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코딩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바이브 코딩’ 트렌드가 떠오르고 있다. 직접 코드를 입력하는 대신 원하는 결과물의 느낌(바이브)만 제시해 프로그래밍하는 방식이다. 앞으로 개발자 역량의 기준이 코드 작성이 아니라 창의력과 기획 능력으로 옮겨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6일 테크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바이브 코딩 전문 교육과정이 연달아 신설되고 있다. 코딩 스타트업 코딩밸리는 바이브 코딩 트렌드에 발맞춰 전문 개발자 코스를 새롭게 선보였다. 개발자 포털 데브멘토는 바이브 코딩 실전 세미나를 연다.
바이브 코딩은 AI 코딩 에이전트와 대화를 주고받으며 느낌에 따라 코딩하는 방식이다. 최근 오픈AI 공동 창립자 안드레이 카르파티가 X(옛 트위터)에서 언급해 널리 알려졌다. 코딩 언어가 아니라 자연어를 통해 개발자의 직관과 감각을 AI와 연결한다. 게리 탄 와이콤비네이터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바이브 코딩으로 과거 개발자 100명이 필요하던 일이 10명만으로 가능해졌다”며 “10명 이하 직원으로 연 100만~1000만달러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브 코딩을 지원하는 AI 툴도 각광받고 있다. 커서, 윈드서프, 리버블, 볼트 등이 대표적이다. 윈드서프 개발 기업 코디움이 지난 2일 발표한 코딩 어시스턴트 ‘웨이브 6’는 코드 작성은 물론 배포까지 AI가 한다. 커서를 개발한 애니스피어는 3개월 전까지만 해도 기업가치가 25억달러(약 3조6000억원)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네 배 뛴 100억달러(약 14조6000억원) 몸값으로 투자 유치를 논의하고 있다. 한 국내 스타트업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요즘 개발자는 코딩 전문 툴을 이용하는 게 기본”이라며 “코드 작성 능력을 넘어 창의력과 기획력이 훨씬 중요해졌다”고 했다.
개발자들이 바이브 코딩에 과도하게 의존하다 보면 버그 관리 등 유지보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개발자가 코드 작동 방식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면 생기는 문제다. AI가 빠르게 생성해낸 코드가 처음에는 잘 돌아가도, 몇 차례 업데이트를 거치면 코드가 복잡해지고 결국엔 개선이 힘들어진다는 얘기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