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베이비부머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초고령사회'가 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20%를 넘어서며, 본격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이런 인구 구조 변화는 경제·사회·복지 전반에 커다란 파장을 불러오고 있으며, 실질적인 해법으로 '에이징테크(Aging-Tech)'가 주목받고 있다.
에이징테크는 고령층 삶의 질을 높이고 자립적인 노후를 지원하는 기술 전반을 일컫는 말이다. 건강관리, 응급 상황 대응, 사회적 고립 예방, 여가 활동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기술이 고령층 맞춤형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공학,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등이 중심에 있다.
현재 에이징테크 기술은 실생활에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 혈압, 심박수, 혈당 등을 실시간 측정해 원격으로 병원과 연계되는 스마트 디지털 헬스기기와 애플리케이션(앱)들이 고령자 자가 건강관리를 돕고 있다. 일본과 스웨덴에서는 치매 노인을 위한 정서 교감형 로봇이나 배식·이동보조 로봇이 활용되며 우리나라도 돌봄 로봇, 배식 등에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사회적문제로 부각되는 노령층 문제 해결을 위해 고령자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에이징테크 관련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부 지원과 사회적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에이징테크 기술 필요성 및 전망
에이징테크는 기술 융합으로 신체·정신 기능 저하를 보완하고 노인 존엄성·독립성을 보장한다. 사회적 고립, 우울증, 치매 예방에도 기술이 직접 기여할 수 있다. 노인 질환 조기 발견·관리로 의료비를 절감하고, 장기 요양 수요를 줄일 수 있고 가족 돌봄 부담을 줄여 사회·경제적 비용과 손실도 방지할 수 있다.
에이징테크는 분명 고령자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지만 디지털 격차 해소, 신기술에 대한 이해와 사용 능력 향상을 위해 사용자 눈높이에 맞춘 사용자경험(UX)/사용자환경(UI) 설계, 기기 교육과 보급이 병행돼야 한다.
또 높은 수준의 데이터 보안과 윤리 기준이 요구되고, 기술 활용을 위한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공공 지원 및 사회적 안전망 연계도 중요하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공재로 민간 협력 강화, 비영리적 서비스 모델 육성, 다양한 제도 마련도 필요하다.
고령층 인구 증가와 다양한 의료 서비스 발전에 따라 에이징테크 산업은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메타테크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에이징테크 시장 규모가 올해 2조1000억 달러에서 2030년 5조500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에이징테크 시대 대비와 준비
에이징테크는 고령자 단순 보조 기능에서 예방과 예측 중심 통합 돌봄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이다. AI 기반 건강예측과 처방, 로봇 간병, 원격진료, 커뮤니티 연결이 하나의 인간 중심 통합형 시스템으로 융합돼 '스마트 노년 생태계'를 구현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수요자인 고령층 관점의 접근 및 설계기술 수용성이 중요하고, 복지 개념 재정립과 '돌봄이 기술로 대체될 수 있는가'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 기술 도입을 단순한 규제 대상이 아닌, 사회복지 기반으로 수용할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중요하다.
또 고령자용 제품·서비스 안전성·접근성 기준 표준화 마련과 인증 제도 도입, 단순 상업 제품이 아닌 공공복지 체계·기술 통합이 필요하다. 보조기기나 스마트 기기를 고령층이 자비로 구입하기 어려운 만큼, 공공재적 성격으로 지원이 필요하고, 생활 속에서 지속적으로 기술을 익힐 수 있는 평생학습 교육 체계도 마련해야 한다.
에이징테크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고령자가 더욱 안심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선진복지국가 실현을 위해서도 선택이 아닌 필수다. 기술을 통해 고령층이 존엄하고 자립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다면, 초고령화는 위기가 아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글 : 도승희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