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생산성, 효율성, 혁신에 대한 접근 방식을 산업계 전반에서 변화시키고 있다. 전 세계 비즈니스 리더들은 AI가 업무 흐름을 혁신하고 더 스마트한 의사 결정을 가능하게 할 잠재력을 인식하며, 업무 전반에서 AI 역량을 점점 더 중요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AI PC도 예외가 아니다. 최적화된 검색, 실시간 번역, 예측 텍스트 입력과 같은 핵심 기능들이 AI PC 채택의 요인이 되고, 이는 특히 비즈니스 영역에서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인텔은 2023년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로 업계 최초 AI PC용 중앙처리장치(CPU)를 출시하며 'AI PC' 시장을 개척한 바 있다. 그 이후로 소프트웨어(SW) 생태계 구축과 함께 노트북에 이어 데스크톱으로도 AI PC 시장을 확장했다. 올해 말에는 최첨단 18A(1.8나노급) 공정 기술이 적용된 새로운 프로세서인 팬서레이크를 공급할 예정이다. 인텔은 올해 말까지 1억대의 AI PC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AI PC는 AI 애플리케이션(앱)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로컬에서 구동하기 위해 특별히 설계된 전용 하드웨어(CPU, GPU, NPU)를 탑재한 PC를 말한다. 즉, AI 기능을 활용하기 위해 클라우드에 연결할 필요 없이 생성형 AI와 실시간 머신 러닝을 사용자 기기에서 직접 구동한다.
AI PC로의 전환은 컴퓨팅 시장의 또 하나의 혁신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이는 PC 카테고리의 하나가 아니라, 메인프레임에서 PC로, 데스크톱에서 모바일로의 진화를 잇는 차세대 플랫폼 전환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한다. 기업이나 사용자들은 다양한 작업에서 AI가 제공하는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고 있으며, 또한 AI 활용이 가져올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인텔이 최근 세계 23개 시장에서 조사한 AI PC 리서치(Unlocking Your AI Future:Intel AI PC) 결과를 보면 기업들은 AI PC가 직원의 생산성 향상이라는 범위를 넘어 혁신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기업 내 의사결정권자들의 절반에 가까운 46%가 PC 교체시 1순위로 내장형 AI 기능을 고려한다고 밝혔고, 응답자의 90%는 AI PC가 직원 생산성 향상에 기여한다고 믿고 있었다. 이는 곧 AI PC 도입 의향으로 이어져, 87%의 기업은 다음 교체 주기에 AI PC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고, 46%는 이미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클라우드에 의존할 필요 없이 디바이스 내에서 AI가 구동되는 AI PC가 주는 이점은 명확하다. 많은 사람들이 이메일 작성이나 PC 파일 검색과 같은 '디지털 잡일'에 매주 약 15시간을 허비한다고 한다(출처: 인텔, The Impact of AI PCs on Productivity). 오피스 SW에 탑재된 AI 기능을 활용하면 클릭 한 번으로 PPT 슬라이드를 자동 생성하거나 문서를 요약·분석하는 것처럼, 소모적인 일상 업무를 안전한 환경에서 AI가 도와준다면 더 중요한 측면에 집중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AI PC는 화상회의, 영상 스트리밍, 게임 채팅 등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 환경도 향상시킨다. 예를 들어 영상회의에서 배경을 블러 처리하거나, 카메라에서 눈을 떼도 AI가 시선을 맞춰주는 기능 등이 PC의 AI 엔진으로 실시간 구현된다. 기존 PC라면 CPU·GPU 부하가 크지만, 신경망처리장치(NPU)가 내장된 AI PC로는 성능 저하 없이 작업 처리가 가능하다. 크리에이티브 전문가들은 실시간 배경 변경, 애니메이션 삽입, 음성 변조는 물론 노트북 하나로 특정 영상 오브젝트를 자동 프레이밍하는 등의 전문적인 스튜디오 기능도 구현할 수 있다.
보안 측면에서도 AI PC는 데이터와 개인 정보를 보호하는 최신 보안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고급 AI 탐지 모델을 활용해 비디오 내 AI 생성 오디오를 식별, 콘텐츠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거나 딥페이크 등을 가려내는 데 유용하다. 또 로컬에서 AI 모델 추론을 수행하게 되면 민감한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전송할 필요성을 없애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강화하며, 성능 향상과 배터리 수명도 연장하는 효과가 있다.
이처럼 AI PC는 단순히 강력한 디바이스가 아니라 우리의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다재다능한 도구이며, 더 많은 앱이 개발됨에 따라 AI PC의 활용사례는 계속 확대될 것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곧 다가오는 윈도10 지원 종료와 맞물려 대규모 PC 교체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AI PC 도입 및 차세대 컴퓨팅 환경 확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한국은 새로운 기술을 가장 빠르게 받아들이는 나라 중 하나다.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디지털 인프라와 혁신에 대한 개방성 덕분에, 한국은 AI PC가 일상과 일터, 학교와 기업은 물론, 정부기관과 학계, 나아가 자주국방과 군의 선진화까지 폭넓게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선도 시장이 될 것이다. 글로벌 트렌드가 한국에서 먼저 시작되는 경우가 많듯이, AI PC 시대 역시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확신한다.
AI PC에 대한 정의와 인식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어떤 이는 이를 단순히 AI 기능이 탑재된 새로운 형태의 PC로 이해하는 반면, 또 다른 이는 업무와 일상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 즉 혁신의 상징으로 바라본다. 기업의 의사결정권자에게는 생산성 향상과 함께 비용 절감·보안 강화의 기회로, 일반 사용자에게는 업무 효율과 생활 편의성을 높여주는 도구로 받아들여진다. 더 나아가 국방과 육군과 같은 군 조직에서는 지휘·통제 체계의 지능화, 전술적 의사결정 지원, 보안 강화 등 전력 선진화를 위한 핵심 기반으로 인식될 수 있다. 결국 AI PC의 진정한 가치는 이러한 다양한 기대와 인식이 맞물려, 기술과 사람이 함께 성장하는 미래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더욱 분명해질 것이다.
AI PC 시대, 기술과 사람이 함께 성장하는데 필요한 투자는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앞으로 AI PC가 열어갈 새로운 컴퓨팅 환경에서 모두가 성공적인 혁신을 이끌어내기를 기대한다.
배태원 인텔코리아 사장 angela.park@intel.com
〈필자〉 배태원 인텔코리아 사장은 1999년 인텔에 입사해 25년 이상 영업, 마케팅, 비즈니스 전략 기획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요 직무를 수행했다. 특히 삼성 담당(어카운트) 팀을 이끌며 인텔 영업 및 마케팅 부서에서 삼성과의 광범위한 비즈니스 관리를 담당해온 바 있다. 2024년 9월 인텔코리아 사장을 맡아 인텔의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