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에서 갤럭시S25 기본형과 울트라 모델 판매가를 최대 28만원 낮춘 가격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한국 판매가와 비교할 경우 모델에 따라 20만원 가까이 더 저렴할 정도다. 미국 정부가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 관세를 유예했지만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큰 만큼 미리 제품을 사두려는 수요를 공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미국 현지 삼성닷컴에 따르면 갤럭시S25 기본형 모델(128GB)은 현재 719달러(약 102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별도 조건 없이 799달러(약 114만원)였던 기존 판매가에서 80달러(약 11만원)를 낮춘 것이다. 저장공간 256GB 모델 판매가도 마찬가지로 80달러 인하한 779달러(약 111만원)다.
갤럭시S25 울트라는 모든 모델을 통틀어 판매가를 200달러(약 28만원) 낮췄다. 256GB 모델은 1299달러(약 185만원)에서 1099달러(약 156만원)로, 512GB 모델은 1419달러(약 202만원)에서 1219달러(약 173만원)로 인하했다. 최상급인 1TB 모델의 경우 판매가 1459달러(약 207만원)로 역시 200달러 인하된 가격에 판매 중이다.
국내 판매가와 비교하면 우리 돈을 기준으로 최대 18만원 더 저렴하다. 갤럭시S25 기본형은 삼성닷컴 기준 128GB 115만5000원, 256GB 129만8000원에 판매된다. 갤럭시S25 울트라는 256GB가 169만8400원, 512GB가 184만1400원이다. 1TB 모델 판매가는 212만7400원에 이른다.
갤럭시S25 플러스의 경우 가격 변동 없이 현지에서 999달러(256GB)에 판매 중인데 현재 같은 판매가로 저장공간이 2배 더 큰 기기를 지급하는 더블스토리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또 중고 갤럭시 트레이드인(보상판매)을 이용하면 기본형은 최대 500달러(약 71만원), 플러스와 울트라는 630달러(약 90만원)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도록 했다.
삼성전자가 가격을 인하하면서 미국 정부의 관세 발표 전 스마트폰을 미리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을 공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상황. 미국 정부는 최근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을 대상으로 한 관세를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관세 폭탄'이 발표됐을 때만 해도 미국 소비자들은 제품 가격 폭등 우려로 '패닉 바잉'(불안감에 의한 사재기)에 나섰다. 특히 145%에 이르는 관세를 맞은 중국에서 아이폰 대다수를 생산하는 데다 미국 시장 판매량이 높은 애플의 타격이 우려됐지만 삼성전자도 유탄을 피할 수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관련 업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엔 별도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언급하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 사이 기존 관세율을 토대로 한 각종 스마트폰 예상 가격 등에 관한 추측이 쏟아지기도 했다.
컨설팅 업체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스의 최고경영자(CEO) 겸 수석 애널리스트인 벤 바자린은 미국 인터넷매체 복스(Vox)를 통해 "모든 것이 현재와 같은 방향으로 진행된다면 일부 상품의 품귀 현상과 가격 인상을 야기할 수 있다"면서도 "현재로서는 이 모든 것을 알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