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회장' 원작자 "난 시청률만 봐…모두가 행복한 해피엔딩"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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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입사원 강회장' 웹소설 표지와 드라마 포스터

/사진='신입사원 강회장' 웹소설 표지와 드라마 포스터

전국 일일 시청률 13.6%(닐슨코리아, 유료 가구 기준)로 막을 내린 JTBC 주말드라마 '신입사원 강회장'의 동명 원작을 집필한 산경 작가가 드라마의 결말에 대해 "행복한 해피엔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원작자로서 시청률만 본다"며 "'원작에 충실했다' 보다는 '마지막까지 시청률 대박 쳤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했다. "시청률은 망했는데, '원작은 가장 완벽하게 구현했다'는 말이 가장 별로"라던 산경 작가였다.

'신입사원 강회장'은 최성그룹 회장 강용호(손현주 분)가 황준현(이준영 분)과 불의의 사고로 영혼이 바뀐 후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노년의 회장과 청년 사원의 영혼이 바뀌었다는 기본 설정은 같지만, 드라마와 원작은 분위기부터 세세한 설정까지 많은 부분이 다르다.

원작에서는 황준현이 정규직 전환이 어려운 인턴사원 이었다면, 드라마는 장래가 촉망되던 축구선수였지만 강 회장의 자식들이 저지른 뺑소니 사고로 더이상 운동을 할 수 없게 되고 강 회장의 영혼이 들어온 후 본격적으로 회사 생활을 하게 된다는 설정이다. 황준현뿐 아니라 자식들과 아내와의 관계, 극의 키맨으로 활약하는 막내딸 강방글(이주명 분)의 존재까지 원작과 다른 부분이다.

산경 작가는 '신입사원 강회장'을 쓸 때 강회장의 영혼이 신입사원의 몸에 들어가는 것 외에 모든 것에 "오류가 없다"고 했다. 극에 나오는 세세한 숫자, 설정 모두 현실에 입각했다는 것. 극에 등장한 지하 자원의 시세와 매장량까지 배경이 된 시기에 맞춰 확인하고 썼다. 이러한 부분은 산경 작가의 또 다른 대표작 '재벌집 막내아들'도 마찬가지다. '회귀'라는 설정 외에 주인공 진도준이 분당 땅을 사서 얼마를 벌었다는 표현에 등장한 숫자 역시 정확한 시세를 반영했다.

하지만 드라마 '신입사원 강회장'은 현실과 밀접하게 닿아있는 원작과 달리 오피스 활극에 가깝다. 캐릭터들도 보다 단순화됐고, 관계 역시 평면적이다. 원작보다 이해와 접근이 쉬워졌지만, 그 부분에 아쉬움을 전하는 원작 팬들도 있었다. 그렇지만 산경 작가는 그런 부분에 전혀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제가 쓴 그대로 드라마로 만들었다고, 그게 과연 시청률에 도움이 됐을까요? 그런 보장이 없습니다. 시청률이 잘 나왔다면, 이게 맞는 거죠. 바꿨는데 망했다면 잘못한 거지만, 반대의 경우라면 제작사의 선택이 옳은 겁니다. 결과로 증명된 거예요. 시청률이 더 잘 나왔으면 더 좋았겠지만, 이 정도면 성공한 거 아닌가요?"

'재벌집 막내아들'에 이어 '신입사원 강회장'까지 산경 작가의 대표작들은 모두 드라마에서도 상업적인 성공을 거뒀다. 그렇지만 이러한 성공에 산경 작가는 "사람들이 재밌게 봤으면 그걸로 된 것"이라며 "나 때문에 잘됐다는 건 절대 없다"고 거듭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자신과 드라마 제작사의 관계를 식자재 판매업자와 식당으로 비유했다.

"제가 제작사라는 식당에 밀가루를 팔았는데, 그 밀가루로 짜장면을 만들든, 칼국수를 만들든, 만두피로 쓰든, 튀김을 하든, 그건 식당 마음입니다. 식당에서 음식을 팔아 '맛집'이라고 소문이 나면, '내가 조금은 기여를 했구나' 정도의 생각은 하지만, 제가 맛집이 되는 것에 크게 기여한 건 아니죠. 저와 상관없어요. 식당의 주방장이 한 일이니까요."

JTBC '이태원 클라쓰' 광진 작가, 디즈니플러스 '무빙' 강풀 작가 등 원작을 쓴 작가가 대본을 직접 쓰는 사례도 최근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산경 작가는 드라마 각본 작업 참여에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다.

산경 작가는 "웹소설은 모든 게 내 책임이고, 제가 쓴 소설이 망했다고 하더라도 누구도 손해 보지 않는 구조다. 작가의 시간만 날린 것"이라며 "그런데 드라마는 내가 재미없게 써서 망하면 제작사, 방송사, 투자사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 구조인데, 그 책임을 왜 져야 하냐"면서 웃었다.

이어 "드라마 한 편 제작비가 100억원이라고 한다면, 글자 한 자가 얼마인 거냐"며 "그 무게를 져야 하는데 그걸 굳이 왜 내가 해야 하나 싶다"고 덧붙였다.

산경 작가는 IMF가 터지기 전 대기업에 입사했고, 퇴근 후 글을 쓰다가 작품들이 사랑을 받으면서 전업 작가가 됐다. 대기업 수출 파트에서 직장 생활을 했던 경험이 작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 현실적인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된 셈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그의 이력 때문에 오해를 살 때도 있었다. 인터뷰 내내 원작과 영상화는 다르다고 강조했지만, 그가 집필한 '재벌집 천재감독'에서 '재벌집 막내아들' 세계관을 공유하며 이걸 드라마화하는 에피소드가 등장했는데 이를 두고 "드라마의 원작 훼손을 애둘러 비판한 게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산경 작가는 이 부분에 대해 "아니라고 꼭 말하고 싶었다"며 "'재벌집 천재감독'은 '재벌집 막내아들' 드라마가 나오기 2년 전에 나온 거다. 그때 드라마 관계자분들과 정말 잘 소통하고 지냈고, 전체 내용을 보면 '시청률 잘 나오는 게 최고'라는 제 생각을 풀어 썼는데, 그건 안 봐주신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어 "원작자로서 진짜 화나는 건 시청률이 '폭망'했을 때"라며 "'내 것을 가져가서 이렇게 만드나' 할 때 화나는 거다. 잘 나오면 고맙다. 정말 고마운 일이다"고 했다.

"상업 시장에서는 성적으로 말하는 겁니다. 원작과 달라지는 건 당연한 겁니다. 좋은 IP를 사갔는데, 그게 상업적으로 망했다면, 그게 원작자를 가장 모독하는 일이죠."

'신입사원 강회장'의 엔딩을 두고 시청자들의 의견이 분분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도 일관된 소신을 보였다. 산경 작가는 이번 각색에 "1회부터 6회까지는 원작의 에피소드가 잘 섞였고, 이후에는 작가님 의견대로 한 것 같다"며 "다시 영혼이 바뀌는 엔딩까지 쿠키 영상 같은 느낌이었다"고 했다.

산경 작가의 몇몇 다른 작품들도 현재 영상화 계약이 된 상태다. 해당 작품에서도 산경 작가는 "아무런 요구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재벌집 막내아들'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는데, 제 작품엔 러브라인이 없어요. 그래서 필요하다면 러브라인을 넣어도 된다고, 전 시청률만 본다고 말씀드렸어요. 각색을 할 때 요구를 하면 안면 각색을 하시는 분도 갇히게 되실 것 같더라고요. 자유롭게 하셨으면 좋겠어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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