용해 국내에서 제작된 디자인 수는 1억2000만개를 돌파했다. 캔바는 최근 국내 사용자들의 결제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카카오페이 등과 협력해 PC와 모바일에서 간편결제 방식도 도입했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