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돌아온 미국 VC…전투기·드론에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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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돌아온 미국 벤처캐피털(VC)들은 디펜스 테크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며 국방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1일 투자정보업체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VC의 방위산업 스타트업 투자 규모는 30억달러로 2019년(8억달러) 대비 네 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30여 년간 미국 방산업계는 ‘스타트업의 무덤’으로 불렸다. 방산 분야에서 매출을 올리기 위해 필수적인 미 국방부 무기 획득 시장을 록히드마틴, 보잉, 레이시온테크놀로지(RTX) 등 대형 방산기업이 꽉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폭발적인 매출 증대를 통해 회사 매각을 노리는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방산은 성장 여력이 크지 않은 분야로 간주됐다.

이런 기성 방산기업의 우위는 현대전 양상이 변하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통해 전차, 전투기, 전함 등 대형 무기 체계가 드론에 속절없이 격파당하는 것을 본 각국 정부는 첨단 드론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앤듀릴인더스트리, 실드AI 등은 전환기를 통해 기회를 잡았다. 앤듀릴은 인공지능(AI) 기반의 래티스 운영체제(OS)를 통해 자율 드론, 로켓, 잠수함 등을 제작하고 있다. 앤듀릴은 지난해 8월 시리즈F 펀딩을 통해 15억달러를 조달했다.

격화하는 미·중 경쟁도 방산 스타트업에 자금이 쏠리는 이유 중 하나다. 알렉스 카프 팰런티어 최고경영자(CEO), 파머 러키 앤듀릴 CEO 등은 ‘애국심’을 실리콘밸리의 중요한 가치로 내세우며 중국과의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 러키 CEO는 2027년 중국의 대만 침공을 기정사실화하며 이에 대비한 무기 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앤드리슨호로위츠, 파운더스펀드 등 대형 VC들은 자금을 대는 동시에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입법 환경을 조성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엘케 슈바르츠 영국 런던퀸메리대 정치학 교수는 “VC가 국방 부문을 재조명한 이후 국방 획득, 국방 규제, 미래 전쟁에 대비한 국방 기술에 대한 담론과 관행들이 바뀌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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