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농구' 완성한 Y듀오·'파라오' 마레이…새역사 쓴 송골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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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하는 유기상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1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로농구 서울 SK 나이츠와 창원 LG 세이커스의 챔피언결정전 7차전 경기에서 LG 유기상이 패스하고 있다. 2025.5.17 jjaeck9@yna.co.kr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대학 시절부터 절친이던 두 선수가 프로팀에서 만나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뤄내자'는 목표를 달성했다.

프로농구 창원 LG의 'Y듀오' 양준석과 유기상은 1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7차전에서 이런 만화 같은 스토리를 현실로 만들었다.

연세대 20학번 동기인 양준석과 유기상은 대학 시절부터 가드 콤비로 이름을 떨쳤다.

대학리그 우승을 합작하기도 한 이들은 양준석이 3학년 때 참가한 202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LG에 지명된 데 이어 이듬해 유기상이 같은 팀에 입단하면서 다시 한솥밥을 먹는 사이가 됐다.

LG는 연고지에 탄탄히 자리 잡은 인기 구단이지만 1997년 창단한 이래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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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지키려는 양준석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1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로농구 서울 SK 나이츠와 창원 LG 세이커스의 챔피언결정전 7차전 경기에서 LG 양준석이 볼을 다투고 있다. 2025.5.17 jjaeck9@yna.co.kr

양준석과 유기상이 재회하고서 세운, LG의 첫 우승을 합작하자는 목표를 달성할 기회는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지난 시즌 4강 플레이오프(PO)에서 탈락한 LG는 국가대표 슈터 전성현과 2017-2018시즌 최우수선수(MVP) 출신의 두경민을 영입했으나 둘은 부상 등 이런저런 이유로 제 몫을 다하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이들 대신 LG 앞선의 주축으로 나선 양준석과 유기상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쑥쑥 성장했다.

PO와 챔피언결정전이라는 큰 무대에서도 위축되지 않고 제 실력을 뽐낸 이들은 팀 우승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외곽슛과 수비에 능한 유기상은 챔프전 승부의 변곡점에서 귀중한 3점을 꽂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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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마레이 '간다'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15일 경남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로농구 창원 LG 세이커스와 서울 SK 나이츠의 챔피언결정전 6차전 경기. LG 아셈 마레이가 돌파하고 있다. 2025.5.15 image@yna.co.kr

7차전 끝장 승부에서는 막판 SK가 파울 작전을 쓰자 자유투 4개를 모두 성공해 팀 우승의 마지막 퍼즐을 끼워 넣었다.

템포 조절과 패스, 슈팅이 두루 좋은 양준석은 압박의 강도가 한층 거세지는 봄 농구 무대에서도 물 흐르는 듯한 운영 능력을 보여줬다.

조상현 LG 감독마저도 올 시즌 프로 2, 3년 차인 유기상과 양준석이 이렇게까지 잘해줄 줄은 몰랐을 터다.

유기상과 양준석의 보수 총액은 SK의 주전 가드진 김선형, 오재현의 4분의 1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야말로 '최고의 가성비'를 보여준 두 영건이다.

'창원 파라오' 아셈 마레이의 변함없는 이타적 플레이도 LG의 우승 원동력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다.

이집트 출신의 마레이는 고향의 세계적 관광 명소 피라미드를 연상케 하는 단단한 골 밑 플레이가 일품인 센터다.

4년 연속 KBL 정규리그 리바운드 1위를 차지한 그는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도 평균 13.1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제 몫 이상을 해냈다.

실력뿐 아니라 경기에서 에너지를 다 쏟아내 온몸에 경련이 일어날 정도의 열정과(4강 PO 1차전), 기자회견장에서 늘 상대 팀 외국인 선수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인성도 겸비했다.

다만, 경기가 안 풀리거나 판정이 불만스러울 때 지나치게 흥분하는 모습이 지적되기도 했으나 이번 시즌 조 감독이 부주장 완장을 채워 책임감을 일깨우면서 그의 이런 단점도 상당 부분 해소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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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 시도하는 허일영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1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로농구 서울 SK 나이츠와 창원 LG 세이커스의 챔피언결정전 7차전 경기에서 LG 허일영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2025.5.17 jjaeck9@yna.co.kr

챔프전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베테랑 허일영은 우승에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송골매다.

리그의 특급 슈터로 활약해왔으나 올 시즌엔 주역으로 나선 후배들 뒤에서 묵묵히 '식스맨' 역할을 하던 허일영은 챔피언결정전이라는 큰 무대에서 펄펄 날았다.

고양 오리온(현 소노), SK에서 챔프전 우승 반지를 낀 허일영의 관록이 2024-2025시즌의 문을 닫는 마지막 경기에서 그야말로 환하게 빛났다.

3점 4개를 포함해 양 팀 최다 14점을 퍼부은 허일영의 7차전 활약이 없었다면 LG는 SK에 사상 첫 역스윕 우승을 내줬을 가능성이 크다.

ahs@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5월17일 17시01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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