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최경주(55·사진)가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SK텔레콤 오픈(총상금 13억원)에서 대회 최다 커트 통과 기록을 새로 썼다.
최경주는 18일 제주 서귀포 핀크스GC(파71)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2개로 3언더파 68타를 쳤다. 중간합계 2언더파 140타를 기록한 그는 공동 41위로 3라운드에 진출하며 22번째 커트 통과에 성공했다. 이 대회 역대 최다 커트 통과 기록으로, 기존 기록은 지난해 자신의 21번이다.
커트 통과까지의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올해 이 대회는 첫 이틀 모두 악천후로 경기가 열리지 못하면서 3라운드 54홀 경기로 축소됐다. 지난해 우승자로 1라운드 오후조에 편성된 최경주는 17일 하루에만 1라운드 18홀과 2라운드 16개 홀, 총 34개 홀을 소화하는 강행군을 한 뒤, 이튿날 오전 6시30분부터 이어진 잔여 라운드 2개 홀을 경기했다. 20대 선수에게도 부담이 큰 일정에도 베테랑다운 경기력으로 남자 골프의 새 역사를 썼다.
1라운드 5번홀(파3)에서 최경주는 티샷이 두 번이나 물에 빠지며 한 홀에서만 4타를 잃어 최악의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후반에 3타를 줄이며 1오버파로 경기를 마쳤고, 이어진 2라운드에서 3타를 더 줄여 본선에 이름을 올렸다.
2라운드를 마친 뒤 최경주는 “1라운드 5번 홀에서 쿼드러플 보기를 범해 부담을 느꼈지만, 남은 홀을 차분하게 플레이하려고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이 대회에서 달성한 22회 커트 통과 기록과 관련해선 “매 대회 커트 통과를 첫 번째 목표로 잡고 오만하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55세의 최경주는 아들뻘 선수들과 경쟁해 지난해에는 우승, 올해는 커트 통과를 이뤄냈다. 그는 “미국프로골프(PGA) 시니어 투어인 챔피언스 투어에서 카트를 타지 않고 걸어서 라운드했는데, 이런 부분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는 악천후로 지연이 거듭돼 대회 최종일인 이날 오전까지 2라운드를 진행했다. 커트 통과에 성공한 선수들은 오후 2시부터 18개 홀에서 동시에 출발하는 샷건 방식으로 최종 3라운드를 치렀다.
서귀포=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