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박훈상]건배사로 끝나선 안 될… “우리는 식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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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훈상 정치부 차장 식탁보가 깔리지 않은 낡은 나무 테이블과 딱딱한 플라스틱 의자. 24일(현지 시간) 오후 미국 샌프란시스코 부둣가 식당 ‘더 램프(The Ramp)’를 찾았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들이었다. 바닷바람에 파라솔이 날아가지 않도록 고정해 둔 흰색 모래주머니들도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이 식당의 이름은 보트를 바닷가에 띄우기 위한 경사로(Ramp)에서 따왔다. 이재명 대통령과 모두 합치면 기업가치 ‘2경 원’ 규모의 글로벌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과 국내 대기업 총수들이 이곳에서 저녁을 먹는 장면이 머릿속에 잘 그려지지 않았다. 2시간 뒤 이 투박한 노포에 얼굴만 보면 알 만한 이들이 모두 둘러앉았다. 술안주로는 피시앤드칩스와 미니버거, 크랩케이크(게살 완자 모양 튀김) 그리고 새벽일을 마치고 항구로 돌아온 어부들이 몸을 녹이기 위해 찾던 서민 음식 클램차우더(조개 수프)가 나왔다. 술은 미국을 상징하는 버드와이저 병맥주였다. 치킨을 안주로 생맥주잔을 부딪쳤던 ‘깐부 회동’의 미국식 버전이 노포에서 펼쳐졌다. 노포가 주는 편안한 매력 덕분인지 이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버거를 마지막으로 먹은 것은 언제인지, 술값은 누가 낼 것인지 등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 하이라이트는 이 대통령이 즉석에서 제안한 건배사 “우리는 식구다”였다. 이 대통령이 “우리는” 하고 선창하자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등이 “식구다”를 외치며 맥주병을 부딪쳤다. 청와대는 올해 4월 인도, 베트남 순방 때부터 삼성, SK, 현대차 등과 반도체, 정보기술(AI) 빅테크 기업을 한자리에 모으는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을 기획했다. 당시 순방에 동행했던 이재용 회장도 반도체, 글로벌 빅테크 기업 간 파트너십이 중요하기에 흔쾌히 동의했다고 한다. AI 업계의 대표적 ‘앙숙’으로 불리는 샘 올트먼(오픈AI), 다리오 아모데이(앤스로픽) CEO를 한자리에 불러 모으기 위해 한국의 경쟁 기업 ‘삼전닉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힘을 합쳤다. 이날 저녁 자리가 건배사로 끝나선 안 될 일이다. 삼성전자와 SK그룹은 AI 서밋을 계기로 총 9500억 달러(약 1366조 원) 규모의 대규모 협력을 맺었다. 하지만 한국 코스피에선 사상 초유의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주식 매매 일시 정지)까지 발동되면서 패닉에 빠졌다. 일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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