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후 수년간 적자를 내온 국내 주요 플랫폼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이 잇달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25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했다. 당근 관계자는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흑자를 달성한 건 올해가 처음”이라며 “안정적인 재무구조로 외형 성장과 내실 강화를 동시에 이뤄냈다”고 자평했다. 48% 늘어난 광고 매출이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도 지난해 영업이익 1028억원으로 2023년 영업손실 86억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회사 측은 디자이너 입점 브랜드가 성공을 거둔 것을 흑자 전환의 배경으로 꼽았다. 오프라인 매장을 내기 시작한 무신사스탠다드도 성과를 뒷받침했다. 지난해 14개 신규 매장을 낸 무신사스탠다드엔 연 1200만 명이 방문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플랫폼 유니콘의 관심사는 외형 성장이었다. 이용자와 매출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대대적인 마케팅 비용을 집행했다. 업계에 ‘계획된 적자’라는 말이 통용된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몸집을 키우는 것보다 수익 구조를 마련하는 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플랫폼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투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생긴 변화다.
비바리퍼블리카(토스)도 2013년 설립 이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토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90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버킷플레이스(오늘의집)도 창사 10년 만에 처음으로 5억7000만원의 흑자를 거뒀다. 마이리얼트립 역시 영업이익 1억3000만원으로 첫 흑자를 냈다.
모든 유니콘 기업이 수익성을 끌어올려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프롭테크 기업 직방은 지난해 280억원의 적자를 냈다.
플랫폼 유니콘 기업의 매출 대부분은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다. 플랫폼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1위 자리를 굳힌 플랫폼도 시장 확장은 필수”라며 “국내 시장에만 만족하는 기업은 결국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