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를 일본처럼 공동 주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습니다.”
20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15대 회장에 취임한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사진)은 “최근 세계적인 경제 불황 속에서 KLPGA를 비롯한 골프계가 크고 작은 시련을 맞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회장에 추대됐다.
김 회장은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며 발전을 이뤄낸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위기 역시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아 단단한 기반을 마련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길을 열어가겠다”고 했다. 김 회장은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13대 회장을 지내며 KLPGA투어의 황금기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KLPGA 회장직을 김정태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에게 넘겼다가 이번에 임기를 마친 김정태 전 회장에게 다시 KLPGA 수장직을 이어받았다.
김 회장은 “지난 4년간 KLPGA의 국제적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협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준 김 전 회장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전한다”며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는 동시에 다시 한번 중책을 맡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4년 만에 다시 KLPGA로 돌아온 김 회장은 여자골프의 미래를 견고하게 다지기 위해 △회원 복리 후생 강화 △KLPGA투어의 질적 성장 △KLPGA의 글로벌 위상 강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김 회장은 “KLPGA 회원이 은퇴 후에도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장기적인 복지 혜택을 강구하겠다”며 “세계적 추세인 경기 속도 개선 등의 운영 혁신으로 선진 투어를 만들어가겠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내년부터 LPGA투어 BMW레이디스 챔피언십과 (KLPGA투어 대회를) 통합해 치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동안 해외 투어에 다소 폐쇄적이라는 비판을 받았으나 이제 KLPGA투어의 경쟁력이 충분히 올라왔다고 판단해 국내에서 LPGA투어 대회가 추가로 열리더라도 최대한 협력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겠다”며 “선수들의 해외 투어 진출을 가로막는 각종 제약도 가능하면 다 풀겠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중계권료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KLPGA 수익 모델에 대해서는 “공동 마케팅 등 다양한 수익 구조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