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김재중이 연예계 활동에 진심을 전했다.
김재중은 16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신사:악귀의 속삭임' 인터뷰에서 "외모로 인한 편견이 어릴 때부터 있었다는 걸 알고 있다"며 "그래서 더 노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재중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도, 연예계 활동을 하면서 재벌이나 화려한 설정이 아닌 명진의 현실적인 모습에서 마음이 갔다"며 "많은 사람들이 생각해주시는 모습에 반대되는 모습을 계속 고민했고, 지금도 그걸 찾고 있다"고 전했다.
'신사: 악귀의 속삭임'은 일본 고베 폐신사에 답사를 갔던 대학생 3명이 사라지고 박수무당 명진(김재중)이 사건을 파헤치며 기이한 악귀와 맞서는 샤머니즘 오컬트 호러 영화다. '658km, 요코의 여행'을 통해 제25회 상하이국제영화제에서 작품상, 여우주연상, 각본상까지 3관왕 수상, '#맨홀'로 제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와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초청을 받은 섬세한 연출력의 대가 구마키리 가즈요시 감독의 신작이다.
김재중은 특별한 능력을 지닌 박수무당 명진 역을 맡아 본격 샤머니즘 오컬트 호러 장르에 도전, 악귀와 대결을 펼치며 극의 중심을 이끄는 인물로 색다른 변신을 예고했다.
명진은 어느 날 계속해서 악몽을 꾸던 중 대학 후배 유미(공성하 분)의 전화를 받게 되고, 일본 고베로 향하게 되는 인물이다. 뭔가 씐 듯한 유미의 동료들을 찾기 위해 명진은 고베 폐신사를 찾고, 그곳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악귀와 마주하며 사건을 파헤치는 극의 핵심 캐릭터이다.
특히 이번 작품은 김재중이 2012년 개봉한 '자칼이 온다' 이후 14년 만에 선보이는 영화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김재중은 촬영 내내 고민했던 지점들을 솔직히 털어놓으면서 "좀 더 많이 찍을 수 있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싶었다"면서 특히 극 말미 빙의되는 클라이맥스 장면에 대해 "좀 더 기괴하고, 망가지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박수무당 설정을 연기하면서 "샤머니즘에 의존하진 않지만, 과거에 힘들었을 때 의정부에 있는 용하다는 분을 찾아간 적이 있다"며 "작두도 탔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효과는 전혀 없었다"고 웃으면서 "우리 작품 속 박수무당은 한국의 샤머니즘과는 다른 지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와 더불어 자신이 이끄는 매니지먼트사 인코드를 이끄는 마음가짐과 그룹 동방신기, JYJ 등의 활동에 대해서도 애둘러 전했다. 다음은 김재중과 일문일답.
▲ 14년 만에 새 영화다. 어떻게 봤을까.
= 오랜만에 찍었는데, 새로 도전하는 장르다. 기쁜 마음으로, 새로운 마음으로 임했다. 영화는 일본에서 개봉할 때 영화관에서 봤다. 생각보다 더 어둡더라. 다른 배우들의 연기를 못 봤는데, 전체를 보니 느낌이 남달랐다. 일본 영화에서는 잔인한 장면들이 많이 나와서 익숙한 분위기 속에 관람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비슷하게 '꺅', '에' 이런 반응이 많았다. 또 중간에 숨겨진 장치들이 있다 보니 '이게 뭐지?'하는 질문을 던져서 '몇 번 더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답해드렸다. 저 역시 찍으면서 그랬다. 그래서 감독님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 '왜 이래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스토리가 명확하게 해결이 안 된 상황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대화를 나누며 촬영하면서 명쾌하게 풀리는 지점들이 있었다. 대본도 3번 정도 바뀌었다. 처음에는 명진의 성격이 유쾌했다. 일반적인 한국인 청년 느낌이었는데 결국 굉장히 어둡고 담담한 인물로 바뀌었다. 그 지점도 감독님과의 대화 속에서 답을 얻었다. 악귀에 대한 해답 역시 저는 알고 찍고, 보니까 알 수 있었는데 처음 보는 관객들은 궁금함을 가질 순 있을 거 같다.
▲ 일본 감독과의 소통은 어땠나.
= 한국 감독님들과 다른 지점이 있긴 했다. 한국 감독님들은 디테일한 부분 때문에 다시 찍자고 하는 분들이 많은데, 일본은 짧게 갔다. 이게 일본 감독님의 성향인가 싶은 게, 제가 신인 때 일본 드라마를 찍을 때도 6명이 같이 찍는 걸 원테이크로 끝냈다. 6명 중 1명이 대사를 절어도 그 배우가 손해인 거다. 그게 일본과 한국의 차이라 생각했는데, 이번엔 영화니까 '어떨까' 싶었는데 바로 가시더라. 두 사람이 어색한 분위기에서 만나는 장면이 있었는데, 리허설 영상을 그대로 쓰시더라. '한 번 더 하면 이 어색함이 사라질 거 같다'고 하셨다. '이 공기가 좋다'고 하셔서 깜짝 놀라긴 했다.
▲ 오랜만에 내놓는 영화인데, 어떻게 출연하게 됐을까.
= 한일 합작이다. 일본인 감독님, 스태프, 일본 올로케이션인데 한국에서 제작, 배급하는 영화다. 이 부분에 대한 차별화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시나리오는 일본에서 썼지만, 한국 배우들이 출연하는 영화다 보니 각색과 뉘앙스가 달라지지 않나. 처음에는 명진의 쾌활하다 어두워지는 갭이 재밌어 보여서 선택했는데, 수정되면서 그 부분이 수정되긴 했다.(웃음) 저는 연예계에서 활동하면서 극단적으로 잘생긴, 재벌집 이런 캐릭터가 부담스러웠다. 명진은 현실에 딱 맞는 인물 같았다. 잘 섞여 사는 거 같은데 아픔이 있고, 그게 일반적이지 않고, 본인도 몰랐던 거다. 몰랐던 종교, 몰랐던 샤머니즘 속에 숨겨져 있던 무언가에 이용당한 적이 있는 거다. 수정되면서 그 컬러가 살짝 빠졌다. 그렇지만 영화 전체로 봤을 땐 명진이가 등장했을 때부터 후반부까지 갈 때에 그 분위기를 유지했기에 극명하게 폭발하는 사건, 결말이 보여지지 않았나 싶다. 한국의 샤머니즘 속에 다크한 히어로를 그리고 싶으셨던 게 감독님의 의도였던 거 같다. 우리가 알고 있는 오색의 알록달록한 박수무당이 아닌 정장에 구두를 신고 다니는 샤머니즘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으셨던 게 아닌가 싶다.
▲ 악귀에 빙의돼 섬뜩한 연기를 선보이기도 한다. 완급 조절에 대한 고민도 많았을 거 같다.
= 대본엔 나와 있지 않은데, 저는 3번 정도 빙의가 있었다는 설정으로 연기했다. 마지막에 대본에 눈물을 흘린다고 써 있지 않았지만, 제가 눈물이 나왔던 건 악귀를 퇴치하는 무당조차 그걸 막지 못한다는 분노가 컸던 거 같다. 선이라는 감정보다 내 안에 숨어있는 악이 크다는 걸 인정하는 순간 눈물이 나왔다. 엔딩이 좀 더 호흡을 길게 가져가고 싶었다. 더 더럽고, 기괴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저는 감독님이 설정한 미장센 안에 명진의 이미지가 게걸스럽고, 기이하길 바랐는데, 깨끗한 모습부터 최악의 모습까지 짧은 시간 안에 담아내는 것이 고민됐다. 개인적으로 더 게걸스럽게 하길 바랐는데 거기까지 못 간 게 아쉬웠다.
▲ 대부분 감독님의 디렉션에 설득당하고, 받아들인 느낌인데 그럼에도 꼭 지키고 싶었던 지점이 있었다면?
= 테이크를 더 가고 싶다는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었을 뿐이지, 그 외엔 다 괜찮았다. 감독님이 선택한 장소, 미장센들은 정말 훌륭했다. 실제로 현장에서도 계속 으슬으슬했다. 이게 영상에 담기니 더 좋은 느낌이 들었다.
▲ 샤머니즘을 믿는 편인가.
= '안 믿는다' 하지만, 믿는 거 같다. 나도 모르게 사주 보러 다니고, 점 보러 가고 한다. 용하다는 곳에 가서, 의정부까지 갔다. 작두까지 탔다. 굉장히 힘들었을 때였다. 비용도 비쌌다. 1000만원이 최소였다. 그런데 간절하니까, 힘을 빌리게 되더라. 정말 과거를 잘 맞췄다.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나오는 게 아니라 정말 저만 아는 것들을 맞췄다. 그렇지만 미래는 못 맞췄다. 결과적으로 효과가 없었다.
▲ 공성하와 호흡은 어땠나.
= 이전부터 연기를 봐서 같은 프레임 안에서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실제로도 온화하고 이런 모습이었는데, 막상 촬영을 시작하니 달라지더라. 저희가 다 있는데 음성 없이 '흐흐' 웃고, 표정도 무섭고, 몰입하고 집중하는 모습이 대단했다. 멋있었다.
▲ 극 중 파격적인 이미지가 여럿 등장하는데, 아이돌로서 마음에 걸리지 않았나.
= 절대 그렇지 않다. 생각해주시는 모습에 반대되는 모습을 계속 고민했고, 그걸 찾고 있다. 예능 역시 팬들에게 좀 더 가까이 가고 싶은 마음에서 여럿 하려고 하고. '그것까지 하지 말아 주세요' 이렇게 요청하지 않는 한, 저는 다 말하고, 다 한다. 저도 제 회사지만 '거기까지는'이라고 하지만, 제가 먼저 그러지 않는다. 이번에 영화도 제가 19세였다면 전 더 갔을 거다.
▲ 데뷔부터 톱스타라 인간 김재중으로서 느끼는 답답함 때문이었을까.
= 답답함을 풀려고 그러는 건 연기다. 그냥 제 모습, 그런 성격이다. 지방에서 큰 모습 그대로다. 오히려 외모에서 풍기는 편견이 있었다. 저 10대 때는 '왜 저래?', '입술이 왜 이렇게 빨갛고 하얗냐' 이렇게 욕도 많이 먹고. 그래서 친해지려 오히려 다분히 노력했다. 말도 많이 걸고. 그래서 더 친화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 외모에서 핸디캡을 느낀 건가.
= 지금까지 오랫동안 좋아해주시는 팬들을 위해 말씀드리자면 좋은 게 더 많았다. 그런데 연예인으로 봤을 때, 혹은 인간 김재중으로 봤을 때에는 '당신은 더 노력해야 한다'는 숙제를 남겨주신 거 같다. 그래서 고민도 많이 하고. 살면서 계속 노력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들이 많았다.
▲ 연기 활동에 대한 복귀도 오랜만이다.
= 저는 계속 도전해왔고, 관대하게 그런 부분을 열어두고 살아왔다. 하지만 일정상 안 되는 부분들이 있는데, 이번엔 제작 기간이나 일정 조율이 잘 됐다. 모든 게 다 잘 맞아떨어졌다. 거기에 제가 오컬트를 정말 해보고 싶었다.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촬영 중에도 끝나고, 촬영 끝나고도 아팠다. 폐 기능이 극단적으로 안 좋아지는 거 같았다. 촬영한 기간보다, 반년 이상 후유증이 있는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우리 시즌2 안 찍냐'라고 했다. 명진에게 해소되지 않은 부분을 보여줄 수 있는 시즌2가 나오길 바라봤다.
▲ 그렇게 힘들면 귀신을 본다거나, 헛것이 들린다거나 한다던데 그런 경험은 없었나.
= 저는 멘탈이 건강한 사람이라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지 안다. 의정부 찾아갔을 때 이후로는 잘 붙잡고 산다. 가위도 데뷔 전에 눌리고, 그 후론 한 번도 없다. 물론 사주는 봤다. 십수 번은 봤다.(웃음) 사람이 긍정적인 미래는 듣고 싶지 않나. 그땐 간다. 전 어릴 때 입양이 돼 생일도 2개, 이름도 2개다. 사주를 보는 방식이 어떨지 모르겠는데, 태어난 날짜로 해야 하는지, 살고 있는 호적으로 봐야 하는지 헷갈려서 기분에 따라 둘 다 본다. 좀 많이 달라서, 좋은 건 듣고, 나쁜 건 조심하자 한다.
▲ 영화 준비를 하면서는 안 봤나.
= 그게 힘들었다. 우리나라 무당의 일상이나 이런 건 다큐멘터리도 많고 참고할 건 많았는데, 그들이 전통적으로 하는 것들이 시나리오에는 나와 있지 않았다. 판타지적인 요소도 있어서 '이건 하면 한국에서 논란이 될 거 같다'고 감독님께 말씀드리기도 했다. 불경에서 외는 불경을 박수무당에 적용하는 지점도 있고. 그런데 감독님이 '나를 믿고 해달라'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감독님을 믿고 했다.
▲ 가수이자 연기자로 활동하면서 후배 그룹까지 제작하고 있다.
= 굉장히 힘든 결정이었다. 타인의 꿈을 지원한다는 게 쉽지 않은 거고,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고난도 많고, 지금도 고난의 행진 중이다. 제가 업계에서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제가 갖고 있는 마인드, 멘탈, 육체로 할 수 없는 범위가 무한하다고 생각해왔다. 그리고 그런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친구들이 많을 거 같고. 울타리 하나만 바뀌어도 뭔가 힘이 돼 줄 수 있는 입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하게 됐다.
▲ 그래도 지금의 K팝에 이정표를 남기지 않았나.
= 오솔길 하나는 뚫었다. 이 정도로 생각한다.(웃음)
▲ '왜 이렇게 따라오지 못하나' 생각이 들 땐 없나. 워낙 열심히, 많은 업적을 이뤄왔으니까.
= 그렇게 생각한다면 제가 오만한 거 같다.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성장시켜야 할지에 대해서 시야가 다를 거 같은데, 아이들을 바로 옆에서 보는 입장에서 다를 거 같다'는 말을 저희 회사 본부장님도 말씀하시더라. 그런데 전 '아니다'고 했다. 지금 아이들이 더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 제작사 대표이자 개인 활동뿐 아니라 과거를 그리워하는 팬들의 완전체에 대한 염원도 여전히 존재한다.
= 재결합이나 이런 건 민감하다. 저만이 아니라 그들의 의견도 중요한 거고. 혼자의 마음뿐 아니라 주변의 환경, 인프라에 대한 것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민감한 부분이다.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본다. '마음만으로 될까' 싶은 거다. 저도 어릴 때 좋아했던 아이돌 선배님들을 보며 '완전체 보고 싶은데' 라고 팬 입장에서 그럴 수 있지만, 각자의 사정이 다들 있는 거다. 명절 때 저희는 대가족이라 부모님 입장에선 똑같은 자식인데 '왜 안 와' 할 수 있는 거다. 하지만 자식들은 다 가족이 있고, 새로운 환경이 있어서 함께하지 못하는 이유와 사정이 있다.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 가족이 많은데, 본인의 가족을 만들고 싶다는 계획은 없을까.
=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상황이니, 지금 저의 가족을 만드는 여유는 전혀 없는 거 같다. 너무 아쉽게도.(웃음)
▲ 영화의 흥행에 대해서는 기대하는 지점이 있을 거 같다.
= 내일 개봉인데, 한 번 더 봐야겠다. 아무래도 일본 감독님과의 협업이다 보니 이런 부분에 대한 기대감도 있을 거 같다. 익숙함이 아닌 것들에 대한 것들을 느끼시면 더 좋을 거 같다. 그렇게 익숙하지 않은 것에서 궁금증을 유발하고, 그걸 해석하는 재미가 있을 거 같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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