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인공지능(AI)으로 위·변조한 ‘딥보이스’를 감지하는 ‘안티딥보이스’ 기술을 상용화한다. 홍범식 대표가 AI 전략의 첫 단계로 내세운 ‘안심 지능(Assured Intelligence)’을 본격적으로 적용한 사례다. LG유플러스는 딥보이스는 물론 디지털 스토킹, 언어폭력 등 통신 기반 위협 전반을 막는 기술을 개발해 제공할 계획이다.
◇AI로 위조된 목소리·얼굴 탐지
LG유플러스는 안티딥보이스 기술을 자사 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에 적용해 이달 말부터 제공한다고 26일 발표했다. 이 기술을 온디바이스 형태로 상용화한 것은 세계 최초다. 온디바이스 기술은 통화 내용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활용된다.
안티딥보이스는 AI가 위·변조한 목소리를 판별하는 기술이다. 최근 위조한 목소리로 지인을 사칭하거나 인질극을 가장하는 등 AI 활용 보이스피싱 범죄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LG유플러스는 AI 엔진에 3000시간, 약 200만 건 분량의 통화 데이터를 학습시켰다. 안티딥보이스는 위조된 목소리의 부자연스러운 발음을 찾아내거나 음성 주파수의 비정상 패턴을 탐지하는 과정을 통해 진위를 판별한다.
5초 만에 목소리의 위·변조를 알 수 있다. 위·변조된 경우 팝업 알림을 통해 고객에게 위험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안티딥보이스에는 LG유플러스가 자체 개발한 음성 구간 탐지(VAD), 음성 텍스트 변환(STT), 위변조 분석(안티스푸핑) 기술 등이 적용됐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기기 안에서 서비스가 작동할 수 있도록 AI 모델 경량화에도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AI가 합성한 얼굴을 구분하는 안티딥페이크 기술도 확보했다. 온디바이스 환경에서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AI 모델 최적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영상이나 이미지를 분석해 합성된 영상에 남아 있는 비자연적 흔적을 탐지한다. 픽셀 단위 질감,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흔적으로는 남는 패턴의 불균형, 프레임 간 일관성이 떨어지는 현상 등을 분석해 합성 여부를 찾아내는 것이 핵심이다.
◇익시오를 ‘AI 안심 에이전트’로
올해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홍 대표는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5’에서 4단계 AI 전략을 공개했다. 안심할 수 있는(assured) AI를 시작으로 고객 맞춤형(adaptive) AI, 일상과 함께하는(accompanied) AI, 세상과 인류를 밝게 만드는(altruistic) AI 등 ‘4A’를 순서대로 구현한다는 목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이 보안 기술이다. 보이스피싱 가능성이 높은 번호를 자동으로 탐지하는 ‘통화 전 AI 보이스피싱 탐지 시스템’과 통화 중 보이스피싱 범죄자의 목소리를 탐지하는 ‘범죄자 목소리 탐지 시스템’ 등을 개발하고 있다. 앞으로 익시오를 보이스피싱은 물론 디지털 스토킹, 언어폭력 등 통신 기반 위협 요소를 탐지·차단하는 ‘AI 안심 에이전트’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딥보이스, 딥페이크 기술을 타사에 제공하는 방안과 해외 진출도 검토 중이다. LG유플러스는 당분간 익시오를 유료화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