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인공지능(AI) 정예 팀 중 업스테이지 컨소시엄은 유일한 스타트업 팀이다. 주관사인 업스테이지부터 래블업(그래픽처리장치(GPU) 효율화), 노타(AI 경량화), 플리토(데이터 전처리) 등 ‘AI 네이티브’ 기업 중심으로 팀을 꾸렸다. 권순일 업스테이지 부사장(사진)은 21일 “AI에 목숨을 건 스타트업을 모았다”며 “AI 하나만 보고 절실하게 집중하는 곳들”이라고 말했다.
업스테이지가 모델 개발을 총괄하고 래블업은 GPU 가상화 기술로 효율을 높이는 역할을 맡았다. 노타는 모델 학습 경량화를, 플리토는 데이터 전처리와 평가를 수행한다. 권 부사장은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연합)로 꾸린 것이 생태계 기여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며 “모델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모델이 지속되려면 국내 AI 생태계부터 잘 구축돼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산업별 전문 지식을 공유하고 배포할 수 있는 스타트업들도 모았다. 뷰노(의료), 마키나락스(제조 국방), 로앤컴퍼니(법률), 오케스트로(공공) 등이다. 각 영역에 최적화된 데이터 수집부터 검증, 평가까지 전 과정을 함께 진행한다. 권 부사장은 “산업계에서 벤치마크 점수는 좋은데 실제 현장에 적용해보면 그 정도 성능은 나오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오는 사례가 많다”며 “현장에서 쓰여야 유의미한 피드백이 들어오고, 그래야 글로벌 경쟁력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각 도메인에 맞는 평가 데이터 세트를 만들어 공개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업스테이지는 챗GPT 모멘트 이전부터 자연어처리(NLP), 자연어이해(NLU) 분야 기술과 인력을 보유하고 AI 모델을 개발해왔다. 자본 투입에 대해서도 권 부사장은 “AI 모델 개발이 자본 투입과 비례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건 거짓말이다. 하지만 새로운 개발 방법론이 등장하고 기술이 성숙하면서 ‘정비례’ 관계는 아니다”고 했다.
업스테이지는 국가대표 AI 프로젝트를 위한 새 모델 ‘솔라 월드베스트LLM’(WBL)을 개발할 계획이다. 기존 솔라 시리즈의 성공 방정식을 계승하되 범용성을 극대화해 처음부터 새롭게 구축한다. 프로젝트 1차인 연말까지 1000억(100B) 파라미터 규모 모델을 개발하고 이후 2~3차 단계에서 2000억~3000억 파라미터까지 확장한다. 권 부사장은 “최신 글로벌 모델 대비 95% 성능을 6개월 안에 달성하고, 이후 97%, 99%, 10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어 성능은 105% 이상을 목표로 설정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