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바이오의 공습…"한국의 가장 큰 경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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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2025 바이오 USA’에 마련된 중국관 부스를 관람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오현아 기자

17일(현지시간) ‘2025 바이오 USA’에 마련된 중국관 부스를 관람객들이 둘러보고 있다. /오현아 기자

“미국의 견제에도 글로벌 제약사들이 중국 업체와 협력을 줄이지 않고 있습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2025 바이오 USA’에서 기자간담회를 한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행사를 둘러본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중국 바이오 기업은 지난해 불참했던 행사에 올해 다시 모습을 드러내며 국제 무대에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행사 곳곳에서도 ‘바이오산업에서 중국은 존재감을 지울 수 없는 단계에 왔다’는 평가가 나왔다.

◇美 국방부 나서 ‘바이오 굴기’ 우려

中 바이오의 공습…"한국의 가장 큰 경쟁자"

올해 바이오 USA를 휩쓴 주제는 ‘바이오 안보’다. 바이오를 산업뿐만 아니라 안보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위협’이 주요 배경으로 거론됐다. 전날 기조강연에서는 ‘미국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 원료의약품의 자립을 이뤄야 한다’(마크 오닐 전략대비대응국 수석보좌관)는 목소리도 나왔다.

18일에는 미국 국방부 소속인 신흥 바이오 기술 국가안보위원회(NSCEB)의 미셸 로조 부위원장이 기조연설을 한다. NSCEB는 미국 국가 안보를 위해 바이오 기술, 바이오 제조 및 관련 기술을 발전·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의회의 자문기관이다. 해당 단체는 지난 4월 의회에 바이오 안보를 위해 중국 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 금지 등 49가지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제출했다. 로조 부위원장은 기조연설에서 이 보고서 내용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을 언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을 한국 바이오의 가장 큰 경쟁 상대로 꼽았다. 그는 “중국 기업을 만나보면 이전의 모습과 매우 다르다”며 “미국도 중국 바이오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존재감 드러낸 중국 기업들

당초 중국은 미국의 견제를 의식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바이오 USA에 불참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중국 국제상공회의소와 진퀀텀헬스케어, 히트젠 등 총 23개 기업 및 기관이 공동으로 부스를 꾸려 글로벌 업계 관계자들과 소통했다. 더욱이 2년째 전시 기업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중국 최대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우시바이오로직스도 관계자를 파견하는 형식으로 바이오 USA 현장을 찾았다. 우시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의회가 추진하는 생물보안법의 주요 타깃이다. 생물보안법은 미국 정부가 우려하는 생명공학 기업 및 이들과 거래하는 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우시바이오로직스가 현장에서 여러 기업과 비즈니스 미팅을 했다”고 전했다.

업계에선 글로벌 바이오산업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 딜포마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들의 기술 도입 계약 중 중국 기업과의 거래가 3분의 1을 차지했다. 중국 제약·바이오 기업의 계약 비중은 2020년 10%, 2022년 12%에서 2024년 31%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노 회장은 “중국 바이오 기업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파트너”라며 “미·중 갈등 등 정치 상황과 별개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스턴=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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