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깔' 웃다보니 유아인 논란 잊었다…'하이파이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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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하이파이브' 스틸컷 /사진=NEW

영화 '하이파이브' 스틸컷 /사진=NEW

나에게 초능력이 생긴다면…. 어릴 적 한 번쯤 상상했던 일들이 스크린에 펼쳐진다.

영화 '하이파이브'가 영화 '승부'에 이어 이른바 '유아인 리스크'를 안고 개봉한다. 26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이 영화는 4년 만에 빛을 본다는 점이 아쉬울 만큼 유쾌, 통쾌했고 객석 곳곳에서 웃음이 빵빵 터져 나왔다.

이 영화는 '과속스캔들', '써니' 등을 연출한 강형철 감독의 신작으로 심장부터 폐, 신장, 간, 각막을 장기 이식받은 다섯 명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초능력이 생기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2021년에 촬영을 완료한 '하이파이브'는 후반 작업이 진행 중이던 2023년 2월, 출연 배우 유아인이 프로포폴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되면서 개봉 일정에 차질을 빚었다. 이후 약 4년간의 공백을 거쳐 오는 30일, 마침내 개봉을 확정했다.

유아인은 포스터나 예고편 등 공식 홍보물에 등장하지 않으며, 시사회나 인터뷰 등 홍보 활동에도 참여하지 않았으나 영화엔 분량 그대로 등장한다.

영화 '하이파이브' 스틸컷 /사진=NEW

영화 '하이파이브' 스틸컷 /사진=NEW

강형철 감독은 유아인과 관련해 "영화는 한 명의 영화가 아니다"라며 "굉장히 많은 분이 인생의 한때를 바치고 노력을 통해 빛나는 배우들이 즐거움을 드리는 영화"라고 강조했다.

이어 "배우들의 즐겁고 유쾌한 연기, 영화 자체의 즐거움이 불편함과 염려를 상쇄할 것이라 감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스윙키즈' 이후 7년 만에 영화를 선보이는 데 대해 강 감독은 "제가 만든 영화를 극장에 거는 게 영광스러운 일이라는 걸 잠시 잊고 있었다"며 "한국 영화가 점점 어려워지고 같은 날 개봉하는 영화도 있는데 스크린이란 마법 같은 공간에서 모두 건승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코미디 영화를 만들게 된 것에 대해 강 감독은 "운이 좋아 몇 편의 영화를 만들었는데 이번엔 뭘 만들까 고민하다 정체성이 '오락 영화'인 것을 만들고 싶었다"며 "이 영화의 정체성은 이렇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초능력보다 중요한 건 하이파이브 친구들과 악당을 물리치는 아버지의 사랑이라 생각했다"며 "현실에서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고 초능력보다 위대한 건 주변의 친구와 가족애가 아닐까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영화 '하이파이브' 스틸컷 /사진=NEW

영화 '하이파이브' 스틸컷 /사진=NEW

이재인은 심장을 이식받은 태권 소녀 '완서', 안재홍은 폐를 이식받은 작가 지망생 '지성', 라미란은 신장을 이식받은 프레시 매니저 '선녀', 김희원은 간을 이식받은 작업반장 '약선' 역을 맡았다. 각막을 이식받고 와이파이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기동' 역은 유아인이 연기했다. 오정세는 초능력 대신 부성애를 장착한 완서 아빠 종민 역을 맡아 현실 히어로 역할을 톡톡히 맡았다.

이 작품 속 액션의 중심엔 '태권 소녀' 이재인이 있다. 여기에 야쿠르트 카트 체이싱 장면이 더해지니 스릴을 자아낸다.

이재인은 태권도를 차근차근 배우며 선수 출신 캐릭터성을 살렸다. 그는 "액션이 많고 중요한 부분이라 화려한 액션으로 재미를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기초 체력을 기르고 태권도 자세 고증을 많이 해야겠다 싶더라"고 말했다.

이어 "코미디 연기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다. 박자에 대해 걸 배웠는데 마가 뜨거나 빨라질 때 느껴지는 재미를 촬영하면서 느끼고 배웠다"고 말했다.

영화 '하이파이브' 스틸컷 /사진=NEW

영화 '하이파이브' 스틸컷 /사진=NEW

웃음의 중심엔 안재홍과 유아인이 있다. 두 사람은 첫 만남부터 티격태격하다 '혐관' 관계로 발전하지만, 숨결(?)을 나누는 친구가 된다.

안재홍은 키스신에 대해 "대립하고 날을 세웠던 팀원들이 하나가 되는 장면이라 생각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대본에 리듬감이 잘 짜여 있어서 그 안에서 호흡하며 자연스럽게 재미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안재홍은 '응답하라 1988'에서 모자 관계를 맺었던 라미란과 하이파이브 동료로 재회했다. 그는 "역시 최고"라며 "라미란 선배님만이 가진 에너지를 느낄 수 있어서 행복하고 꿈 같은 시간이었다"고 답했다.

라미란은 "세월이 흘러 저도 여러 아들을 거쳐왔는데 이번 작품에선 제가 '미스'다"라며 "요쿠르트 아줌마가 아니라 프레시 매니저로 불러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첫사랑 같은 미모의 프레시 매니저 선녀 역을 연기한 데 대해 "저는 약간의 노출만 하면 되어서 괜찮았다"고 말했다.

손만 대면 사람들의 병을 낫게 하는 연기를 한 김희원은 "저는 손만 갖다 대면 되는 줄 알고 편할 줄 알았는데, 한 번 손을 데면 변화가 생겨 분장을 받고 지워야 하는 게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영화 '하이파이브' 스틸컷 /사진=NEW

영화 '하이파이브' 스틸컷 /사진=NEW

박진영은 신구와 2인 1역을 맡았다. 두 사람이 연기하는 캐릭터는 췌장을 이식받고 초능력을 얻게 된 사이비 교주 영춘이다.

박진영의 첫 등장은 상의 탈의한 모습이었다. 이 장면에 대해 "대본에 '짐승 같다'는 표현이 있었다"며 "멋있게 만들기보다 괴력이 생긴 인물이라 근육이 선명하게 보일 수 있도록 몸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몸을 크게 불리기보다 다이어트를 하면서 음식을 많이 줄였다"고 귀띔했다.

아울러 신구와 한 캐릭터를 연기한 소감에 대해 "감독님 부탁으로 신구 선생님께서 제 대사를 읽어주셨고 녹음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셨다"며 "어느 순간부터 말투와 목소리가 장착되어 현장에서 최대한 빼고 제가 가진 색과 중간 지점을 찾아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강 감독은 '하이파이브' 시리즈화에 대해 "처음에 이 영화를 생각할 때 프리퀄, 씨퀄이 있었는데 지금은 모르겠다"며 "관객들의 사랑이 있다면 앞으로의 일은 모르는 것"이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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