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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박귀임 기자] "아날로그의 견고함과 디지털 혁신을 인공지능(AI) 기술로 연결합니다."
AI 기술과 관련된 솔루션이 쏟아지면서 기업들도 디지털 전환(DX)에서 AI 전환(AX)으로 방향을 트는 추세다. 공공기관과 금융권의 경우 수십 년간 쌓인 방대한 비정형 문서를 디지털 자산화해 AI 기술을 적용 및 활용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오른다. 이 가운데 생성형 AI 기술 기반의 지능형 영상·문서·데이터 처리 솔루션을 선보이는 스타트업이 주목받는다. 바로 주식회사 지미션(GMISSION)이다. 한준섭 지미션 대표를 만나 기업 성장 전략과 해외 진출에 대해 들어봤다.
한준섭 지미션 대표 / 출처=지미션
고객 문제 해결에 AI 기술 적용하며 솔루션 고도화
지미션은 원래 일반 서비스 제공 기업이었다가 AI 솔루션 전문 기업으로 변신했다. '아날로그의 견고한 안정성과 디지털 혁신을 AI로 연결한다'는 현장 경험을 토대로 보안과 편의성을 강조한 생성형 AI 기반의 산업별 최적화 솔루션을 개발한다.
한준섭 대표는 "AI가 세상에 창발적 혁신을 가져왔다. AI에 대해 알게 되면서 관심이 커졌다. 경영학을 전공했음에도 불구하고 AI를 공부하기 위해 연세대학교 공학대학원도 졸업했다.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가 농업, 산업사회를 거쳐 정보사회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예언한 '제3의 물결'만큼이나 공부를 할수록 AI로 인한 변화의 속도는 우리 생각보다 빠를 것 같았다"고 말했다.
지미션에서 근무했던 한준섭 대표는 2017년, AI 혁신이 기업의 긍정 변화를 이끌 것으로 직감하고 지식을 쌓았다. 이어 2019년 지미션의 지분을 인수, 2020년 1월 지미션 대표로 취임하며 AI 전문 기업으로 사업 전환했다.
지미션은 사업 초기부터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결과, CCTV 기반의 영상 분석을 통해 얼굴 인식 및 차량 탐지 기술을 개발하는 등 국가기관과 협업하는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이후 지속적인 연구 개발 및 정부 과제 수행을 통해 지미션만의 기술력을 확보했다. 특허 9건, 상표권 4건, 저작권 3건 등이 대표적인데 영상 정보를 활용한 맞춤형 콘텐츠 서비스 제공 시스템 및 방법으로 PCT(국제 출원)도 마쳤다.
한준섭 대표는 "스타트업 특성상 전문 인력 채용과 연구 개발이 쉽지 않았다. 지미션의 고객사는 금융 및 공공기관부터 대기업까지 다양했고, 그들이 요구하는 최고 수준에 전력으로 대응해왔다. 결과적으로 약 300곳의 고객사 요구 사항을 해결해주면서 지미션의 기술 역시 빠르게 고도화됐다"고 밝혔다.
비정형 문서 처리 기술로 핵심 경쟁력 갖춰
지미션은 AI 기반 데이터 처리 기술을 중심으로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지자체), 금융기관, 대기업을 주요 시장으로 공략한다. 대표 솔루션은 ▲AI 기반 웹팩스 솔루션 AI 팩스 ▲지능형 데이터 처리 솔루션 리트리버(RETRIEVER) ▲지능형 문서처리 솔루션 닥스훈드(DXHUND) ▲지능형 보도자료 생성 플랫폼 보도콜리(가칭) ▲정부 R&D를 적극적으로 사업화한 영상 분석 솔루션 덱스마(DEXMA) 등이다.
AI 팩스는 지미션의 대표 솔루션이다 / 출처=지미션
한준섭 대표는 "기업의 업무를 생각해보면 결국 '데이터'로 시작해 데이터로 귀결된다. 데이터를 통해 분석하고 인사이트도 얻기 때문이다. 데이터는 비정형 문서로 쌓인다. 기업에서는 지금도 수많은 데이터가 문서 형태로 부서와 부서, 기업과 기업 사이를 움직인다. 이러한 문서 데이터를 활용한 전체 업무 처리 과정에 지미션의 AI 팩스가 활용된다"면서 "생성형 AI 시대에 문서를 이해하고 요약하며 생성하는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최적의 서비스가 팩스라고 판단했다. 그렇게 출시한 AI 팩스가 지미션의 주력 상품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미션의 AI 팩스 솔루션의 경우 AI OCR(Optical Character Recognition, 광학 문자 인식) 기능을 적용, 단순히 팩스를 보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문서 속 텍스트와 이미지를 자동으로 분석하고 처리하며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팩스는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기 때문에 해외 진출 시에도 경쟁력이 높을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공공기관의 저널리즘 확보와 부서의 보도자료 생성에 도움을 주기 위한 보도콜리 솔루션을 개발했는데 현재 서울 강남구청에서 실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 오픈AI의 챗GPT 출시 이후 생성형 AI 열풍이 거세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AI 도입에 나섰지만, 정작 기업 내부의 비정형 문서를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하는 단계에서 막히는 경우가 많다. 지미션은 바로 이 지점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한준섭 대표 역시 지미션의 핵심 경쟁력이 '비정형 문서 처리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지미션은 AI 팩스 기술을 확장해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했다. 자체 개발한 딥러닝 기반 AI OCR 솔루션과 자연어 처리 알고리즘을 통해 비정형 문서에서 텍스트를 추출하고, 이를 AI 모델 학습용 데이터셋으로 구축하는 기술을 확보했다. 그 결과 공공·금융 분야에서 비정형 문서 처리의 성공 사례를 쌓으며 급성장하고 있다.
지미션은 AI 팩스 기술을 확장해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한 결과 공공·금융 분야에서 비정형 문서 처리의 성공 사례를 쌓으며 급성장하고 있다 / 출처=지미션
한준섭 대표는 "기업 업무의 대부분이 문서를 매개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비정형 문서를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하는 것이 AI 도입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고 짚었다. 이어 "기업의 레거시 환경에 AI를 맞춤형 솔루션으로 결합하기 위해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했다. 여기에 고객사 내부 데이터를 바탕으로 파인 튜닝(Fine-tuning)한 sLM 모델도 구축하는 등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했더니 급성장했다"며 "정보와 통신, 그리고 AI에 최근 주목받는 ESG까지 결합한 사각형 비즈니스 모델로 안전성까지 갖추며 해외 진출 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반려견의 품종을 연상케하는 솔루션 명칭도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누구나 알기 쉽게 만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미션은 각 산업별로 특화된 버티컬 AI(Vertical AI)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 공공, 금융, 법률, 의학 등의 전문 분야의 비정형 문서를 자체 개발한 AI 문서 추출 기술을 기반으로 sLM 모델을 손쉽게 구축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계약서, 운용지시서, 발주서 등의 핵심 사항과 인감도장을 대조하는 계약서 분석 솔루션을 출시해 새로운 시장도 개척할 계획이다.
경영에 가장 중요한 사람…직원 복지 강화
직원 수 10명으로 출발한 지미션은 현재 약 50명과 함께 한다. 2024년 매출액 65억 5000만 원에서 올해 100억 원을 목표로 할 정도로 5년 만에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여준다.
한준섭 대표는 "기업의 성장은 결국 사람"이라면서 직원은 물론 고객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기업가는 투자자, 고객, 직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연결돼 있다. 신뢰가 없다면 기업의 지속가능성도 위협받게 된다"면서 "지미션은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당장은 손해가 날 수 있지만 고객과의 신뢰를 쌓는 길을 걷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미션은 AI 기반 데이터 처리 기술을 중심으로 공공기관, 지자체, 금융기관, 대기업을 주요 시장으로 공략한다 / 출처=지미션
특히 지미션은 직원을 위한 복지에 신경 쓴다. 한준섭 대표는 "직원이 행복하게 성장해야 그것이 외부로도 발현되는 법이다. 연말에 '지미션 어워드'를 개최해 확실하게 포상해준다. 직원들도 업무에 열의가 넘쳐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미션은 직원 역량 강화에도 적극적이다. 업무에 필요한 AI 도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가하면 사내 특허 및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직원 성장을 독려한다. 사내근로복지법인도 운영 중이다. 한준섭 대표는 "그동안 어려운 협업 과제가 많았지만 함께 힘을 쏟는 직원들이 있었기 때문에 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직원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혜택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 직원 개개인이 강해져야 조직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BPO 정책에 따라 해외 진출 본격화
지미션은 해외 사업 확장을 위해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반 솔루션 개발과 현지 시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캐나다, 미국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일본 등의 소프트웨어 채널 사업자와 MOU를 체결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일본 IT 전시회 ‘2025 재팬 아이티 위크 어텀(2025 Japan IT Week Autumn)’에 참여, 본격적인 현지 진출에 나선다.
한준섭 대표는 "해외 시장 개척은 진출 방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미션은 비즈니스 파트너 오너십(BPO) 정책으로 해외 진출할 계획이다. 지미션의 AI 솔루션을 각 나라에 맞춰 전략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현지 비즈니스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현재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기회는 그 어느 때보다 열려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지미션은 의료와 법률 분야에도 관심이 높다. 한준섭 대표는 "공공기관과 금융권 못지 않게 AX 전환이 시급하게 필요한 분야가 법률과 의료"라면서 "미국 전체 의료기관의 70%가 환자 정보 전송에 팩스를 이용한다. 의료 정보 송수신에서 팩스가 안전한 선택지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법률 분야에서도 팩스로 주고 받은 문서는 원본과 동일한 효력의 서면 기록으로 인정받는다. 하지만 AX 혁신 측면에서는 아직까지도 금융이나 공공기관의 규모만큼 성장하지 못한 상황이다. 지미션의 생성형 AI 기술과 고객 맞춤형 영업을 통해 시장을 확대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미션은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글로벌 기업으로, 5G 속도로 나아가자(From Good to Great Global, Go Gmission)'는 슬로건 아래 운영하며 비즈니스 파트너 오너십(BPO) 정책으로 해외 진출할 계획이다 / 출처=지미션
지미션은 최근 정부가 추진한 국가 전략 사업 ‘혁신 프리미어 1000’ 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한준섭 대표는 "지미션은 AI 팩스 솔루션으로 AX 혁신을 통해 기존의 단순 송수신 수단이 아닌 지능형 문서 처리의 융합 플랫폼으로 재정의 했다"면서 "전통의 레거시 산업을 AI 전환 기술과 생성형 AI 기술을 접목해 혁신한 부분이 국가 전략 사업의 핵심을 관통한 것 같다. 앞으로 공공 및 금융기관의 비정형 문서의 AX 혁신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한준섭 대표는 "지미션의 목표는 최고의 프론티어 AI 기술을 보유한 완전 통합형 데이터 AI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라며 "2030년까지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미션은 서울과기대에서 마련한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에 대해 한준섭 대표는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 덕분에 오라클과 협업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자사 솔루션을 SaaS 서비스에 도입해볼 수 있는 기회도 얻었다”면서 “이외에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으로 해외 전문가와 멘토링 진행 및 네트워킹을 진행한 부분 역시 도움이 됐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IT동아 박귀임 기자(luckyim@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