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있기에 더 강해진다'…용호상박 신네르·알카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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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네르(왼쪽)와 알카라스

[로이터=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테니스 세계랭킹 1위 얀니크 신네르(23·이탈리아)가 그간 이기지 못하던 2위 카를로스 알카라스(22·스페인)를 끝내 물리치고 첫 윔블던 우승을 이뤄내면서 새로운 '라이벌 구도'를 향한 기대감이 커진다.

1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에서 신네르는 알카라스에게 3-1로 이겼다.

둘은 지난해부터 4대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우승 트로피를 나눠 가졌다. 신네르가 4차례, 알카라스가 3차례 우승했다.

그러나 둘의 맞대결에서는 신네르가 4승 8패로 확연한 열세였다.

특히 지난달 끝난 프랑스오픈 결승을 포함해 신네르는 알카라스에게 5연패를 당하던 중이었다.

이날 신네르가 생애 첫 윔블던 우승을 알카라스를 상대로 일구면서 둘의 경쟁 구도는 더욱 명확해진 양상이다.

두 선수 모두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여서 앞으로 오랜 기간 명승부를 펼쳐 보이길 세계 테니스계는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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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네르

[신화=연합뉴스]

영국 BBC 등 현지 언론은 벌써 둘의 관계를 로저 페더러(스위스)-라파엘 나달(스페인), 비에른 보리(스웨덴)-존 매켄로(미국) 등 역사적인 라이벌과 비교하고 있다.

신네르와 알카라스의 상반된 플레이 스타일과 성격은 라이벌 구도를 더 흥미롭게 만든다.

베이스라인에서 주로 머무는 신네르는 실수 없는 정확한 샷으로 상대를 숨 막히게 만드는 플레이가 일품이다.

반면에 알카라스는 더 과감한 샷을 선택해가며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편이다.

성격도 알카라스가 더 뜨겁다. 경기가 잘 되든 안 되든 코트에서 감정을 가감 없이 드러내곤 한다.

이번 대회에서는 공식 연습장이 아닌, 팬들의 접근이 용이한 윔블던 외부 코트에서 훈련하는 등 팬들과 함께 호흡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신네르는 좀 더 차분하고 낙천적이다.

지난해 도핑 양성 반응으로 3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받고도 돌아와 변함없는 경기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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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라스

[신화=연합뉴스]

다만, 이 과정에서 아픔이 없었던 건 아니다.

신네르는 우승 확정 뒤 "나와 가까운 사람들만 내가 코트 안팎에서 겪은 모든 일을 정확히 알고 있기에 이번 우승이 큰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마지막까지 우정을 승패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겼던 페더러와 나달이 보여줬듯이, 서로를 향한 존중은 경쟁 구도를 아름답게 완성하는 요소다.

신네르와 알카라스는 지난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오심을 정정해 치명적인 포인트를 스스로 감수하는 '스포츠맨십'을 보여줬다.

신네르가 윔블던 우승 트로피를 받는 장면을 시종일관 따뜻한 미소로 바라본 알카라스는 "우리의 라이벌 관계는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메이저 대회 결승, 마스터스 1000 결승전 등 최고의 대회에서 맞붙고 있다. 우린 더 나아질 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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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라스와 포옹하는 신네르

[EPA=연합뉴스]

그는 또 "신네르가 믿기 어려운 수준의 플레이를 펼쳤기에, 패배는 좀 슬프지만, 고개는 높이 들고 코트를 떠나겠다"면서 "왜냐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네르는 "카를로스로부터 계속 배우려고 노력한다. 오늘도 그가 나보다 몇 가지 더 잘하는 걸 발견했다. 앞으로 그 부분을 개선하면서 준비하겠다. 난 또다시 알카라스를 상대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ahs@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7월14일 11시38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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