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모두의창업, 숫자채우기로 가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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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벤처기업부가 역점 추진하는 '모두의창업' 프로젝트에 돈을 받고 지원자를 대거 모집해 주는 브로커 영업이 활개를 치고 있다는 본지 취재 내용은 충격적이다. 일부 대학 창업지원단 등 운영·멘토기관이 수백만원을 주고 업체에 의뢰하면, 업체는 인공지능(AI)을 돌려 사업계획서를 찍어내듯 만들어 무더기 지원을 완료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기형적 활동이 단순히 업계의 일탈을 넘어, 정부 주관 사업의 관행적 요구에 부합하고자 하는 현상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게 만드는 점이다. 정부 부처 입장에서는 당장 얼마나 많은 개인과 팀이 이 국책 프로젝트에 참여했는지, 이른바 '흥행 실적'을 대내외에 보여주고 싶어 하는 공무원 조직 특유의 숫자 채우기 욕구가 기저에 깔려 있을 수 있다. 무엇보다 핵심은 운영을 맡은 대학의 뼈아픈 도덕적 해이다. 이들은 창업 생태계의 최전선에서 지원자의 진짜 가능성과 사업성을 1차적으로 검증해야 할 막중한 역할이 있다. 그러나 현실은 이 본연의 역할은 내팽개친 채, 오로지 지원자 수에 비례하여 떨어지는 알량한 운영비 챙기기에 바쁜 모습이다. 예산 축소로 부족해진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이는 사업의 성패를 떠나 현재 우리 창업 지원 사업의 질적 현주소가 얼마나 처참한지 말해주는 것 같아 씁쓸하기 짝이 없다. 물론 수많은 지원자를 일일이, 그리고 완벽하게 검증하는 것은 행정력의 한계상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브로커를 동원해 조직적으로 지원자를 모으고 대행하는 행태는 반드시, 그리고 철저하게 근절하는 게 맞다. 가짜 지원자 양산은 정작 지원이 절실한 유망 혁신 창업도전자의 소중한 기회를 박탈하고 예산을 낭비하는 중대한 해악이기 때문이다. 중기부는 단계별 선발 구조라 직접 발표를 거치며 옥석이 가려진다고 안일하게 해명할 때가 아니다. 브로커들은 이미 1라운드를 넘어 2라운드 진출자를 겨냥한 서비스까지 오픈을 준비하며 교묘하게 진화하고 있다. 설령 모두의창업 전체 참여 규모가 눈에 띄게 줄어든다손 치더라도, 기형적인 지원자 부풀리기 관행은 반드시 도려내야 한다. 예전의 팁스(TIPS) 사태처럼 정부 예산이 브로커들 배만 불리는 '눈먼 돈 프로젝트'로 전락하는 일이 없도록 세밀한 검증과 투명한 절차 확인이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모두의창업은 우리나라가 혁신아이디어에 기반한 창업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질적 변화를 꾀하는 도전적 정부 사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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