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F 스타트업 이야기] 〈59〉이기심과 말잔치가 만들어낸 세상 속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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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룡 전 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이사장(CFP)함성룡 전 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이사장(CFP)

등장인물만 바뀔 뿐, 어디서든 똑같은 현상이 반복된다.

가족이든, 회사든, 국가든, 세계적 무대든 인간이 있는 곳이라면 그 안에 이기심은 반드시 존재한다. 차이는 단지 그 파급력뿐이다. 인간의 내면적 이기심은 언제나 같은 방식으로 작동한다. 미국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경제가 술렁이는 것처럼 말이다.

가장 작은 이기심은 '내가 조금 더 편하고 싶다'라는 생각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리더의 위치에 올라서면 그 이기심은 조직 전체를 흔들고, 국가적 권력을 가진 자에게선 수백만명의 인생을 좌우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똑같은 장면을 본다. “나는 내 이익을 위해 행동할 거야. 누가 뭐래도 내 삶이 우선이지.” 이 말은 결국 모든 갈등과 붕괴의 시작점이다.

세상은 순식간에 퍼지는 정보의 화살에 난도질당하고 있다. 갈등, 경쟁, 착취, 불평등과 불균형, 그리고 이런 문제 속에서 늘 등장하는 자칭 '해결사'들의 말잔치. 엉망진창이 되어가고 있다. 그들은 마치 세상의 구원자인 것처럼 등장해, 단호하게 외친다. “이제 우리가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 그러나 이들은 언제나 '듣기 좋은 말'을 선택한다. 그 말들은 늘 그럴싸하다. 그런데, 그럴싸할수록 의심해야 한다. 그들은 본질을 건드리지 않는다. 본질적 문제를 직면하지 않는다. 그저 표면적인 이슈를 뜯어 고치고, 대중이 듣기 좋아할 말만 던진다. 그리고 더 나쁜 건, 이런 번지르르한 말잔치가 반대 집단을 비난하는 방향으로만 쏠린다는 것이다. “저 집단이 문제다. 저들이 바뀌면 우리는 괜찮아질 것이다.” 이런 방식은 한 집단의 이기심을 정당화시켜준다. 사람들은 쉽게 동조한다. 왜냐? 본질적으로 인간은 자신이 속한 집단과 자신의 이익을 지키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듣기 좋은 말은 그 욕망을 포장해준다.

선거철이 되면 정치인들은 언제나 '공정'을 외친다.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들의 공정은 단 한 번도 본질적이지 않다. 젊은 세대는 청년 취업 문제를 외치지만, 정치인들은 '청년 우대 정책'이라는 말잔치로 응수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사회적 구조를 뜯어고치지 않는다. 오히려 기득권과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지키기 위해 청년들을 이용한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사회적 책임, 윤리 경영. 대기업들은 이런 말잔치로 가득하다. 그러나 정작 내부에서는 직원들의 권리를 착취하고, 하청업체들을 억압한다. 표면적으로는 '환경을 생각합니다'라고 광고하지만, 그 이면에서는 저렴한 생산비용을 위해 환경을 파괴하고, 인권을 침해한다.

공정과 정의를 외치는 집단조차 때로는 말잔치에 빠진다. 정의와 공정을 외치지만, 정작 자신들이 속한 집단의 문제는 외면한다. “우리의 정의는 정당하다”고 외치며, 상대방의 논리는 가짜라고 깎아내린다. 그러나 그들이 말하는 정의가 언제나 객관적인 진실은 아니다. 때로는 그들 또한 이기심을 포장해 정당화하고 있을 뿐이다.

문제는 누가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있다.

어디서든 똑같은 현상이 반복된다. 집단만 바뀌고, 등장인물만 바뀔 뿐, 이기심은 언제나 같은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제 우리는 물어야 한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문제를 말로만 덮는 사람인가? 아니면 진짜 본질적 문제를 직시하고, 고통스럽지만 해결하려 노력하는 사람인가? 나는 내 이익을 위해 문제를 왜곡하는가? 아니면 불편하지만 진실을 받아들이려 노력하는가?

솔직히 말해보자. 당신도 말잔치 속에서 진실을 외면한 적 있지 않은가?

당신도 이기심을 솔직함으로 포장해본 적 있지 않은가?

당신도 '내가 손해 보기 싫어서' 진실을 외면해본 적 있지 않은가?

지금 나는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진짜 나는 어떤 사람인가?

함성룡 전 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이사장(C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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