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공지능(AI) 기업 딥시크가 ‘폭탄 세일’을 통해 신모델 V4 고객 유치에 나섰다. 비용 압박에 시달리는 스타트업이 주 타깃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점유율 확대를 노린다.
딥시크는 27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V4 모델의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입력 비용을 내달 5일까지 정가의 10분의 1로 할인한다고 발표했다. API는 각 사 애플리케이션에 AI모델을 연결하는 기능을, 입력은 AI 모델에 질의하는 과정을 말한다. 딥시크는 전날부터 입·출력을 포함한 V4 모델 API 가격을 75% 할인했다. 중복 할인을 적용하면 입력 가격은 정가보다 40분의 1로 낮아졌다.
딥시크 V4프로 모델의 API 입력 정가는 토큰(AI 연산 기본단위) 100만 개당 0.145달러(약 214원)다. 오픈AI GPT-5.5, 앤스로픽 오퍼스4.7 비용(0.5달러)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할인을 적용하면 0.003625달러(약 5원)로 GPT-5.5·오퍼스4.7의 137분의1 수준으로 더 낮아진다. 출력 가격은 딥시크 V4프로가 3.48달러, GPT-5.5가 30달러다.
딥시크가 지난 24일 발표한 이 모델은 성능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았다. ‘딥시크 쇼크’를 불러온 V2 모델과 비교해 시장 파급력도 크지 않았다. V4프로는 수학·물리학·생물학 등 2500개 질문에 답하는 ‘인류 마지막 시험(HLE)’에서 정답률은 37.7%로, 구글 제미나이3.1프로(44.4%) 오퍼스4.6(40%) 등에 못 미쳤다.
딥시크의 위력은 가격에 있다. MIT테크놀로지 리뷰는 V4 출시 당일 “오픈AI와 앤스로픽 유사 모델 대비 극히 저렴하다”며 “경량형인 V4 플래시는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최고급 모델 중 가장 싼 가격대”라고 평가했다. 스타트업도 비용 압박에 딥시크 등 중국산 AI모델을 채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딥시크의 비용 경쟁력은 △미국 AI 모델 학습 △자국 반도체 사용 △중국 정부 지원 등을 기반으로 한다. 딥시크 V4는 이전 모델과 같이 오픈AI, 앤스로픽의 첨단 AI모델을 ‘증류’하는 방식으로 개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증류는 상위 AI모델의 학습 결과를 활용해 하위 모델을 훈련하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와 컴퓨팅 자원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앤스로픽은 지난 2월 딥시크·문샷AI·미니맥스 등 중국 3개사가 가짜 계정 2만4000여 개를 만들어 자사 모델과의 대화 기록 1600만 건 이상을 빼가는 방식으로 증류했다고 발표했다.
딥시크는 V4 모델 학습에 중국 반도체를 사용했다. 중국중앙TV(CCTV) 소셜미디어 계정 위위안탄톈은 지난 26일 “국산 컴퓨팅 파워가 V4를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반도체는 화웨이의 AI칩 ‘어센드’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는 엔비디아 GPU에 지급해야 하는 높은 마진을 부담하지 않고, 동시에 국산 AI칩을 쓰는 데이터센터에 전기료를 보조하는 지방정부 정책의 혜택도 보게 됐다.
딥시크 모기업 하이어-플라이어퀀트는 국가첨단기술기업(HTNE)으로 지정돼 세제 혜택과 정부·연구 보조금도 받는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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