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클럽월드컵 2차전 장소…1년간 신경 썼지만 '잔디 문제' 못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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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이의진]
(이스트 러더퍼드[미국 뉴저지주]=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22일 오전 7시(한국시간) 울산 HD의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2차전 장소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은 축구사에 남을 무대다.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퍼드에 2010년 건설된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은 1년 뒤 막을 여는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 경기장으로 쓰인다.
처음으로 48개국 체제로 열리는 사상 최대 규모 월드컵의 막이 여기서 내린다.
관중 수용 규모는 8만2천여석이다. 그라운드까지 쓰는 문화 행사 때는 더 많은 인원도 수용할 수 있다. 2012년 열린 유대인 전통 행사에는 9만3천여명이 입장하기도 했다.
수용 규모로만 보면 우리나라 최대 축구 경기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6만6천여석)보다 1만5천석 이상 많다.
실제로 건물 각층 바닥 면적을 모두 합친 연면적도 서울월드컵경기장(16만6천700㎡·약 5만평)보다 20%가량 더 넓은 6만평(19만5천㎡)이나 된다.
21일 방문한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은 8만개가 넘는 모든 좌석이 회색 계열로 통일돼 있어 장엄한 느낌을 줬다.
이번 클럽 월드컵에서는 야외 대신 실내 기자석만 운영하는데 300명가량 기자가 한 번에 몰려도 사이좋게 좌석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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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이의진]
1년 뒤 미국, 캐나다, 멕시코를 배경으로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에서는 열띤 취재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FIFA가 야외 기자석까지 개방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뉴욕 맨해튼으로부터 16㎞가량 떨어진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은 본래 습지였던 지역을 개간한 뒤 형성된 거대한 스포츠 종합 시설의 한복판에 건설됐다.
해당 부지 내 우뚝 솟아 있는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을 방문한 울산의 미드필더 고승범은 "이 정도로 웅장한 경기장은 처음 보는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고승범은 "선수로서 경기장이 주는 설렘을 느끼는데, 이런 감정이 되게 크다"며 "이 경기장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런 곳에서 뛸 수 있다는 기대감이 확 오더라. 그런 부분이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의 모든 시설이 거대한 규모만큼 압도적 수준인 건 아니다.
현재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게 잔디다.
지난 15일 파우메이라스(브라질)와 포르투(포르투갈)는 이 경기장에서 조별리그 A조 1차전을 치러 0-0으로 비겼다.
2007년생 윙어 이스테방 윌리앙은 경기 후 "그라운드에 조금 더 물을 뿌렸어야 했다. 공이 구르는 속도가 느려 경기 속도를 유지하는 데 방해가 됐다"고 지적했다.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 적합한 잔디를 생육하기 위해 1년간 애썼던 FIFA로서는 이 같은 반응이 섭섭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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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이의진]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FIFA는 이번 대회와 1년 뒤 월드컵을 위해 메트라이프 스타디움 그라운드의 인조 잔디를 걷어내고, 기후에 맞는 난지성 잔디를 이식하는 작업을 거쳤다.
미국프로풋볼(NFL)의 뉴욕 자이언츠와 뉴욕 제츠가 함께 쓰는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은 본래 인조 잔디로 운영되는 구장이다.
실제로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은 선수들이 뛰는 그라운드를 경계로 정확히 인조 잔디와 천연잔디의 영역이 눈으로도 구분됐다.
그런데 '월드컵 결승전 무대'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그라운드에는 잔디가 파이거나 훼손돼 황토색 흙바닥이 보이는 곳이 적지 않았다.
야심 차게 32개 팀 체제로 확대해 클럽 월드컵을 개최한 FIFA지만 35도까지 올라갔다가 20도 아래로 뚝 떨어지는 등 변동 폭이 큰 기온과 갑작스럽게 폭우가 몰려오는 등 변화무쌍한 날씨의 영향 아래 잔디를 완벽하게 관리하는 데는 실패한 모양새다.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은 월드컵 결승에 어울리는 거대한 규모지만 관중몰이에 어려움을 겪는 이번 대회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도 따른다.
수만 명이 오더라도 경기장을 절반도 채우지 못해 빈 자리가 부각되는 역효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파우메이라스와 포르투의 경기에는 4만6천여명이 찾아 흥행에 성공했지만, 관중들이 각 팀 원정석에만 집중되면서 경기장이 찬 느낌은 주지 못했다.
파우메이라스의 2차전인 알아흘리(이집트)전도 관중 수가 3만5천여명으로 집계됐으나 경기장 상부 좌석은 대부분이 비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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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금지]
pual07@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6월21일 13시59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