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무 찐리뷰] 후배 13세 딸 실종에 같이 찾던 착한 삼촌…성폭행 살해 후 암매장한 연쇄살인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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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 속 '그날'의 이야기를, '장트리오' 장현성-장성규-장도연이 들려주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 본방송을 놓친 분들을 위해, 혹은 방송을 봤지만 다시 그 내용을 곱씹고 싶은 분들을 위해 SBS연예뉴스가 한 방에 정리해 드립니다.

이번에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그날'의 이야기는, 지난 5일 방송된 '살인자의 첫인상' 편입니다. 이야기 친구로는 방송인 김나영, 가수 스테이씨 세은, 배우 최광일이 출연했습니다.(리뷰는 '꼬꼬무'의 특성에 맞게, 반말 모드로 진행됩니다.)

▲ 사라진 아이

때는 2005년 6월 5일. 충청북도 진천의 한 시골마을이야. 어둠에 물든 컴컴한 밤, 한 남자가 오토바이를 타고 마을 주변을 달리고 있어. 남자의 정체는 31살 최 씨. 그는 주위를 살피며 다급한 목소리로 "윤지야! 윤지야!" 외쳤어. 딸 윤지(가명)를 찾고 있는 중이야. 윤지는 올해 13살, 초등학교 5학년이야. 집에 있던 윤지가 갑자기 사라진 거야. 밤이 늦도록 돌아오지 않아. 동네를 아무리 샅샅이 뒤져도 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그때였어. 차 한 대가 쓱 다가오더니, 최 씨 옆에 멈춰 서.

"무슨 일인데? 윤지한테 무슨 일 있어?"

평소 최 씨와 가깝게 지내는 고향 선배였어. 최 씨네 집에 놀러 올 때면 윤지를 위해 맛있는 음식을 사들고 오던 선배야. 그래서 윤지도 "삼촌"이라 부르며 따랐대. 윤지가 사라졌다는 소식을 들은 선배는 최 씨와 함께 밤늦도록 윤지를 찾아다녔어. 하지만 끝내 찾지 못했어. 대체 윤지는 어디로 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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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윤지의 모습이야. 윤지가 다니던 지역 아동센터에서 찍은 사진들이야. 밝고 평범해 보이는, 보통 아이의 모습이지. 윤지는 학교를 마치면 이곳 아동센터 공부방에서 지냈어. 센터장으로 있던 목사님께 당시 윤지가 어떤 아이였는지 물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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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다'라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런 아이였어요. 마음이 너무 이쁜 아이였어요. 사진들을 보면 항상 동생들을 업고 있거나 안고 있거나. '목사님 뭐 도와드릴까요? 오늘은 제가 뭐 할까요?' 이렇게. 웃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그냥 천사 같았죠."
-고은영 목사, 당시 진천지역아동센터장

목사님과 윤지의 인연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2001년 봄, 차를 타고 시내로 향하던 목사님 앞에, 자그마한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가 걸어가는 게 보여. 아이들은 학교에 갈 시간인데, 이상하다고 느낀 목사님은 차를 세우고 물었어.

"애들이 자꾸 놀려서요. 화가 나서 집에 가는 중이에요."

학교 친구들이 옷에서 냄새가 난다고 놀렸다는 거야. 목사님은 그 이야기를 듣고, 아이들을 차에 태워서 집까지 데려다줬어. 이 아이들은, 윤지와 한 살 어린 남동생이었어. 그런데 목사님은 윤지 남매가 사는 집을 보고 도저히 그냥 돌아갈 수가 없었어. 욕실도 없는 2평 남짓 공간에서, 윤지 남매는 할아버지와 살고 있었어. 창문에는 비닐이 쳐져 있어 빛도 잘 들어오지 않아. 비좁은 방 안에는 옷 무더기가 잔뜩 쌓여있어. 입고 온 옷을 벗어 놨다가 다음날 또 입고 나가고, 욕실이 없어 제대로 씻지도 못하다 보니까, 몸에서 냄새가 날 수밖에 없었던 거야. 남매의 어머니는 윤지가 3살이 됐을 때 집을 나갔대. 그리고 아버지는 외지 생활로 집을 비운 상태야. 지난 10년간 할아버지가 홀로 이 어린 남매를 돌봐왔다고 해. 목사님은 할아버지한테 말했어.

"제가 아이들을 돌보는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애들을 보내주시면 제가 잘 돌봐드릴게요."

그때부터 남매는 지역 아동센터 공부방에 나오기 시작했고, 목사님과의 인연은 이렇게 5년 동안 이어졌어. 어느 날 갑자기, 윤지가 사라지기 전까지 말이야. 그때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어. 윤지의 실종이 엄청난 사건과 관련돼 있을 줄은.

▲ 또 다른 실종

시간을 되돌려, 윤지가 사라지기 이틀 전의 일이야. 진천에서 멀지 않은 청주에서도 한 건의 실종신고가 접수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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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집 여주인이 안 들어오니까 가족이 신고를 했던 사안이거든요. 어머니가 맨날 들어와야 되는 시간에 안 들어오고 있다, 그래서 이상하다 엄마가 실종됐다는 이런 신고였습니다."
-차상학 형사, 당시 청주 서부경찰서 근무

호프집을 운영하던 어머니가 갑자기 사라져서, 타지에 살던 아들이 실종 신고를 한 거야. 경찰이 바로 출동했는데, 호프집 문은 굳게 닫혀 있었어. 그런데, 입구 앞 바닥에 검붉은 자국들이 보여. 조심스럽게 호프집 안으로 들어선 경찰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 할 말을 잃고 말아. 벽과 바닥이 온통 핏자국이었어.

"피가 그 당시에 현장에 낭자하게 흩어져 있는, 바닥에 떨어져 있는 낙하흔뿐만 아니라, 벽면에 비산흔이 엄청나게 많이 있었습니다."
-차상학 형사, 당시 청주 서부경찰서 근무

그 흔적을 따라가자 주방한 쪽에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져 있는 시신이 보여. 실종 신고된 호프집 여주인이었어. 이 사건, 살인사건이야. 바로 비상이 걸리고, 청주 서부경찰서 형사들이 출동했어. 피해 여성은 49세 여성 박 씨. 사망 추정 시간은 새벽 2시경. 사인은 두개골 함몰 골절로 인한 실혈사였어. 누군가 피해자의 머리를 둔기로 여러 차례 가격한 것으로 보여. 두개골이 여러 군데 골절됐고, 출혈이 심해 몇 분 안에 사망한 것으로 보여.

살인에 사용된 도구는 금방 발견됐어. 범인은 주방에 있는 물건을 이용해 살인을 했거든. 업소용 가스버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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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피해자는 저쪽 구석 쪽으로 쓰러져 있고 피가 밑에 낭자해 있고, 그 당시 범행 도구로 추정되는 이만한 가스버너 밑부분에 머리를 맞아서 머리카락이 거기에 붙어 있고, 혈흔이 같이 있어서. 아, 범행 도구는 이거구나. 이걸로 때려서 사망케 한 걸로 추정이 됐던 그런 상황이었거든요."
-차상학 형사, 당시 청주 서부경찰서 근무

이 가스버너가 무쇠로 제작해 아주 묵직해. 성인 남성에게도 쉽지 않은 무게감이야. 범인은 대체 왜 이런 참혹한 살인을 저지른 걸까. 현장을 살펴보니, 피해자가 갖고 있던 수표들도 사라진 상태야. 그럼 돈을 노린, 강도 살인일까? 범인은 미리 준비한 흉기가 아니라, 현장에 있던 물건을 이용해 살해했어. 이건 계획된 범행이라기 보단, 우발적 범행일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야. 그런데 살해 방법이 지나쳐. 머리를 여러 차례 집중 공격했어. 필요 이상으로 과도한 폭력이 동반된 끔찍한 살인. 이런 걸 범죄심리학에서 '오버킬'이라 해. 오버킬은 주로 원한, 분노로 인한 살인에서 많이 나타나. 다시 말해 범인은, 그날 처음 만난 사람이라기보다는 면식범일 가능성이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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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을 나가서 딱 캐치를 할 때, 이거는 원한이다, 강도다, 폭력이다, 상해치사다,라고 판단이 서거든요. 근데 현장을 나가보니까 첫째는 피가 낭자하고, 두 번째는 거의 얼굴이나 머리 부위에 둔기 그것도 특이한 둔기거든요, 옆에 있는 가스버너. 그걸로 때린 거기 때문에 굉장히 참혹했잖아요. 아 그래서 이거는 강도살인 이런 거보다는 면식범일 가능성이 많다."
-이찬호 형사, 당시 청주 서부경찰서 근무

30여 명의 형사가 투입돼서 관련 인물들에 대한 조사에 들어가. 피해자와 관계된 주변 인물, 그리고 그날 새벽 호프집에 있던 사람들을 수소문하기 시작해. 다행히 단서는 금방 발견됐어. 바로 호프집 카운터에 있던 전화기. 호프집 전화기의 통화내역을 살펴보니, 전날 밤 마지막으로 전화를 건 기록이 남아있어. 호프집에서 마지막으로 전화를 건 사람, 누구일까?

그런데 차 형사는 통화 내역에 적힌 번호를 보고 고개를 갸웃해. 앞자리가 '86'으로 시작하는 번호였어. 그날밤 누군가 중국으로 국제 전화를 건 거야. 차 형사는 그 번호를 전화를 걸어봤어. 몇 차례 신호가 가더니, 전화를 받아. 전화를 받은 사람은, 젊은 중국 동포 여성이었어.

"6월 2일 밤늦게 한국에서 걸려온 전화가 있었죠? 혹시 누구하고 통화하셨나요?"
"그날요? 제 남편이랑 통화했는데요?"

그날 새벽 호프집 전화기로 전화를 건 사람은 사망한 피해자가 아닌, 어떤 남자였어. 수화기 너머 여성은, 중국에서 결혼한 남편이 지금 한국에 있다고 했어. 형사는 남편의 이름을 물었어. 그러자 돌아온 대답은 '김용원'이라는 이름이었어. 혹시, 이 남자가 범인일까? 아직 범인으로 단정 지을 수는 없어. 다만 그날 밤, 그가 현장에 있었다는 건 확인이 됐어.

차 형사는 즉시 신원을 조회했어. 그런데 결과를 보고 흠칫 놀라. 김용원의 나이는 39세, 충북 괴산 출신이야. 근데 강간, 특수절도, 폭력 등 여러 차례 범죄를 저질러서 13년간 복역한 전과 기록이 있어. 일단 수사팀은 즉시 김용원의 소재 파악에 나서. 하지만 파악이 안 돼. 일정한 직업도 없고, 주거지도 불분명해서,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어. 본인이 용의 선상에 올랐다는 걸 알고 있는지, 감쪽같이 사라진 후였어.

▲ 뜻밖의 제보

차 형사는 김용원의 주변 인물을 조사하기 시작해. 그런데 그 과정에서 자신이 알고 있는 인물을 발견해. 조직폭력배 출신으로 차 형사의 정보원 역할을 하던 이 씨야. 그가 김용원과 가까운 사이라는 걸 알게 된 거야. 차 형사는 바로 정보원 이 씨를 만났어. 그런데 이 씨가 뭔가 말을 할랑말랑 뜸을 들이는 게, 수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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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제 감이 있지 않습니까? '아 얘가 무슨 큰 첩보를 하나 주려나 보다'…"
-차상학 형사, 당시 청주 서부경찰서 근무

차 형사는 이 씨와 함께 술을 마시면서 살살 구슬렸어. 그러자 적당히 취기가 오른 이 씨가 마침내 입을 열기 시작해.

"일부러 술을 더 먹였어요. 그랬더니 이제 기분이 업되어서 '형님한테 선물 하나 준다'고 하면서, 살인사건을 하나 제보해 준다고 해서 뭐냐 했죠."
-차상학 형사, 당시 청주 서부경찰서 근무

차 형사는 이 씨를 진술조사실로 데려갔어. 그리고 녹음기를 켜고 이 씨의 진술을 들었어.

"저한테 김용원이 전화를 했어요. 가보았더니 혼자 계속 술을 마시고 있데요. 진정을 시켰더니 제 어깨를 끌어안으며 귓속말로 '죽었어' 그래서 제가 깜짝 놀라 '뭐라고? 누가 죽였나?'라고 하였더니, 계속 울면서 '어제 걔가 죽었어' 하여 저는 술에 취해 거짓말을 하는 줄 알고 그냥 나왔어요. 근데 다음날 집에 가자고 해서 가봤더니, 그 여자가 방 안에 대자로 누워서 시퍼렇게 되어 있고, 코피가 왼쪽 코에서 흘러 뺨에 흘러내려 있었어요. 내가 '나 죽이려고 작정했냐' 하면서 뛰쳐나왔어요."
-정보원 이 씨 진술조서 中

정보원 이 씨가 말한 건, 호프집 살인 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었어. 이 사건은 호프집 살인 사건보다 3개월 앞서 발생한 일이야.

김용원은 중국에 결혼한 아내가 있었지만, 한국에도 동거하던 여성이 있었대. 집에서 동거녀와 함께 술을 마시다가 말다툼을 했는데, 홧김에 목을 졸라 살해했다고 해. 정보원 이 씨의 이야기는 계속 됐어.

"그날 저녁에 집에 가고 나서 용원이 형한테서 전화가 왔는데요. 시신을 유기하려는데 혼자 못 들겠다고, 도와달라고 하더라고요."

이 씨는 그 부탁을 거절하고, 김용원한테 자수하라고 권유했대. 하지만 김용원은 그 말을 듣지 않았고, 혼자 동거녀의 시신을 암매장했다고 해. 정보원 이 씨의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김용원은 연쇄살인 용의자야. 정보원 이 씨는 이런 말도 덧붙여. "이번에 호프집 여주인 살해됐잖아요? 용원이 형이 거기 단골이거든요. 지금 피해 다니는 걸로 봐서는, 100% 범인 맞습니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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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에는 사실 쇼킹해서 머리가 쭈뼛 섰어요. 이거 연쇄살인으로 가는구나… 형사의 피가 끓어오르는 게 있었죠. '이놈을 꼭 잡아야 해' 왜냐하면 빨리 못 잡으면 다른 피해자가 더 생긴다는 생각, 조기에 검거해야 제 2, 3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는다는 생각에, 조속하게 잡아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차상학 형사, 당시 청주 서부경찰서 근무

3개월 만에 두 건의 살인을 저질렀다면, 신속하게 검거해야 해. 아니면 언제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올지 몰라. 이제는 관할 경찰서뿐만 아니라, 충북 도내 형사들이 총동원 됐어. 100여 명의 형사들이 김용원의 행적을 쫓기 시작해. 이제부터 수사팀에게 퇴근은 없어. 김용원을 잡을 때까지 완전 비상인거지.

▲연쇄살인 용의자 김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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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건의 용의자, 김용원이야. 180cm가 넘는 훤칠한 키에 누가 봐도 호감형 인상이었대.

사람들은 대부분 그의 첫인상을 이렇게 말했어. "키도 크고 훤칠하니 호감이 가는 인상이에요", "첫인상이 좋고 말도 잘하고 활발해서, 그냥 평범한 사람이구나 생각했어요"라고. 하지만 그를 잘 아는 사람들은 이런 말을 덧붙여. "맨정신일 때는 멀쩡한데 술만 먹으면 포악해지고, 못된 사람이라는 말을 자주 들었습니다"라고.

"술을 먹으면 이렇게 표출하는 거예요. 컨트롤이 안 되는 거죠. 쌓였던 게 팍 터지는 거죠. 보통 사람의 몇십 배 강하게."
-이찬호 형사, 당시 청주 서부경찰서 근무

"그리고 남들이 자기를 험담하거나 자기를 모욕을 주면 그거를 참지를 못하는 거죠."
-차상학 형사, 당시 청주 서부경찰서 근무

그가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두 건의 살인 사건. 호프집 여주인 살인사건과 동거녀 살인사건. 두 사건의 공통점은 '술'이야. 호프집 단골손님이었던 김용원은 거기서 자주 술을 마셨대. 동거녀를 살해한 그날도, 낮부터 밤까지 술을 마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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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그게 술을 매개체로서 더 폭발하게 되는 거죠 지금. 범행 패턴이 지금까지 다 그렇게 해왔어요 지금 보니까."
-차상학 형사, 당시 청주 서부경찰서 근무

그런데 수사팀이 김용원의 행적을 찾던 중, 솔깃한 정보를 하나 들었어. 김용원과 최근에 같이 다니던 사람이 하나 있었는데, 고향 후배라는 거야. 차 형사는 바로 그 고향후배라는 사람을 만났어. 그는 호프집 여주인이 살해된 날에, 김용원과 그 호프집에서 함께 술을 마셨대. 그에게 그날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어.

"용원이 형이 어디에 전화를 했어요. 그러자 거기 여주인이 가게 전화를 쓴다고 뭐라고 하더라고요."

가게 전화로 국제전화를 하자, 요금이 많이 나온다며 여주인이 화를 냈다는 거야. 주인 입장에서는 당연한 반응이지. 그렇게 두 사람의 말다툼이 시작됐어. 그러자 김용원은 술자리를 함께 하던 후배한테 "야, 너 먼저 들어가"라고 했어. 그래서 고향 후배는 호프집에서 혼자 나왔다고 해. 김용원과 여주인, 둘만 남겨둔 채로.

그런데 이 고향 후배라는 인물, 생각지도 못한 말을 꺼냈어.

"형사님, 제 딸이 며칠째 집에 안 들어오고 있거든요. 제 딸 좀 찾아주세요."

이 김용원의 고향 후배라는 사람, 알고 보니 실종된 아이 윤지의 아빠 최 씨였어. 앞서 윤지가 잘 따랐다는 그 삼촌, 바로 두 건의 살인사건 용의자 김용원이었어. 그런데 최 씨는 더 충격적인 말을 꺼냈어.

"아무래도 용원이 형이 제 딸을 죽인 거 같아요."

최 씨는 딸의 실종이 김용원 때문이라고 의심하고 있어. 윤지가 실종된 그날도, 김용원이 집에 찾아왔어. 예쁜 강아지 한 마리를 품에 안고서. 윤지가 평소에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 했거든. 겉으로 보기엔, 후배의 딸을 챙기는 좋은 삼촌으로 보이지? 당시 최 씨가 진술한 내용을 볼게.

"제가 그 당시 화장실에 있었는데, 갑자기 청주에 급한 볼일이 있다며 김용원이 간다고 하여 제가 '잘 가'라고 하고 뒤돌아서는데, 아버지가 방에서 나오길래 '윤지가 방에 있느냐?' 물으니 '없다'고 하였습니다. 이상해서 오토바이를 타고 동네를 돌아다니며 찾아봤는데, 찾지를 못했습니다…. 딸은 집에 계속 있었는데, 김용원이 가고 나서 없어진 것입니다."
-최 씨 진술조서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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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김용원이 딸을 죽였다면 범행 동기가 뭐라고 생각하냐고 묻자, 최 씨는 이렇게 답했어.

"5일 우리 집에 올 때 김용원이 윤지 준다고 강아지를 한 마리 사준 일이 있습니다. 그것으로 환심을 사고 몸을 건드린 것 같은데 그래서 죽인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그날도 두 사람은 술을 마셨어. 그런데 술에 취한 김용원이 갑자기 급한 일이 있다며 차를 몰고 나갔고, 그때부터 딸 윤지가 안 보였다는 거야. 몇 시간 후, 애타게 딸을 찾아다니던 최 씨 앞에 김용원이 다시 나타났고, 최 씨와 함께 윤지를 찾아다녔어. 그리고 최 씨를 위로하며 함께 술을 마시기까지 했대.

그런데, 최 씨는 왜 딸의 실종이 김용원 때문이라 생각한 걸까. 차 형사는 최 씨에게 물었어. 최 씨의 대답을 들은 차 형사는 소름이 끼쳤어.

"11년 전 충북 괴산에서 살인 사건이 있었거든요. 그때 범인이 김용원이었는데, 증거가 없어서 빠져나온 일이 있었어요. 당시 괴산 바닥에 소문이 쫙 퍼졌었거든요. 그런데 김용원이 우리 집에 오고 나서 딸이 없어졌잖아요. 그래서 그런 의심이 드는 겁니다."

이 두 건의 살인 사건만으로도 큰 사건이라 생각해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11년 전에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또 하나의 살인 사건이 있었던 거야.

▲ 세 번째 살인 사건

1994년 괴산에서 20대 청년의 시신이 발견됐어.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그가 사망하기 전 당구장에서 친구와 말다툼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돼. 이후 술집에서 다시 마주친 두 사람은 또 한 번 말다툼을 벌였대. 한참 시간이 지난 후, 청년은 농수로에서 시신으로 발견됐어.

이 사건에서 용의자로 의심되는 사람은, 죽은 피해자와 말다툼을 했다는 친구지? 그 친구가 바로 김용원이라는 거야. 이때도 그는 술을 마신 상태였어. 당시 경찰도 김용원을 용의선상에 올렸대. 하지만 수사는 난항을 겪었어. 김용원이 이미 교도소에 있었거든. 청년이 살해되고 며칠 후 김용원은 혼자 사는 여성의 집에 침입해 강간을 저질렀어. 그 사건으로 징역 6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어.

"우리가 사건을 수사하잖아요. 교도소에 있으면 그만큼 우리가 원하는 대답을 못 들어요. 왜냐면 교도소 가면 접견 시간도 맞춰야 하지, 조사하는 것도 열악하지. 또 안에 들어가 있으면 심리적으로도 얘기를 안 할 확률이 크거든요. 왜? 기존의 혐의로 구속된 상태인데 추가로 형량을 늘린다니까."
-이찬호 형사, 당시 청주 서부경찰서 근무

경찰은 접견을 신청해 김용원을 만났지만, 그는 자기가 죽였다는 증거가 있냐면서, 딱 잡아뗐대. 목격자도 증거도 없던 사건이야. 결국 미제사건이 되고 말았어.

앞서 김용원을 제보한 정보원 이 씨. 그 사람도 김용원의 고향 후배였어. 그도 이 사건에 대해 알고 있었어.

"11년 전 괴산에서 지OO라는 남자가 죽은 일이 있는데, 제가 알기론 이 사건을 저지른 사람이 김용원으로 알고 있습니다. 얼마 전 김용원과 술을 마시다가, 용원이 형한테 그 사건에 대해 물으니까, 처음에는 아니라고 하다가 내가 조목조목 뭐라고 하며 '형이 한 일이지?' 하였더니 나중엔 저보고 '너만 알고 있어'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정보원 이 씨 진술조서 中

이 씨의 말에 따르면, 당시 김용원은 귀가하던 피해자를 홀로 뒤따라가 살해했다는 거야. 이 씨는 김용원에게 "그 사건 덮으려고 일부러 강간 사건 저지른 거냐" 물었어. 그러자 김용원은 이렇게 답했어.

"야, 네가 형사 검사 다 해라. 다른 사람을 속여도 너는 못 속이겠다."

이게 사실이라면, 김용원은 이미 세 명이나 살해한 거야. 그리고 실종된 윤지는 아직 생사를 알 수 없는 상태야. 빨리 김용원을 잡아야 해. 하지만 그때는 CCTV가 많지 않던 시절이야. 게다가 김용원은 출소 후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았대. 위치추적이 불가능해. 이제 남은 방법은, 탐문뿐이야. 발로 뛰는 수밖에 없어. 김용원이 어딘가에 나타났다는 제보를 듣고 달려가면, 이미 그는 현장에서 종적을 감춘 뒤였어.

"당구장에 나타났다고 가보면 벌써 거기 없어지고. 청주에 나타났다가 괴산에 나타났다가 증평에 나타났다가 내수에 나타났다가, 우리가 짧게는 1시간, 어떨 때는 하루가 자꾸 늦는 거죠."
-차상학 형사, 당시 청주 서부경찰서 근무

연쇄 살인을 저지른 범인이 지금 활개치고 있어. 심지어 범행 주기도 점점 짧아지고 있어. 언제 다음 피해자가 나타날지 몰라. 시간이 흐를수록, 윤지가 무사히 돌아올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어.

▲ 비극의 시작

지금 이 순간, 누구보다 애태우고 있는 한 사람. 오랫동안 윤지를 사랑으로 돌본 아동센터 목사님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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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마음은 이 아이가 실종이 아닐 것이다라고 하는 그런, 확신이 들더라고요. 윤지는 갈 데가 없어요, 여기 밖에는. 친구가 있다거나 아니면 뭐 학원에 다닌다거나, 그 또래 여자 아이들이 할 만한 또는 갈 만한 그런 데가 윤지는 아무 데도 없었고, 오직 이 아이는 생활 반경이 여기밖에 없었기 때문에. 찾아다닐 데가 없었어요. 그래서 저는 경찰만 믿었죠. 그때는 진짜 제가, 물도 한 모금도 못 마실 정도로. 그렇게 힘들었던 것 같아요."
-고은영 목사, 당시 진천지역아동센터장

사실 윤지가 실종되기 전부터, 목사님을 불안하게 하는 일이 있었대. 사건이 일어나기 몇 달 전, 윤지 남매를 돌보던 할아버지가 목사님을 찾아왔어. 그리고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어. 할아버지가 암에 걸렸다고, 아이들 때문에 걱정이라는 거야. 수술을 위해 서울에 있는 병원에 가야 하는데, 윤지 남매를 맡길 곳이 없어 미루고 있다는 거야. 목사님은 애들은 자신이 잠시 데리고 있을 테니, 할아버지는 걱정하지 말고 빨리 수술을 받으시라 했어.

하지만 얼마 후, 할아버지가 치료를 받으러 갈 때쯤 상황이 바뀌었어. 할아버지가 애들 아버지가 집에 왔다며, 목사님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 거야.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온 남매의 아버지. 그때부터였어. 아버지의 고향 선배 김용원이 남매의 집에 드나들기 시작한 것이. 그러던 어느 날 윤지가 목사님에게 이런 말을 하더래.

"우리 아이가 이상한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아빠 친구 삼촌까지 와서 같이 잠을 잔다' 그래서 제가 너무 놀라서 '아빠 친구 삼촌이 왜 너희 집에 와 있어?' 그랬더니, '몰라요 아빠 만나러 와서 우리 집에서 자고 가요'"
-고은영 목사, 당시 진천지역아동센터장

그 말을 들은 목사님은 깜짝 놀라. 가정의 돌봄을 받지 못한 아이들이 성범죄에 노출되는 현실을 많이 봐온 목사님이라, 걱정되는 거야. 윤지의 나이 열세 살. 또래에 비해 성장이 빠른 아이라, 목사님은 마음이 놓이지 않았대. 그때부터 윤지에게 더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중이었어. 그러던 중, 목사님이 걱정하던 일이 일어나고 말아.

"제가 거의 매일매일 저희 집 목욕탕에 데리고 가서 아이 샤워를 시키면서, 몸 상태를 살피고 그랬는데 어느 날, 윤지의 가슴 부위에서 멍자국 비슷한 빨간 흔적이 있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아동학대예방센터에 고발을 하고, 그 집을 방문해 달라 요청했죠."
-고은영 목사, 당시 진천지역아동센터장

아이가 혹시나 몹쓸 짓을 당한 게 아닐까, 목사님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아동학대예방센터에 신고했어. 아이가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당했을 수도 있으니 확인해 달라고. 그런데 돌아온 답은 '이상 없음'이었어. 윤지 아버지에게 이 상황을 알리고 학교 선생님도 만나봤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대. 아동보호법이 강화된 지금이라면, 달랐을지도 몰라. 하지만 2005년 당시에는,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법과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았어. 아이 아버지가 괜찮다고 하면, 더 이상 관여하기 힘든 상황이었어. 어쩌면 이때가, 비극을 막을 수 있었던 마지막 기회가 아니었을까.

▲ 살인자의 첫인상

2005년 6월 5일. 목사님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이날을 잊지 못해. 윤지를 마지막으로 본 날이었거든.

이날은 일요일이어서, 윤지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공부방에 있는 날이었어. 그런데 그날 오후 처음 보는 남자 두 명이 아동센터를 찾아왔어. 한 남자는 입구 옆에 서있고, 또 다른 남자가 2층 센터장실로 올라왔어. 목사님이 누구냐고 묻자 남자는, 윤지와 동생을 데리러 왔다고 했어. 그러면서 자기는 윤지 삼촌이고, 윤지 아빠랑 같이 왔다고 했어. 이 남자, 바로 김용원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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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평범한 얼굴이었어요. 오히려 더 순해 보인다고 할까? 그냥 깔끔한 인상의 남자였어요. '우리 아이를 오늘 짜장면을 사주고 싶어서 왔습니다'라고. 정확하게 의사를 전달했던 것 같아요. 말도 예의 있게 하고, 의심이 되거나 아니면 거칠거나 그런 느낌은 없었던 것 같아요."
-고은영 목사, 당시 진천지역아동센터장

목사님은 아이 아빠가 같이 왔다는 말에, 아이들의 확인을 받고 보내줬어. 그리고 다음날 아침, 목사님은 차를 몰고 윤지의 집으로 향해. 이날은 현충일이라, 아동센터에서 체육대회를 하는 날이었거든. 그런데 윤지의 집에 갔더니, 애들이 안 보여. 애들이 공부방 가는 걸 좋아해 항상 먼저 나와 기다렸는데 말이야. 문은 열려있고, 집에는 아무도 없어. 걱정도 됐지만, 다른 아이들도 챙겨야 해서 차를 출발할 수밖에 없었대. 그날 오후, 체육대회를 마치고 정리를 하고 있을 때였어. 낯선 남자 두 명이 또 센터장실로 올라오는 게 보여. 그걸 보는 순간, 불길한 기운이 엄습해 와. 그 두 사람은, 경찰이었어. 윤지 아버지가 실종 신고를 하자, 아이에 대해 물어보러 온 거야.

"제가 그때 너무너무 마음이 복잡해서 경찰에게 그 말씀을 드렸던 거 같아요. '저는 그 삼촌이라는 아빠 친구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그랬더니 그 경찰 분이 '그분도 하루 종일 아이를 찾아다녔다'고 그러더라고요. 제가 '아닙니다. 저는 그분을 더 탐문을 해봐야 할 걸로 생각합니다. 꼭 그분을 조사해 주세요' 제가 막 울면서 말씀을 드렸어요."
-고은영 목사, 당시 진천지역아동센터장

경찰은 이때만 해도 단순 실종사건으로 생각하고 있었어. 아직 김용원이 호프집 여주인 살인사건으로 지목되기 전이었거든. 그리고 며칠 후,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가 윤지를 데려간 삼촌이라는 게 밝혀지게 된 거야. 과연, 윤지는 살아있을까.

▲ 김용원을 잡아라

호프집 살인사건 일주일 후, 형사들은 충북 지역 곳곳에 잠복하고 있는 중이야. 경찰에 쫓기고 있는 김용원에게 가장 필요한 건 돈이야. 수사팀은 김용원이 지인들을 찾아가 도피 자금을 구할 거라 생각했어. 그래서 그가 찾아갈 만한 사람들이 있는 지역마다 잠복하고 있는 거야. 그날 당직이었던 차 형사는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있었어. 팀원들도 며칠 째 집에 못 가고 다들 잠복근무를 하고 있어. 배고플 동료들에게 빵이라도 사다줘야겠다는 생각에, 차 형사는 차를 몰고 내수읍으로 나갔어. 그 순간에도 그는 틈틈이 한 장의 사진을 빤히 쳐다봐. 김용원의 사진이야. 그는 자동차 핸들 커버에 김용원의 사진을 끼워놓고 다녔어. 언제 어디서든 마주치면 바로 알아볼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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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을 잡으려면 그 사람의 인상착의를 머릿속에 넣어야 되거든요. 그래야지 여러 사람이 있을 때, 군중 속에 있을 때 찍어낼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그 얼굴을 익히려고 차 핸들 커버에 김용원 사진을 이렇게 꽂고 다녔어요. 항상 운전할 때 보려고."
-차상학 형사, 당시 청주 서부경찰서 근무

이곳 청주 내수읍은 김용원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곳이야. 마침 이날은 장날이었어. 동네가 북적북적 해. 그런데 이때, 차 형사의 시선이 한 곳에서 멈춰. 핸들 앞 사진 속 인물이, 거짓말처럼 눈앞에 나타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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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도 내수읍에 제가 도착해서 빵을 사서 차에다 놓고, 그 사진을 보고서 이찬호 형사하고 괴산에 있는 팀한테 어디냐고 위치를 제가 전화로 물어보려고 할 때예요. 그날 장날이라 사람들이 엄청 많은데, 한 200m, 300m 전방에서 김용원이 저쪽에서 터덜터덜 내려오는 거예요."
-차상학 형사, 당시 청주 서부경찰서 근무

김용원은 택시를 잡으려고 길가를 서성이고 있어. 이럴 때일수록 침착해야 해. 지금 차 형사에겐 총이나 테이저건도 없어. 가진 건 수갑뿐이야. 혼자 검거하려다가 실패하면, 김용원은 더 꼭꼭 숨어버릴 거야. 근데 택시를 잡으려던 김용원이, 길거리 포장마차 안으로 들어가. 참새가 방앗간을 못 지나간다고, 도피 중인데도 술을 마시려나 봐. 일단 시간을 벌었어. 차 형사는 바로 괴산에서 잠복 중인 이 형사에게 전화해 이 상황을 알렸어.

"그때는 제가 흥분이 돼서 '여기 이 XX 여기 있어!' 그때는 뭐 걔 찾으려고 난리가 날 때라 그때는 이렇게 가슴이 끓어올라서."
-차상학 형사, 당시 청주 서부경찰서 근무

"목소리가 다급했어요. 포장마차에 김용원이 나타났다고 빨리 오라고. 빨리 가야 된다, 무조건 간다, 그야 된다. 차 형사 혼자서는 안 된다. 형님 기다리시라고, 빨리 가겠다고."
-이찬호 형사, 당시 청주 서부경찰서 근무

인근 지역에 흩어져 잠복 중이던 형사들이 다들 달려왔어. 그렇게 모인 형사들이 작전 회의를 시작해. 김용원이 있는 포장마차. 안에는 일반인들도 있고, 무기로 쓸 수 있는 식기들도 있어. 평범해 보이지만 위험할 수 있는 공간이야. 일단, 손님으로 가장해 포장마차 안으로 들어가기로 해. 경찰인 게 티가 나면 안 되니, 형사들은 서로의 행색을 살폈어. 다들 집에 못 들어간 지 며칠째라 꾀죄죄해. 위장이 딱히 필요 없어. 그냥 옷만 갈아입으면 되겠어. 마침 그날이 장날이었잖아? 장터에서 주민들이 입을 법한 옷을 사서 갈아입었어. 그리고 소주를 사다가 옷에 막 뿌렸어. 그래야 술 한잔 마시고 또 술을 마시러 왔구나, 쉽게 생각할 테니까.

그렇게 모든 준비가 끝났어. 이제 김용원을 검거할 때야. 포장마차 양쪽 입구에 두 명씩 형사들을 배치했어. 그리고 손님으로 위장한 차 형사와 이 형사가 들어가기로 해. 두 사람이 포장마차 안으로 들어서니, 그곳엔 열 명가량의 손님들이 보여. 포장마차 주인아주머니는 칼로 파를 썰고 있어. 그 맞은편에서 김용원이 술을 마시고 있어. 인기척을 느낌 김용원이 두 사람을 쳐다봐. 차 형사와 이 형사는 연기를 시작해. 술에 취한 척 비틀거리면서. 그러자 두 형사를 취객이라 여긴 김용원이 고개를 돌려.

차 형사는 주머니 속 수갑을 쥔 채, 천천히 김용원의 뒤쪽으로 걸어갔어. 기회는 단 한 번뿐이야. 하나, 둘, 셋! 이 형사가 뒤에서 김용원의 목을 감싸 제압했어. 일명 '초크' 기술이야. 차 형사는 김용원이 허튼짓을 못하게 팔을 꽉 잡아. 그러자 밖에 있던 형사들도 일제히 안으로 들이닥쳤어. 손님들은 비명을 지르고 난리가 났어. 그렇게 한바탕 난리가 나고 얼마 후, 김용원 몸의 힘이 풀려. 호프집 여주인 살인사건 일주일 만에, 마침내 김용원 검거에 성공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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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어떤 그 희열, 환희를, 지금도 그냥 막 이렇게 올라오는데. 상상할 수가 없었어요 그 당시엔. 로또 1등 맞은 것만 것 높았는데. 김용원을 잡고 나서부터는 그 기분을 '아 얘를 어떻게 자백을 풀까' 이것만 생각이 들었죠."
-차상학 형사, 당시 청주 서부경찰서 근무

이제부터가 중요해. 김용원한테 자백을 받는 게 남았어. 지난 범행에 대해 입증하고, 무엇보다 윤지의 행방을 빨리 찾아야 해. 바로 김용원의 신문 조사가 시작돼.

▲ 살인의 이유

지금 김용원은 가장 최근 사건인, 호프집 살인사건에 대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생각하고 있을 거야. 지난 1994년 지 씨 살인사건, 3개월 전 동거녀 살인사건은 제보자로부터 입수한 정보잖아. 경찰은 모를 거라 생각할 거야. 마음은 급하지만, 하나씩 차근차근 풀어 나가야 해.

먼저 호프집 여주인 살인사건. 김용원은 이 사건에 대해 살해 혐의를 인정했어.

"국제전화를 하는데 와서 전화 끊으라고 하는 순간에 기분이 나빠서 그랬습니다."
-김용원

국제전화를 오래 쓴다고 여주인이 짜증을 내자, 기분이 나빠서 죽였다는 거야. 차 형사는 김용원에게 이 사건 외에 다른 추가 범행이 있냐고 물었어. 그러자 김용원은 예상한 대로 "없다"고 대답했어. 차 형사는 질문을 바꿔서 "혹시 다른 여자를 죽인 일이 있어요?"라고 물었어. 만약 떳떳하다면 "없다"라고 대답해야지. 그런데 김용원의 대답은 좀 달랐어.

"무슨 건인데요?"

김용원은 3개월 전 동거녀 살인 혐의를 부인했어. "저와 동거하던 여자인데, 집을 나가더니 지금까지 소식이 없다"고 잡아뗐어. 차 형사는 사건 당일 있었던 일을 차근차근 물었어. 그래도 한사코 모르쇠로 일관해. 형사가 "시신을 직접 본 제보자가 있다"고 하자, 김용원은 갑자기 입을 다물어. 차 형사는 그의 눈만 빤히 바라보고 있었어.

"내가 그때 그 눈빛을 보려고 한 이유가, 그 사건하고 전혀 상관이 없거나 했으면 걔가 놀랄 이유가 없는데, 내가 이 말을 딱 꺼냈을 때, 눈빛이 딱 거꾸러지는 거예요."
-차상학 형사, 당시 청주 서부경찰서 근무

김용원은 고개를 숙인 채 말이 없어. 그러다 한참 후에 입을 열어.

"제가 죽였습니다. 죄송합니다."

그가 밝힌 살해 이유는 이랬어. 동거녀와 함께 술을 마시다가 말다툼이 시작됐대. 그만하자고 말을 듣지 않아서, 짜증이 나서 죽였다고 해. 그의 진술 내용 중엔 충격적인 내용도 있었어. 죽인 후에 사체를 어떻게 했냐 물으니 이렇게 답했어.

"제가 죽였지만 진짜 사랑했지요. 술을 많이 마시고 꼭 안아주면서 잠을 잤어요. 싸늘하지만."
-김용원의 신문 조서 中

죽은 사람을 안고 잠을 잤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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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원이가 동거녀를 엄청나게 사랑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 여자를 자기가 우발적으로 목을 졸라 살해를 했지만, 바로 버릴 수 없고 그래서 자기가 옆에다 두고서 끌어안고서 계속 잠을 잤다는 거예요."
-차상학 형사, 당시 청주 서부경찰서 근무

그렇게 며칠을 함께 지내고, 한적한 야산에 암매장했대. 동거녀를 살해한 사실을 자백한 김용원은, 차 형사에게 한 가지 부탁을 했대. 중국에 있는 아내에게 전화 한 통 하게 해달라고. 이미 중국에서 결혼식을 올린 두 사람은, 한 달 후 한국에서도 결혼식을 할 예정이었대. 김용원은 아내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해.

"이제 나 잊고 살아. 그리고 당신, 좋은 사람 만나서 행복하게 잘 살아."

청주에서 벌어진 끔찍한 연쇄 살인은 바로 언론을 통해 알려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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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판지 10여분 만에, 부패된 시신이 이불에 싸인 채 드러납니다. 지난 3월 중순 39살 김 모 씨와 말다툼 끝에 살해된 내연녀 43살 성 모씨입니다. 피의자 김 씨는 살해한 성 씨의 시신을 자신의 방에 나흘 동안 방치했다가 6km가량 떨어진 야산에 암매장했습니다."
-당시 뉴스 보도 中

동거녀의 시신을 발굴하는 현장에서 김용원은 고개를 푹 숙인 채 눈물을 흘렸어.

"제가 옆에 김용원 팔짱을 끼고선 갔잖아요. 그런데 눈물을 흘리면서 현장에 가기 전에도 흘려야 되고 그 사체를 발견하기 전에도 흘려야 되는 거예요. 진짜 사랑하고 감정이 북받쳐 오른다면. 그런데 그게 아니었잖아요. 그 짧은 순간만 보였단 말이에요 눈물이."
-이찬호 형사, 당시 청주 서부경찰서 근무

"자기가 동정받기 위해서 그런 거지. 진짜 그 여자를 죽인 거에 죄책감이 들어서 울었다고는 생각이 안 드는 거죠. 그 당시에는 우리 형사뿐만 아니라, 방송국 카메라 기자들도 있고 여러 명 있었거든요. 어떻게 보면 악어의 눈물인 거죠."
-차상학 형사, 당시 청주 서부경찰서 근무

사람들은 이 사건을 '청주판 유영철 사건'이라 불렀어. 10개월간 스무 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희대의 연쇄살인범 유영철이 검거된 게, 김용원이 검거되기 1년 전이었거든. 당시 이 사건이 얼마나 충격적인 사건이었는지, 짐작이 되지? 그런데, 아직 끝난 게 아니야. 가장 중요한 게 남았어. 김용원과 함께 사라졌던 열세 살 아이, 윤지의 행방을 밝힐 차례야.

▲ 삼촌의 두 얼굴

하지만 김용원은 윤지에 대한 범죄 혐의를 모두 부인했어. 자기를 잘 따라서 사탕도 사주고 과자도 사주고 한 거래. 윤지의 실종에 대해 본인은 아는 게 없대. 차 형사는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추궁을 이어가. 그렇게 침묵하던 그는, 사흘째 되는 날 마침내 입을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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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입을 안 연 이유 중의 하나가, 일단 애가 미성년자잖아요. 그거를 쉽게 입을 열 거라고 저희도 생각 안 했던 거죠. 김용원도 마찬가지였고. 그러다가 나중에 이제 저희들이 아이를 암매장한 거라고 생각했고 그 부분을 추궁했더니, 나중에는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전모를 얘기하는 거죠. 애가 차에서 사탕도 사주고 뭐 하다가, 애하고 스킨십도 하다가 자기가 성폭행을 하고 나서 애가 울면서 아빠한테 이거 삼촌이 한 거 다 이른다고 하니까 그때서야, 미성년자이고 안 되겠다 싶었는지, 죽이고서 묻었다고 얘기하더라고요."
-차상학 형사, 당시 청주 서부경찰서 근무

더 화가 나는 건, 아이를 성폭행한 게 그날이 처음이 아니라는 거야. 윤지를 야산에 암매장하고 돌아온 김용원은, 최 씨와 함께 윤지를 찾아다니는 연극을 했어. 그리고 최 씨를 위로하며 함께 술을 마시기까지 한 거야.

"어린 학생이 김용원을 믿고 삼촌이라고 따랐는데, 윤지를 자기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성 노리개로 생각하고, 그리고 다시 아이를 죽이고 또 태연하게 암매장한 상태에서 그 아버지하고 같이 찾으러 다니고. 이거는 도저히 사람으로서 할 짓이 못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차상학 형사, 당시 청주 서부경찰서 근무

6월 14일, 윤지가 사라진 지 열흘째 되던 날. 다시 윤지를 만날 수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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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가지와 흙을 걷어내자 짧은 치마와 반팔을 입은 어린이의 모습이 드러납니다. 지난 5일 충북 진천에서 실종된 초등학교 5학년 최 모양입니다. 최 양은 두 명을 연쇄 살해한 39살 김 모 씨에게 희생된 세 번째 희생자입니다."
"김 씨는 최 양을 집에서 20km가량 떨어진 이곳으로 유괴해 살해한 뒤 암매장했습니다. 김 씨는 성폭행한 뒤 사실을 감추기 위해 최 양을 목 졸라 살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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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째 남매를 키웠던 할아버지는, 하얀 천에 싸인 손녀딸을 보고 통곡했습니다."
-당시 뉴스 보도 中

마을버스에서 내릴 때마다 "할아버지!" 하며 달려와 품에 안기던 귀여운 손녀딸. 이제 다시 볼 수 없어. 윤지가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던 목사님은, 끝내 차가운 시신으로 돌아온 윤지를 보며 오열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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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서 연락이 왔더라고요. 그래서 저보고 아이 신원을 좀 확인해 달라고. 거의 뭐 기절하다시피 했죠. 우리 공부방 선생님들, 또 저, 이렇게 의지하고 있었는데. 우리가 지켜주지 못했다, 그런 자책감이 굉장히 오랫동안 남았죠. 우리 아이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그 생각을 하면 지금도 가슴이 떨리고. 우리가 지켜주지 못했다…"
-고은영 목사, 당시 진천지역아동센터장

무엇보다 목사님을 괴롭힌 건, 윤지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이었다고 해. 사실 목사님은 이 불행한 사건을 막으려 노력했어. 윤지에게서 성범죄 흔적을 발견하고 신고했지만,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어. 넉넉지 못한 가정형편에도 늘 환한 미소를 잃지 않았던 천사 같은 아이. 미처 꽃망울도 틔우지 못한 아이를 그렇게 떠나보내고 말았어.

▲ 법의 심판

김용원은 3건의 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돼. 1994년 괴산에서 일어난 지 씨 살인사건은 혐의에서 제외됐어. 그 당시에도 증거가 없어서 밝히지 못했던 사건이야. 11년이 지난 후에 다시 단서를 찾는다는 게 힘든 일이었어. 차 형사는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교도소에 있는 김용원을 여러 차례 찾아갔어. 하지만 김용원은 지 씨 살인 혐의는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어.

그리고 시작된 1심 재판. 김용원의 변호인은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저지른 일이라고 피고인을 변호했어. 심신상실,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한 거야. 검사는 사소한 이유로 3명을 살해한 김용원에게 법정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어. 1심 재판부는 어떻게 판단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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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이 1989년경부터 약 16년여 동안 네 차례나 실형을 선고받아 11년 이상을 교도소에서 복역하였음에도 교화되지 아니하고 다시 이 사건 각 범행을 저지른 점, 다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이 존엄한 사람의 생명을 세 차례나 가볍게 여겨 앗아간 피고인의 행위, 범행의 동기, 목적, 방법, 결과의 중대성, 피해 감정, 범행 후의 정황 등을 고려한다면 피고인을 영원히 사회로부터 격리시키는 극형의 선고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하지 아니할 수 없다. 주문, 피고인을 사형에 처한다."
-1심 판결문 中

1심 재판부는 김용현에게 사형을 선고했어. 하지만 피고인 측은 바로 항소해. 심신장애를 인정하지 않은 사실을 바로잡아달라, 사형은 너무 무겁다, 부당하다는 이유야. 하지만 2심 재판부는, 1심 판결에 문제가 없다며 항소를 기각해. 이제 남은 건, 대법원의 판결뿐이야.

우리나라에서 가장 최근 사형 판결이 내려진 건 언제일까? 현재 마지막 사형수는, 2014년에 사형 확정 판결을 받은 임 병장 사건이야. 소초 안에서 총기를 난사하고 수류탄을 터뜨려 12명의 사상자를 낸 사건이야. 임 병장이 사형 확정 판결을 받은 지 10년이 넘게 흘렀어. 그 후 더 이상의 사형 판결은 나오지 않고 있어. 그만큼 사형 판결은 쉽게 내려지지 않는 거야.

그럼 김용원은 대법원에서 어떤 판결을 받았을까.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한다"라고 판결했어. 그렇게 김용원의 사형이 확정됐어.

가장 무거운 처벌이 내려졌다는 게, 피해자 유가족들에게 작은 위안이 될 수도 있어. 하지만 그럼에도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이 있어. 윤지의 유해는 윤지가 가장 좋아했던 곳에 뿌려졌어. 유일하게 윤지가 밝게 웃으며 뛰어놀았던 곳. 아동센터 앞마당에 그 유해를 뿌렸대. 그리고 한쪽에 이걸 만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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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가 쓰던 물건들, 윤지가 쓴 글, 학용품, 친구들이 보낸 손편지들을 상자에 담아 묻고 묘비를 세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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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은 지금도 묘비를 어루만지며 윤지를 떠올려. 그리고 "하늘에서는 행복하게 잘 지내. 미안하고, 사랑해"라고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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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의 추모비를) 이렇게 옆에 두면, 하루에도 몇십 명씩 윤지를 생각할 거 아니에요. 그래서 가까이 두고 싶었어요. 낡아서 치웠는데 그 윤지 무덤 앞에, 조그마한 그네가 하나 있었어요. 제가 마당에 들어서면, 그 그네가 삐그덕삐그덕 소리를 내요. 누가 타지도 않았는데. 그러면 제 마음에, 지금 윤지가 와서 그네를 타고 있구나… 항상 같이 있는 느낌이죠."
-고은영 목사, 당시 진천지역아동센터장

윤지의 묘비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어.

<윤지의 하늘정원>
우리의 꽃 윤지가 여기에 잠들다. 또 하나의 열매로 부활하기를 기도드린다.

지금 돌이켜 보면, 윤지의 죽음을 막을 수 있는 순간들이 있었어. 목사님은 아직도 21년 전 그날을 잊지 못하고, 여전히 후회와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고 계셔. 하지만 그럼에도 이번 인터뷰에 응한 이유, 또 다른 윤지가 생기지 않도록, 이 사건과 같은 비극을 막기 위해서야.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이 많이 있어. 그 아이들이 환하게 웃을 수 있도록 지켜주는 거, 그게 우리 어른들이 꼭 해야 할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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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야기를 들은 '오늘' 당신의 생각은?

강선애 기자  

(SBS연예뉴스 강선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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