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희 KOSA 협회장4월 28일, 'K-AI 파트너십'이 공식 출범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고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과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가 운영을 맡은 이 민관 합동 프로젝트는, 지금껏 대한민국 인공지능(AI) 산업이 되풀이해온 선언과 논의의 문법을 버리고 실질적 비즈니스 성과라는 새로운 문법을 선택했다. 단순한 조직 발족이 아니라 국내 시장의 소모적 경쟁에서 벗어나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글로벌 AI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대한민국 AI 산업 전체의 방향 전환 선언이다.
인공지능 전환(AX) 가속화·AI 산업 생태계 조성·글로벌 영토 확장이라는 세 가지 목적 아래 산·학·연이 전방위적으로 결집한 출정이다. 이 출정이 여느 협의체 출범과 다른 이유가 있다. 빈 구호가 아닌, 오랫동안 현장에서 갈고닦아온 실력 위에서 출발한다는 것이 이 출정의 본질이다.
2025년 국가별 주목할 만한 AI 모델 수〈출처:스탠퍼드대 인간 중심 인공지능 연구소(HAI) 2026 AI Index 보고서〉실력도 국제 무대에서 하나씩 확인되고 있다.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HAI)가 최근 발표한 'AI 인덱스 2026'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출시된 주목할 만한 AI 모델 수에서 미국(50개), 중국(30개)에 이어 8개로 세계 3위에 올랐다. 영국·프랑스·캐나다(각 1개)를 크게 앞선 성적이다. 인구 10만명당 AI 특허는 14.31건으로 세계 1위이며, AI 도입률 순위는 2025년 상하반기 사이 25위에서 18위로 7계단 뛰어올랐다. 조사 대상 30개국 중 최대 상승폭이다.
이 수치들은 단순한 성적표가 아니라 대한민국이 생태계를 수출할 자격을 증명하는 근거다. 실력과 시장이 동시에 열려 있는 지금, 대한민국 AI 산업의 글로벌 출정은 선택이 아닌 필연이다. K-AI 파트너십은 바로 그 필연에 응답하는 조직이다.
가능성은 이미 현장에서 실증되고 있다. KOSA 산하 '풀스택 AI 컨소시엄'은 AI 반도체부터 모델, 플랫폼, 서비스 기업을 망라한 전주기 협력체로, 현재 중동 지역을 핵심 거점으로 삼아 개념검증(PoC)과 사업화 연계를 본격 추진 중이다.
그 첫 번째 성과가 지난 2월 사우디 다란에서 나왔다. 컨소시엄은 사우디 아람코의 디지털 전담 법인인 아람코 디지털과 'AI 풀스택 협력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리벨리온·퓨리오사AI(AI 반도체), NC AI·업스테이지·LG AI연구원(산업 특화 모델), 유라클(거대언어모델(LLM) 운영), 메가존클라우드(클라우드 인프라)로 구성된 이 컨소시엄은 사우디의 에너지·제조 현장에 한국형 AI 풀스택 패키지를 이식,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개별 기업의 단순 수출이 아니라 반도체·모델·인프라를 하나로 묶은 통합 진출이라는 점에서, 이 MOU는 K-AI 풀스택 수출의 첫 번째 공식 사례다.
중동 및 아프리카 인공지능 시장 규모 〈출처:포천 비즈니스 인사이트〉중동·아프리카는 단순한 신흥 시장이 아니다. 시장조사기관 포천비즈니스 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s)는 중동·아프리카 AI 시장이 2025년 355억 달러에서 2032년 2569억 달러 규모로 성장하며, 연평균 32.7%의 고속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 북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은 AI를 경제 다각화와 산업 전환의 핵심 수단으로 채택하고 있으며, UAE·사우디·이집트 등은 디지털 정부 플랫폼과 지역화된 AI 솔루션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클라우드 인프라 확장으로 대규모 초기 투자 없이도 고급 AI 모델 도입이 가능해지면서 시장 진입 장벽도 낮아지고 있다.
이 구조적 변화는 K-AI 풀스택에 유리한 지형이다. 반도체 인프라부터 소프트웨어 서비스까지 수직 계열화된 우리 모델은, 파트너 국가가 별도의 기술 스택을 구축하지 않아도 AI 생태계 전체를 이식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나아가 최근 필리핀 마닐라에서 개최된 아시아개발은행(ADB), 과기정통부, 전자아시아 및 지식협력 기금(e-AKPF) 공동 개최의 ADB-한국 AI 워크숍에서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몽골·필리핀 등의 ADB 회원국 및 개발도상국정부 관계자들이 이 통합형 구조에 강한 관심을 표명한 것은 제3국 확산 가능성의 명확한 신호다. 로보틱스·자율시스템과 결합한 피지컬 AI로의 확장까지 검토 중인 이 컨소시엄의 다음 무대는 훨씬 더 넓다.
K-AI 파트너십은 이 현장의 실행력 위에 제도와 전략을 결합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KOSA와 네이버클라우드가 공동 의장을 맡아 민관의 균형 있는 협력을 이끌며, 세 개의 핵심 분과가 구체적 실행을 담당한다. 현장 애로사항을 정책으로 전환하고 스타트업의 기술 고도화를 지원하는 AI 생태계 분과, 제조·물류 등 주요 산업의 AI 전환 수요를 발굴하고 성공 사례를 확산시키는 AX 확산 분과, 인프라부터 서비스까지 글로벌 원팀을 구성해 전략 국가별 수출 포럼을 이끄는 풀스택 수출 분과가 그 세 축이다. 법률·금융·글로벌·표준·윤리 등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이 각 분과의 전문성을 보강하며 현장 밀착형 지원을 뒷받침한다. 선언이 조직이 되고, 조직이 시장을 여는 구조다.
특정 대기업 주도가 아닌 빅테크부터 스타트업까지, 생태계 전반의 자발적 결속에 기반한다는 점이, 이 연합체가 단순한 출범 행사에 그치지 않을 가장 근본적인 이유다.
KOSA는 지난 2월 인공지능기본법 제26조에 따라 국내 유일 AI 산업 법정 단체로 지정됐다. 법적 공신력을 갖춘 협회가 K-AI 파트너십의 운영기관이자 풀스택 컨소시엄의 구심점을 동시에 맡는다는 것은 민간의 혁신 역량과 정부 정책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는 구조가 비로소 완성됐다는 의미다.
KOSA는 그 위치에서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 하나는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전환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정책의 방향을 다시 시장으로 이어주는 것이다. 기업 규모에 국한되지 않고 대한민국 기업들의 기술이 세계 표준이 될 수 있도록 그 연결의 고리를 단단히 붙잡을 것이다. AI 기본법 시행 이후 산업 현장을 지원해온 경험, 협회의 풀스택 컨소시엄 모델을 통해 쌓아온 글로벌 네트워크, 그리고 법정단체로서의 공신력이 그 다짐의 토대다.
기술을 소비하던 나라가 이제 반도체부터 서비스까지 생태계 전체를 판다. 4월 28일은 대한민국이 그 담대한 출정을 공식화한 날로 오래 기록될 것이다.
조준희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 협회장 jhjoh@sw.or.kr
〈필자〉2001년 유라클을 창업해 25년 동안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는 AI·SW 기업가다. 2021년부터 법정단체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 제18·19·20대 회장을 연임하며 AI·SW산업 발전과 생태계 개선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산업AX생태계분과 위원장, 피지컬AI 글로벌 얼라이언스 의장 등 산업 발전을 위해 활발한 정책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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