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말 3연속 수비 실수에도 6⅔이닝 비자책 역투
5월 이후 평균자책점 1.88…"자신감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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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22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t wiz와 방문 경기 7회에 교체되면서 자신을 향해 기립 박수를 보내는 원정 팬들을 향해 화답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수원=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호랑이 군단' KIA 타이거즈는 최근 극심한 수비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주축 야수들의 줄부상으로 전력이 헐거워진 사이, 젊은 야수들은 압박감과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외야수 최원준은 21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t wiz와 방문 경기 1회말 1사 1,3루에서 장성우의 평범한 뜬 공을 잡지 못하는 실책을 저지르기도 했다.
그는 곧바로 교체됐고 이튿날엔 문책성 2군행 명령을 받았다.
이범호 KIA 감독의 따끔한 메시지에도 KIA 야수들은 정신 차리지 못했다.
2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kt전 2-0으로 앞선 1회말 수비에서 세 차례나 연달아 수비 실수를 했다.
1사 만루 위기에서 중견수 박정우와 2루수 윤도현은 콜 플레이를 원활하게 하지 못하면서 멜 로하스 주니어의 중견수 방면 뜬 공을 놓쳤다.
3루수 김도영도 계속된 1사 만루에서 상대 팀 김상수의 내야 땅볼을 송구 실책했다.
김도영은 이어진 1사 만루에서 배정대가 친 땅볼을 잡은 뒤 홈으로 송구하지 않고 2루로 송구하면서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내줬다.
경기를 지켜보기 힘들 정도로 혼란스러운 실수 퍼레이드였다.
보통 수비수가 실책을 범하면 마운드에 선 투수는 흔들리기 쉽다.
허탈함과 속상함이 밀려오면서 구위와 제구력이 떨어진다.
그러나 KIA의 정신적 지주인 '대투수' 양현종은 흔들리지 않았다.
2회부터 7회 2사까지 kt에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면서 8-3 승리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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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22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t wiz와 방문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경기 후 양현종은 "타선은 '내가 점수를 준 다음'에 조금씩 따라가는 모습을 보였고, 그래서 더욱 공격적인 투구를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1회에 수비 실책으로 내준 3점을 자신이 허용한 실점이라고 표현했다.
'명백히 수비수들이 내준 점수가 아닌가'라는 질문을 받은 양현종은 "실점 전에 내가 출루를 허용한 것"이라며 "1회에 3점을 내준 뒤 누구 탓도 하지 않았다. 그저 스스로 반성했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최근 흔들리는 야수들의 수비력에 관해 "투수인 내가 할 말은 아니다"라면서도 "오늘 1회 수비가 끝난 뒤 (박)찬호가 야수들을 불러 이야기하더라. 우리 팀엔 (최)형우 형을 비롯해 중심을 잡아주는 선수들이 많은데, 이런 모습이 우리 팀을 더 단단하게 하는 것 같다"고 소개했다.
이날 양현종은 6⅔이닝을 4피안타 4볼넷 4탈삼진 3실점(비자책점)으로 틀어막으며 시즌 3승(4패)째를 거뒀다.
3승은 모두 5월 이후에 나왔다.
그는 4월까지 6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6.75로 부진했으나 5월 이후 등판한 4경기에서 세 차례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월간 평균자책점은 1.88이다.
그는 최근 상승세의 배경을 묻는 말에 "컨디션이 많이 올라와서 타자를 상대할 때 충분히 제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긍정적인 생각으로 투구를 펼치기에 좋은 성적이 따라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cycl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5월22일 22시11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