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잠실] ⑮'투수 천국·타자 지옥' 잠실벌을 수놓은 기록들(끝)

1 month ago 19

좌우 100m·중앙 125m에 맞바람까지…44년간 홈런을 막아온 펜스사이클링 히트 7번·장내 홈런 22개…역설적으로 '넓어서 열린 문' 이미지 확대 2015년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순간의 두산 마야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잘 맞은 타구가 외야수 글러브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장면에 타자는 헬멧을 벗었고, 투수는 마운드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잠실야구장은 지난 44년간 그런 곳이었다. 좌우 100m, 중앙 125m, 펜스 높이 2.6m로 국내에서 가장 넓은 외야를 품은 이 구장에는 일찌감치 '투수 천국, 타자 지옥'이라는 별명이 따라붙었다. 게다가 지리적 특성 때문에 맞바람이 치는 날이 많아 홈런은 더더욱 치기 힘들다. 잠실의 위압감은 숫자로 증명할 수 있다. 44년 동안 이 구장에서 통산 100홈런을 넘긴 타자는 단 세 명뿐이다. 두산 베어스 프랜차이즈 스타 김동주(131개)가 역대 최다 기록을 보유한 가운데 9월 7일 기준 현역 선수인 김현수(120개)와 김재환(115개)이 전부다. 이미지 확대 잠실 최다 홈런(131개) 기록을 보유한 두산 김동주 [연합뉴스 자료사진] 잠실구장을 호령했던 홈런왕 타이론 우즈조차 잠실 홈런은 90개로 100개를 넘기지 못한 4위였다. 오죽했으면 LG 트윈스는 2009년과 2010년 팀 홈런을 늘리기 위해 외야에 간이 펜스, 이른바 '엑스(X) 존'을 설치하기도 했다. 구장을 이길 수 없으니 펜스를 앞으로 당긴 것이다. 잠실의 성격을 이보다 더 잘 보여주는 장면은 없다. OB-두산 프랜차이즈가 김상호(1995년·25개), 우즈(1998년·42개), 김재환(2018년·44개) 3명의 홈런왕을 배출한 것과 달리 MBC-LG 프랜차이즈는 2025년까지 한 번도 홈런왕을 내지 못했다. 반대로 투수들에게 잠실은 축복이었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쓴 두산과 LG는 각각 4번씩 다승왕을 배출했다. 이미지 확대 1994년과 1995년 2년 연속 다승왕에 오른 LG 이상훈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상훈(LG)이 1994년 18승과 1995년 20승으로 2년 연속 다승왕을 차지했고, '노송' 김용수는 만 38세인 1998년 18승으로 최고령 다승왕이 됐다. 그리고 케이시 켈리는 2022년 16승으로 LG 구단 역사상 최초의 외국인 다승왕에 이름을 올렸다. 두산은 4번의 다승왕 모두 외국인 투수가 차지했다. 게리 레스가 2004년 17승으로 순위표 꼭대기에 이름을 올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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