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차별 해소가 디지털자산 육성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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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태 인피닛블록 대표 디지털자산과 스테이블코인, 자산토큰화는 결제와 수탁, 자산의 발행과 유통을 바꾸는 새로운 금융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 주요 선진국도 이를 규제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미래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전략 분야로 육성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가 다시 벤처기업 확인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 대표적이다. 늦었지만 의미 있는 변화다. 그러나 일부 제도를 개선했다고 해서 오랜 차별이 모두 해소된 것은 아니다. 창업지원과 연구개발, 정책금융, 해외진출 사업에서는 여전히 디지털자산 기업을 업종만으로 배제하거나 참여를 제한하는 관행이 남아 있다. 벤처기업 확인과 같은 핀셋 개선은 이뤄지고 있지만, 산업 전반에는 여전히 포괄적인 그림자 규제가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 주요국의 접근 방식은 다르다. 유럽연합(EU)은 블록체인 규제 샌드박스를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도 개방하고 규제기관과 함께 사업모델을 검증하도록 지원한다. 영국은 기존 금융회사뿐 아니라 신규 기술기업도 디지털증권 실증에 참여해 실제 발행과 거래, 결제를 시험할 수 있도록 한다. 싱가포르는 핀테크 스타트업에 규제 협의와 사업화 지원을 함께 제공하고, 홍콩도 토큰화와 스테이블코인, 보안 분야의 스타트업을 산업 실증과 지원사업에 참여시키고 있다. 이들 국가가 디지털자산의 위험을 가볍게 보는 것은 아니다. 자금세탁방지와 이용자 보호, 정보보호, 내부통제에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다만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업종 전체를 일률적으로 배제하지 않는다. 기업별 기술력과 사업성, 위험관리 역량을 심사하고 기준을 충족한 기업에는 시장에 진입하고 성장할 기회를 부여한다. 위험은 관리하되 혁신의 가능성은 열어두는 방식이다. 국내 가상자산사업자가 해외 기업에 투자하거나 현지 자회사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겪는 제약과 불확실성도 같은 관점에서 살펴봐야 한다. 국내에서는 법인 투자와 스테이블코인, 현물 ETF, 자산토큰화의 제도화가 지연되고 있다. 국내 사업 기회가 충분히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 투자와 진출마저 제한된다면 스타트업은 국내외 양쪽에서 성장 경로가 막히게 된다. 디지털자산 산업의 위험성을 이유로 해외 투자와 진출을 일률적으로 제한해 온 오래된 규제는 이제 재검토할 때가 되었다. 시장과 제도는 빠르게 변화했지만 규제의 전제는 과거의 위험 인식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자금세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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