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매치 컨시드'가 사라진 이유…상금 100만원 차감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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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 KLPGA 두산 매치 개막을 앞두고 모인 주요 선수들.

KLPGA 두산 매치 개막을 앞두고 모인 주요 선수들.

[KL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춘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 매치 플레이 조별리그 3차전에서는 상대방이 '매치 컨시드'로 경기를 치르지 않고도 1승을 챙긴 선수가 4명에 이르렀다.

바꿔 말하면, 4명이 조별리그 3차전 경기를 포기했다는 뜻이다.

'매치 컨시드'는 매치 플레이에서 경기를 치르기 전에 상대방에게 승리를 양보하는 것을 말한다.

매치 플레이에서는 샷 컨시드와 홀 컨시드와 함께 매치 컨시드도 규정에 있다.

샷 컨시드는 말 그대로 상대방의 샷이 성공한 것으로 인정하는 행위다.

그린에서 홀에 가깝게 붙었을 때 굳이 퍼팅하지 않고 그대로 집을 때는 상대방의 샷 컨시드를 받은 것이다.

홀 컨시드는 홀을 치기 전, 또는 중도에 홀 패배를 선언하는 것이다. OB를 여러 번 내는 등 도저히 상대방을 이기거나, 비길 가능성조차 없을 때 백기를 드는 방식이다.

매치 플레이에서 샷 컨시드는 수없이 주고받는다. 홀 컨시드도 아주 드물지는 않다.

지난 15일 두산 매치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마다솜은 홍정민에게 17번 홀에서 홀 컨시드를 줬다.

도저히 이길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다만 매치 컨시드는 사실 흔하지 않다.

지난해 두산 매치 조별리그 3차전에서 4경기나 매치 컨시드로 승패가 갈린 것은 이례적이다.

매치 컨시드가 쏟아진 건 조별리그 방식 경기 특성에서 비롯됐다.

매치 컨시드를 주고 경기를 포기한 선수 4명은 모두 조별리그 1, 2차전을 내리 져서 2패를 떠안았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이미 전날 탈락이 확정된 선수들이었다는 얘기다.

조별리그 3차전을 이겨봐야 16강에 오를 수 없는 이들은 조별리그 3차전에 나서는 심정이 어떨지 이해가 간다.

그렇다면 왜 기권이 아니라 매치 컨시드를 선택했을까.

기권은 대회를 포기하는 것이라 기권하면 상금을 수령하지 못한다.

조별리그 3차전을 매치 컨시드로 포기하면 대회 기권이 아니라 공식적으로 대회에 참가해 조별리그 3패로 16강에 오르지 못했을 뿐이다.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선수도 조별리그 성적에 따라 소정의 상금을 받는다.

지난해의 경우 조별리그 3패 선수 8명은 각각 315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3패 선수가 많으면 돌아가는 상금이 적어지고, 숫자가 적으면 개인이 받는 금액은 올라간다.

이론상 조별리그 3경기 모두 상대방에 매치 컨시드를 줘 단 1경기도 치르지 않고도 조별리그 3패 선수에게 주는 상금을 받아 갈 수도 있다.

그런데 대회조직위원회는 올해부터 대회 요강을 바꿔 조별리그에서 매치 컨시드 패배가 있으면 100만원씩 차감한다는 규정을 신설했다.

같은 조별리그 3패 탈락 선수라도 매치 컨시드 패배가 포함되면 상금이 줄어든다.

조별리그 3패 선수한테는 매치 컨시드 한 번이면 상금의 절반 가까이 날아가는 셈이다. 세 번 모두 매치 컨시드로 졌다면 상금 한푼도 받지 못하는 수도 있다.

크다면 크고, 적다면 적은 돈일 수 있지만 프로 선수에게는 상금은 자존심이다.

이런 상금 차감 규정 덕분인지는 알 수 없지만, 올해 조별리그 3차전에는 단 한 명도 매치 컨시드로 경기를 포기한 선수가 없었다.

조별리그 1, 2차전을 모두 져 탈락이 확정된 선수 13명이 모두 이날 조별리그 3차전을 시작했다.

khoo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5월16일 13시47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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