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대 정몽구미래의학관 개관, 민간 주도 백신 개발 플랫폼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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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6.17 13:37 수정2025.06.17 13:37

국내 감염병 대응 패러다임을 바꿀 민간 인프라가 구축됐다. 고려대 메디사이언스파크 '정몽구 미래의학관'이 공식적으로 문을 열면서다.

고려대 의대는 지난 16일 정몽구 미래의학관 준공식을 열고 미래 감염병 대응을 위한 융합형 연구기지 가동을 시작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김재호 고려중앙학원 이사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고려대 김동원 총장, 윤을식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승명호 교우회장 등이 참석했다.

정몽구 미래의학관은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명예회장이 신종 감염병 연구와 백신 개발을 위해 고려대에 100억 원을 기부하며 시작됐다. 미래 감염병 대응 역량을 민간 주도로 끌어올리기 위한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정몽구 미래의학관의 핵심 시설인 '고려대 의대 백신혁신센터'는 백신 개발 전 과정을 포괄할 최첨단 연구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대규모 생물안전 3등급(BL3) 동물실험이 가능한 ABL3 시설을 포함해 IVIS 광학영상시스템, 고속 세포 분석 장비, G3 로봇 워크스테이션 등을 갖췄다.
임상시험 검체 분석의 품질을 인증하는 GCLP 수준의 분석 시설도 구축했다.

센터는 미국 제약사 모더나와 함께 mRNA 플랫폼 기반 한타바이러스 백신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차기 팬데믹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바이러스엑스로 한타바이러스를 지목했다. 이 바이러스는 고(故) 이호왕 고려대 명예교수가 세계 처음으로 발견한 뒤 백신(한타박스)까지 개발했다. 고대 연구진이 2027년 임상 1상시험 완료를 목표로 연구 속도를 높이고 있다.

고려대의료원은 백신혁신센터를 감염병 백신 연구개발 중심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정몽구 미래의학관은 바이오·의료 융합 혁신의 허브가 될 것이란 평가다. 의대, 안암, 구로, 안산병원 교수는 물론 의학, 바이러스학, 면역학, 역학, 통계학 등 국내외 전문가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를 꾸릴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정몽구 미래의학관이 대한민국 백신 주권을 확보하고 세계 보건 위기에 주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핵심 거점이 되길 바란다"며 "정몽구 미래의학관이 인류 모두에게 희망을 안겨드릴 수 있게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했다.

김재호 고려중앙학원 이사장은 "정몽구 명예회장이 팬데믹 극복과 국민 건강 회복에 기여해 달라는 뜻으로 큰 애정과 지원을 보였기에 백신 연구에 최적화 정몽구 미래의학관을 꾸릴 수 있었다"며 "정몽구 미래의학관이 대한민국 의학발전에 기여하고 글로벌 백신 연구를 선도하는 무대가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고려대는 정몽구 미래의학관 개관을 시작으로 메디사이언스파크를 글로벌 첨단 융합 연구 콤플렉스로 성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메디사이언스파크엔 셀랩메드의 GMP 제조시설, 건강보험 빅데이터 활용 '빅데이터 분석센터', 의료기술 스타트업을 위한 '의료기술지주 공유오피스' 등이 입주했다.

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해외에서 코로나 재유행 조짐이 보도되는 상황에 백신혁신센터가 본격적인 연구 개발에 나서게 된 것은 뜻깊다"고 했다. 윤을식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지속 가능한 백신 개발 플랫폼을 고도화해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국산 백신을 반드시 개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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