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불안' 고교학점제·내신 5등급제⋯과중한 학습부담에 '자퇴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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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수 기자 입력 2025.10.28 08:29

[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고교학점제와 내신 5등급제 등 변화하는 교육시스템과 가중되는 불안이 학생들을 자퇴로 내몰고 있다.

27일 방송된 EBS '다큐프라임 – 공부불안 : 왜 공부할수록 불안한가?' 3부 '한 번의 실패도 허용하지 않는 학교' 편에서 올해부터 전면 시행된 고교학점제와 내신 5등급제라는 격변하는 교육 시스템 속에서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고 느끼며 극한의 불안을 토로하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의 현실을 집중 조명했다. 아이들의 꿈과 선택의 폭을 넓혀주려던 새로운 제도가 현실에서는 오히려 불안을 증폭시키고, 과중한 학습 부담과 합쳐져 '자퇴 러시'로 내몰고 있는 우리 교육의 안타까운 민낯을 짚어내었다.

공부불안 [사진=EBS ]공부불안 [사진=EBS ]

많은 시청자들은 특히 '내신과 수행평가의 압박 속에 자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아이들을 내몰고 있는 현실'에 대해 놀라움과 충격, 안타까움을 표했다. "우리 집도 자퇴를 고민해본 적 있다"는 반응 또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공부불안' 3부작 시리즈는 단순한 학습법을 넘어, 우리 사회 전반에 퍼진 '불안'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조명했다. 프로그램은 '격차가 제도화된 현실에서 교육 당사자들이 마주하는 불안'의 실체를 파헤치며, 왜 대한민국 교육이 사교육과 선행의 굴레로 더욱 깊이 들어오게 되었는지 그 원인을 진단한다. 1부에서 다룬 선행과 숙제의 압박에 빠진 학군지 중학생이 느끼는 패배감, 2부에서 다룬 지방 일반고 전교 1등들이 지역적 한계와 학교 간 격차 앞에서 겪는 좌절과 무기력함 모두 근본적으로는 '불안'이 낳은 결과임을 보여준다. 3부에서 다룬 현재 고1들 또한 또한 대폭 바뀐 제도와 그에 비해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은 입시안에 의해 정보싸움과 눈치싸움을 벌여야 하는 현실이 아이들을 불안으로 내몰고 있었다.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는 '어떤 선택을 하든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불안한' 현재의 교육 현실에 대한 문제 제기이다. 학군지에 가도 불안하고 비학군지에 있어도 불안한, 학교에서조차 선행학습을 당연한 것처럼 요구하는 현실. 학군지는 내신 따기가 어렵고 비학군지는 수능 최저를 맞추지 못해서 어딜 가도 모두가 불행한 이 랠리의 책임은 누구일까? 누가 변화의 시작에 서야 하는 것일까.

배우 봉태규는 학부모의 정보력과 불안이 아이들을 휩쓸고 있으며, 현재 교육 시스템이 아이들에게 숨 쉴 틈도 주지 않는 회복력 없는 구조임을 지적하고, 부모로서 교육 정책을 세우는 이들을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껴야 한다고 호소했다. 수학 강사 정승제는 과도한 선행 학습은 아이들에게 마이너스 행동을 유발하며 수학을 싫어하게 만들고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본질적인 학습 방법을 찾는다면 환경적 불리함을 극복할 수 있음을 제시했다. 국어 강사 윤혜정은 학교의 책임을 강조하며, 어른, 학교, 사회 모두가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화답을 요청했다.

불안이 아이들에게 공기처럼 전염되고, 작은 점수 하락에도 효능감을 잃고 불안함을 느끼게 하는 현실 속에서 우리가 물어야 하는 것은 공부의 본질이다. 우리 사회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향해 달리고 어떤 공부를 하라고 말하고 있을까? 학교에서 배우고 익히며 앎의 기쁨을 느끼는 것은 어려운 일인 것일까? 우리는 언제까지 끝없는 불안에 시달려야 하는 것일까? 학교간, 지역 간 더없이 벌어지고 있는 격차를 우리는 이대로 정말 보고만 있을 것인가.

아이들의 좌절과 불안을 심도있게 들여다 보며, ‘누구를 위한 공부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지는 '공부불안'. 이번 시리즈를 통해 불안의 굴레 속에 놓인 우리 교육의 현실을 마주하고, 아이들이 다시 '공부의 이유'를 되찾을 수 있는 길을 함께 모색한다.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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