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회용컵·AI·드론·주민 참여…추억의 강촌, 도시재생 무대로
이미지 확대
[연합뉴스 자료사진]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개천절(10월 3일) 첫선을 보이는 '2025 춘천연합마라톤'이 친환경(ESG) 운영과 첨단 ICT 안전 시스템, 주민 주도 도시재생 모델을 결합해 '달리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실험'을 시도한다.
옛 대학생 MT 성지였던 강촌 북한강변을 무대로 기록과 풍경, 지역의 내일을 함께 달리는 대회로 진행한다.
◇ 추억의 강촌…도시재생 무대로 변신
강촌은 1980∼90년대 대학생들의 MT 성지였다.
그러나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과 도로 외곽 이전으로 상권 침체가 본격화됐고, 마을은 공동화됐다.
이번 마라톤은 단발성 이벤트를 넘어 지역 재생 프로젝트로 추진된다.
마을 전체를 컨벤션 공간처럼 활용하는 '타운 MICE' 개념을 도입해 숙박·식음료·교통을 지역 자원과 연결했다.
이미지 확대
[주관사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주민들도 안전과 운영에 힘을 보탠다.
자율방범대와 이장단, 청년 자원봉사자들이 교통 안내와 응원단으로 참여하고, 창촌중·남산초 서천분교 운동장은 임시 주차장으로 개방됐다.
엘리시안 강촌은 참가자를 위한 특별 숙박 패키지를 마련했다.
지역이 직접 운영을 책임지는 구조가 안전 확보에도 긍정적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 종이컵 대신 다회용컵 1만2천개…ESG 선언에서 실천으로
대회 현장은 친환경 운영으로도 주목받는다.
종이컵 대신 다회용컵 1만2천개를 투입해 반환점과 전 급수대에 리턴 스테이션을 설치, 회수율 95%를 목표로 한다.
이미지 확대
[주관사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회수된 컵은 살균 세척 후 재사용한다.
표준 종이컵 무게로 계산하면 약 140~200㎏의 폐기물 감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주관사는 대회 종료 후 실제 데이터를 공개해 개선 목표에 반영한다.
대회를 마치고도 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거리 청소를 통해 친환경 축제로 만들려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김민규 춘천육상경기연맹 회장은 "마라톤대회가 많지만, 참가자 안전과 친환경을 동시에 고려한 운영은 드물다"며 "경기 운영은 물론 급수 운영부터 안전 관리까지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 AI·드론·데이터…'안전 최우선' 스마트 마라톤
이번 대회 운영의 핵심은 안전이다.
이미지 확대
[주관사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주관사 더픽트는 무인드론 기반 실시간 데이터 수집, 고정밀 3D 지형 스캔, AI 군중분산 알고리즘을 통해 코스 전 구간을 모니터링한다.
병목 구간과 급수대 밀집은 사전 분산하고, 돌발 상황 발생 시 드론이 즉각 확인·전파한다.
특히 군중 안전은 과거 대형 집회·행사에서 문제가 됐던 밀집 사고 방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주관사는 "한 명의 안전도 놓치지 않겠다"는 방침 아래 코스 설계부터 비상동선 확보, 의료 지원 체계까지 세밀하게 준비하고 있다.
교통·주차 문제도 안전과 직결된다.
이미지 확대
[주관사`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티맵모빌리티의 이동 패턴 데이터를 활용해 예상 교통량과 주차 수요를 사전에 분석하고, 혼잡 구간을 분산시킨다.
이는 단순한 편의 제공을 넘어 교통 혼잡으로 인한 안전사고 예방까지 고려한 조치다.
출발·결승 지점과 포토스폿에는 LED 인터랙티브 연출이 적용돼 안내성과 가시성을 높였다.
◇ 기록·풍경·나눔이 만나는 코스
코스는 안전성과 기록, 풍경을 모두 담았다.
하프(21㎞), 10㎞, 5㎞ 세 종목으로 구성되며, 평탄한 강변길과 완만한 마을 구간이 조화를 이룬다.
굴곡이 적어 초보자는 안전하게 첫 완주에 도전할 수 있고, 상급자는 개인기록(PB) 경신을 노리기 좋다.
이미지 확대
[연합뉴스 자료사진]
10월 초 강변 특유의 선선한 기온과 숲 그늘, 능선 풍경은 러너들의 페이스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게 해준다.
이 과정에서도 안전은 놓치지 않았다. 모든 급수대는 응급 키트를 갖추고, 코스 곳곳에는 응급의료팀과 자원봉사자가 배치된다.
103주년을 맞은 한국스카우트연맹은 공동 주관으로 참여해 참가비 일부를 소외계층 청소년 지원에 기부한다. 대원들은 자원봉사자와 안전요원으로도 활동하며 '연대와 안전, 나눔'을 동시에 구현한다.
이찬희 총재는 "대원과 시민이 함께 뛰며 나눔을 실천하는 동시에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대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 '강촌의 부활' 외지 참가 70%가 보여주는 가능성
첫 대회임에도 참가 열기는 뜨겁다.
홈페이지 가입자는 1만 명에 육박했고, 외지 참가자가 약 70%, 수도권 비중이 49%에 달한다.
외부 수요를 강촌으로 당겨오는 효과는 숙박·식음료·관광 소비로 이어져 지역경제 활성화로 직결된다.
마을 주민 90여 명은 환영 안내판을 들고 참가자 맞이에 나서며, 춘천시 자율방범대원 40여 명은 주차 관리와 교통 안전을 담당한다.
이미지 확대
[연합뉴스 자료사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축제"라는 대회의 기조가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맞물린다.
전창대 더픽트 대표는 "이번 대회는 친환경과 상생뿐 아니라 참가자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았다"며 "다회용컵, 드론·AI 관제, 데이터 기반 주차, 주민 파트너십을 모두 결합해 도시재생 스포츠 이벤트의 재현 가능한 모델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hak@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9월18일 09시44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