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위기감 고조…"넷플릭스 의존도 낮춰야"

"티빙·웨이브 합병 통해 유효 경쟁 체제 구축해야"

제작비 급등·편수 감소 우려…정부 지원 절실

(서울=연합뉴스) 나확진 기자 =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1사 독주'는 K-콘텐츠의 경쟁력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유효 경쟁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디어 산업 평론가 조영신 박사(동국대 대우교수)는 11일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과 박정하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케이팝 데몬 헌터스 모멘텀 어떻게 살릴 것인가' 토론회에서 "K-콘텐츠는 제작비는 탈(脫)아시아 수준으로 급등했는데, 매출 등 산업적으로는 아직 탈아시아를 하지 못했다"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조 박사는 현재 OTT 시장 상황이 지속한다면 넷플릭스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심화할 것이라며, 이미 국제적 수준으로 오른 제작비 등을 고려할 때 국내에서 제작된 콘텐츠가 넷플릭스의 선택을 받지 못할 경우 제작비를 회수할 수 없는 구조가 돼 결국 제작 편수와 다양성 감소로 이어지고 K-콘텐츠의 경쟁력이 하락할 것으로 우려했다.

또, 현재 넷플릭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영미권 콘텐츠 다음으로 한국, 스페인, 일본 애니메이션 등 지역적 콘텐츠가 자리하고 있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 '마이크로 리전 콘텐츠'(소지역 콘텐츠)의 부상으로 K-콘텐츠의 위상도 위협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플랫폼 측면에서 넷플릭스 1사 체제보다는 유효 경쟁 체제를 이뤄야 한다며 티빙과 웨이브 등 국내 로컬 OTT의 합병을 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합병을 통해 국내 OTT의 경쟁력을 키우고 비용을 절감하며 다른 외국 OTT 사업자와 전략적 결합을 통해 제작사 입장에서 넷플릭스를 통하지 않더라도 안정적으로 제작비 회수가 가능하게 해 콘텐츠 재생산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 박사는 국내 OTT가 넷플릭스의 대안이 될 수 있도록 정부의 과감한 지원을 주문했다.

콘텐츠 사업을 국가 첨단전략사업으로 지정해 세제 혜택과 인력을 강화하고, 펀드 중심 콘텐츠 지원에서 벗어나 정부가 직접 투자할 수 있도록 하며, 콘텐츠 제작 사이클에 맞게 연간 단위가 아닌 다년간 지원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방송통신발전기금 부과 대상을 방송에서 국내 OTT로까지 확대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 아니라 반대로 현재 유료방송 중심의 규제·진흥 체계를 OTT 중심으로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토론자로 나선 윤금낭 디지털 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K-콘텐츠의 성공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K-플랫폼 육성과 경쟁력 확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국내 OTT는 글로벌 OTT와 비교할 때 규모나 자본력, 국제적 유통 네트워크 측면에서 한계가 존재하는 만큼 단순히 이용자 수를 늘리는 것을 넘어 콘텐츠 IP(지식재산권) 기획, 제작, 유통, 수익화 전과정에서 독립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진응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도 "플랫폼과 연계된 산업정책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rao@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11/11 17:02 송고 2025년11월11일 17시02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