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우주·국방산업 컨설팅 기업인 노바스페이스의 파콤 레비용 최고경영자(CEO·사진)는 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주 기반 미국 전역 미사일방어체계 ‘골든 돔’이 세계 우주산업 공급망을 재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바스페이스는 유럽 유로컨설트와 스페이스텍파트너스가 합병해 지난해 4월 출범했다. 60여 개국 1200여 개 고객사를 대상으로 전략 및 기술 자문, 시장 분석 등을 제공하고 있다.
레비용 CEO는 “골든 돔은 단일 기술이 아니라 인류가 개발한 모든 기술이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초고난도 방어망”이라며 “수초 안에 ‘탐지→판단→요격’을 한 번에 끝내야 하는 만큼 기술 간 통합이 이전과 전혀 다른 차원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골든 돔의 핵심은 ‘실시간 전장 판단 능력’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미사일경보체계는 발사 감지까진 위성으로 했지만, 요격은 지상·해상에서 했다”면서도 “골든 돔은 처음부터 끝까지 우주 공간에서 모든 판단과 조치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탐지부터 요격까지 전 분야를 연결하는 기술 체계가 인공지능(AI), 양자(퀀텀) 센서 기술을 통해 지연 없이 작동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위성의 전력 공급과 슈퍼컴퓨터, 양자컴퓨터 등 초고성능컴퓨팅(HPC) 성능을 극대화해야 골든 돔이 성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레비용 CEO는 “클라우드, 광통신, 위성 플랫폼 개발 기업 등에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이라며 “전 지구적 감시 체계를 지닌 미국 우주개발국(SDA)의 위성감시체계처럼 여러 단계로 나뉜 글로벌 협력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동맹국의 기술·정보 협력이 골든 돔 프로젝트 성공의 열쇠가 될 수 있다”며 “한국은 미국과 적극적이고 광범위한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한국은 동북아시아 안보의 전략적 거점이자 고성능 센서, PNT(위치·항법·시각) 기술 등이 뛰어나 골든 돔 프로젝트 참여 기회가 열려 있다는 설명이다. 레비용 CEO는 “한국의 위성 분석 및 AI 기반 데이터 해석 능력은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며 “골든 돔의 방어 능력을 증강하는 역할을 일부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