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F 스타트업 이야기] 〈99〉매칭이 끝나면 시민은 흩어질까:1000원 기부 실험의 중간 점검

1 hour ago 1

김병진 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사무총장·경영학 박사 비영리 현장에는 오랜 역설이 존재한다. 돌봄의 필요와 사회적 가치가 커질수록 이를 현장에서 감당하는 작은 조직의 재무 구조는 오히려 취약해진다. 지역아동센터만 보더라도 재정의 상당 부분을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다. 빠듯한 인건비와 공과금, 프로그램 운영비를 감당하고 나면 자체 모금 솔루션을 구축하거나 후원자를 관리하는 데 투자할 인력도 재정적 여력도 많지 않다. 기업의 사회공헌(CSR) 역시 비슷한 딜레마를 안고 있다. 적잖은 예산을 집행하지만 그 재원이 현장에서 어떤 시민을 만나게 했고 장기적으로 무엇을 남겼는지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일회성 성금 전달은 지원이 끝나는 순간 그동안 형성된 관계도 함께 사라질 수 있다. 먼저 밝혀둘 사실이 있다. 필자가 몸담은 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GEF)은 공익 성장 플랫폼 '모두의기부'를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당사자다. 이 글은 플랫폼의 성공을 주장하기보다 첫 실험에서 확인한 숫자와 한계, 그리고 그에 따라 제도를 어떻게 다시 설계했는지를 기록하려는 중간 점검이다. ◇절반의 성공, 그리고 '불편한 숫자' 첫 실험은 셀리턴의 출연과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온프렌즈)의 협력으로 진행된 '씨앗기' 1기 캠페인이었다. 기업이 500만원을 출연해 시민의 소액 후원 한 건당 1000원을 매칭하는 방식이었다. 한 달간 47개 센터에 시민 1003명이 참여해 총 1861건을 후원했다. 시민 후원금 835만 원에 기업 매칭금 186만 원을 더해 총 1021만원이 조성됐다. 하지만 '불편한 숫자'도 봐야 한다. 준비한 5,000건의 매칭 가운데 실제 참여는 1861건이었다. 500만원의 매칭 재원 중 약 186만 원이 사용됐고, 남은 약 314만원은 다음 기수로 이월했다. 총조성액 역시 47개 센터로 나누면 센터당 평균 약 22만원이다. '1000원 매칭'이라는 인센티브가 있다고 시민 참여가 저절로 확대되는 것도, 한 번의 캠페인으로 안정적인 후원 기반이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이 실험은 정부 보조금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보조금이 채우지 못하는 영역에서 작은 공익조직이 시민과 직접 관계를 만들고 독립적인 후원 기반을 키울 수 있는가를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다. 1기를 마치며 남은 가장 큰 질문도 이것이었다. “매칭이 끝나면 어렵게 만난 시민도 함께 흩어지는 것은 아닐까?” ◇지원의 목적지는 '자립'이어야 한다 이 질문에 답...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