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세상을 움직이는 '편집 가능한 반도체'

4 days ago 7

김혁 AMD 아시아태평양(APAC) 적응형·임베디드 컴퓨팅 그룹(AECG) 테크 리드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 컴퓨터, 자동차, 통신장비에는 수많은 반도체가 들어 있다. 대부분 사람은 반도체를 한 번 만들어지면 기능을 바꿀 수 없는 하드웨어로 생각한다. 실제로 일반적인 반도체는 설계가 끝나고 공장에서 생산된 후에는 동작 방식을 변경하기 어렵다. 만약 설계 오류가 발견되거나 새로운 기능이 필요해지면 다시 설계하고 다시 생산해야 하며, 이 과정에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반도체 세계에는 조금 특별한 존재가 있다. 필요할 때마다 기능을 수정하고 새로운 역할을 부여할 수 있는 반도체, FPGA(Field Programmable Gate Array)다. FPGA의 가장 큰 특징은 제조가 끝난 이후에도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으로 다시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 반도체가 돌에 새긴 글씨와 같다면 FPGA는 필요에 따라 지우고 다시 쓸 수 있는 찰흙과도 같다. 이러한 유연성 덕분에 FPGA는 지난 수십 년 다양한 산업에서 꾸준히 활용됐다. 특히 새로운 반도체를 개발할 때 FPGA는 일종의 '실험 무대'가 된다. 실제 칩이 생산되기 전에 FPGA 에 설계 내용을 구현해 기능을 검증하고 운영체제와 응용 프로그램을 실행해 보면서 문제점을 미리 발견할 수 있다. FPGA는 단품 가격만 보면 전용 반도체(ASIC)보다 비싸다. 그러나 FPGA는 제품 개발 단계뿐만 아니라 시장에 출시된 이후에도 기능 추가나 오류 수정이 가능하다는 큰 장점이 있다. 이러한 유연성을 활용하면 시장이 요구하는 제품을 더 빠르게 출시, 시장 선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출시 후에도 지속적인 성능 개선과 기능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재설계 비용을 줄일 수 있어, 비용과 사업 위험을 크게 낮추는 데 기여한다. 이러한 장점은 특히 이동통신 산업에서 큰 가치를 발휘했다. 삐삐와 씨티폰을 거쳐 코드분할 다중접속(CDMA), 3G, LTE, 5G로 발전하는 동안 통신 기술은 끊임없이 변화했다. 표준은 계속 수정되었고, 장비 제조업체들은 완전히 확정되지 않은 기술을 바탕으로 제품을 개발해야 했다. FPGA는 이러한 불확실성을 흡수하는 완충 장치 역할을 했다. 기지국과 통신장비에서 새로운 규격을 시험하고, 문제가 발견되면 수정하며, 표준이 바뀌면 다시 적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항공우주와 방위산업 분야에서도 FPGA는 중요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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